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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와 전자랜드의 진검승부, 2%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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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4강 PO] 송교창 부상, 양팀간 엇갈린 온도차

[김종수 기자]

전주 KCC 이지스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가 뜨겁다. 전주에서 있었던 1, 2차전을 홈팀 KCC가 어렵지 않게 잡아내며 시리즈를 쉽게 가져가나 싶었지만 인천삼산실내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진 3차전에서 전자랜드가 112대 67로 대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KCC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6강 후보 정도로 꼽혔다. 4번 자리에 치명적 약점이 있는 상황서 자유계약선수(FA) 장재석(30·204㎝)을 원했지만 영입에 실패했다. 준비해놓은 자금으로 김지완(31·187㎝), 유병훈(31·188㎝) 등을 데려왔고 시즌 중 삼각트레이드로 김상규(32·201㎝)를 합류시켰지만 "어중간한 자원만 끌어모으고 있다"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소수 인원이 뛰는 농구에서는 선수층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한명의 선수 가치가 더 높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은 예전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선수를 만들어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KCC에서도 이같은 행보는 이어졌다. 지난 시즌부터 공수겸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정창영(33·193㎝)과 수비형 파이터 이진욱(25·180㎝)이 대표적이다. 김지완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으며 김상규 역시 식스맨으로서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결과 KCC는 선수층이 두텁다는 극찬을 받으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지금이야 KCC가 멤버가 좋다는 말을 듣고 있으나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러한 평가는 거의 없었다. 반면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전자랜드는 최근 몇 시즌간 꾸준히 선수층을 넓혀나가며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파워포워드 강상재(27·200㎝)가 상무로 빠져나가 있기는 하지만 쌍포 김낙현(26·184㎝), 전현우(25·194㎝)가 리그 최고의 슈팅듀오로 위용을 뽐내는 가운데 정효근(28·202㎝), 이대헌(29·196㎝)의 장신포워드 라인도 탄탄하다. 차바위(32·192㎝) 또한 여전히 전자랜드의 활동량을 책임지고 있다.

질과 양적인 부분은 물론 밸런스까지 훌륭하다. KCC가 가드진에 전력이 몰려있다면 전자랜드는 약한 구석이 없다.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조나단 모트리(26·204.8㎝), 데본 스캇(27·201.7㎝)이라는 수준급 선수들로 짜여져 있다. 모트리는 지난 4강 3차전에서 48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펄펄 날며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이렇듯 양팀은 비슷한 듯 다른 팀컬러로 자신들만의 강점을 잘 구축해놓은지라 4강 대진이 확정된 순간 팽팽한 혈투가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된 진검승부는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 됐다. KCC 간판스타이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25·201cm)이 엄지발가락 통증 탓에 4강전에서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다.
 

▲  KCC 간판스타이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의 부상공백은 양팀의 온도차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 전주 KCC


 
MVP의 빈자리, 어떤 결말로 마무리 될까?
 
KCC와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에서 붙으면 항상 치열한 승부를 펼쳐왔다. 2008~2009 6강 플레이오프가 대표적이다. 당시 양팀은 시즌 중 서장훈, 김태환-강병현, 조우현, 정선규 트레이드까지 있었던지라 우승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원하는 팀컬러까지 맞춘 상태에서 하필 양팀이 서로 맞붙었다. 

5차전까지가는 대혈투에서 큰 변수는 3차전에서 있었던 신명호의 부상이었다. 당시 KCC는 하승진(221.6cm)과 마이카 브랜드(207cm)의 '트윈타워'가 유명했으나 실상 상대팀을 두렵게 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신명호, 강병현, 임재현 등 발 빠른 가드진을 앞세운 '앞선 질식수비'였다. 특히 수비기량이 절정에 올라있던 신명호는 KCC 수비라인의 핵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자랜드는 그런 신명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경기 중 계속해서 신명호를 집중적으로 체크했고 그런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얻어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공격력이 약한 전문수비수가 집중견제에 시달리는 케이스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KCC에게 신명호는 중요한 선수였고 이를 입증하듯 그가 실려나간 경기에서 전자랜드는 승리를 가져갔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놀랍게도 신명호는 안면마스크까지하고 돌아오는 투지를 발휘했다. 부상을 안고 뛰던 상태인지라 이전 몸놀림을 보이기는 힘들었으나 이는 KCC 선수단의 투지를 자극했고 결국 2승 1패로 뒤지던 시리즈를 역전해버리는 쾌거를 발휘한다.

송교창이 빠져 있는 이번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KCC 팬들은 당시를 회상하는 분위기다. 당시 신명호의 부상악재에도 시리즈를 승리로 이끌었듯이 이번에도 그러한 투지를 발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 현재 KCC는 플레이오프 들어 이른바 '부상병동'이 됐다. 팀내 간판스타 송교창에 이어 빈자리를 메워주던 송창용(34·192㎝), 비상사태를 대비해 긴급호출한 곽동기(34·193cm)마저 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어졌다.

송창용과 곽동기는 3차전을 치르던 중 각각 장딴지 근육과 발바닥, 발가락 부위에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송창용, 곽동기 모두 가뜩이나 취약 포지션인 포워드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그야말로 팀의 허리가 풀썩 주저앉아버렸다. 반면 전자랜드는 부상중이던 정효근이 복귀하며 완전체가 됐다. 1승을 먼저 앞서고 있음에도 KCC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교창의 부상은 '라스트댄스'를 꿈꾸는 전자랜드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 있다. 대대로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에서 KCC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언급했던 2008~2009시즌 6강 플레이오프 외에 2017∼2018시즌 6강, 2010∼2011시즌 4강에서 모두 패한 바 있다.

어찌보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맞대결에서 풀 전력의 KCC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시리즈를 이긴다 해도 상대팀 에이스가 빠진 상태에서의 진검승부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KCC 송교창은 플레이오프 들어 단 한번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4차전에 깜짝 부상 투혼을 발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은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물론 스포츠 경기에서 부상은 승패를 가르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대로 이 부분에서 큰 경기 향방이 엇갈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양팀은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전력 내에서 무조건 이겨야하는 입장이다. KCC는 위기를 잘 극복해야 되고, 전자랜드는 유리한 점을 살려야 된다.

과연 3연승으로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한 자레드 설린저(28·206cm)의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붙을 상대는 누가 될 것인지, KCC와 전자랜드의 온도차 다른 격돌에 농구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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