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유키
[STN스포츠=이보미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남자배구대표팀의 '캡틴'이 바뀌었다. 기존의 주장 야나기다 마사히로가 아닌 이시카와 유키다. 그리고 야나기다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 가능성까지 희박해졌다.
나카가이치 유이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 남자배구대표팀의 VNL 17인 명단이 지난 21일 발표됐다. 하지만 주장이었던 야나기다의 이름은 없었다. 주장이자 일본 배구 스타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례적인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2년생의 186cm 아웃사이드 히터 야나기다는 서브가 강점이다. 이미 여러 국제대회에서 날카로운 서브의 힘을 드러낸 바 있다. 비교적 단신에도 공격력까지 탁월했다. 2017년에는 독일에 진출해 2017-18, 2019-20시즌 독일리그 무대에 올랐고, 직전 시즌에는 일본리그 산토리 선버즈 소속으로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와 함께 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야나기다는 5월 초에 일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테스트이벤트이자 중국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유이치 감독은 1995년생 이시카와에게 주장을 맡겼다. 친선경기에서 야나기다의 출전 기회도 적었다. 이에 이미 야나기다의 대표팀 탈락이 점쳐졌다. 결국 VNL 선수 명단에서 올림픽대표팀 멤버를 선발하겠다는 유이치 감독은 야나기다를 발탁하지 않았다.
일본남자배구대표팀 주장이었던 야나기다 마사히로(8번)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이치 감독은 이례적인 주장 교체에 대해 "올림픽이 1년 연기된 상황에서 파리올림픽까지 3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대비한 변화다"고 했고, 중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야나기다 기용에 대한 질문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유이치 감독은 "야나기다는 2018년 이후로 기량이 꺾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해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팀 전체를 보고 전술에 맞는지 판단한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이시카와는 6시즌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 중이고, 최근 밀라노와 1년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이치 감독도 이를 높게 평가하며 주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그럼에도 야나기다의 제외 결정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물론 이번 친선경기를 통해 깜짝 활약을 펼친 2001년생 188cm 아웃사이드 히터 다카하시 란과 함께 2000년생 194cm 오츠카 타츠노리, 1997년생 189cm 다카나시 켄타 등의 등장으로 야나기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일본 내에서도 '야나기다의 약점은 블로킹과 파워이기에 제외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야나기다의 점프 서브와 경험을 고려하면 이 시점에서의 대표팀 제외는 애매하다'는 평도 있다. 7월 개막하는 올림픽을 앞두고 검증된 공격수 야나기다가 대표팀에서 빠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야나기다는 20일 대표팀 명단 발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앞으로 이탈리아로 떠나 싸울 지금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과 함께 여기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사진=FIVB
기사제공 STN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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