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마흔 살 된 프로야구, 이정후-박세혁 등 야구인 2세들 활약 돋보여
-올해 신인드래프트에도 야구인 2세와 가족 가운데 지명 대상 18명…야구인 2세 시대 예고
-진갑용 2세 진승현, 김철기 감독 아들 김세민 등 지명 유력
-강인권 코치, 권용관-김민범 등 선수 출신 2세들도 프로 입성 노린다
김기태 2세 김건형. 최근 성공적으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1982년 출범한 KBO리그가 올해로 벌써 마흔 살이 됐다. 마흔 살은 사람으로 치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학교에 보낼 나이. 그러다 보니 프로야구 선수 2세들이 아버지를 따라 선수로 활약하는 모습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이종범 2세’ 키움 이정후, 박철우 코치 아들 두산 박세혁 등은 아버지를 ‘이정후 아빠’ ‘박세혁 아버지’로 만들 정도로 리그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크게 도약한 NC 강진성(강광회 심판위원 아들), KIA 정해영(정회열 전 해태 선수 아들)도 야구인 2세로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 최근엔 ‘김기태 2세’ 김건형이 KT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김건형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지난해 트라이아웃과 신인드래프트를 거쳐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김건형처럼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야구인 2세로 프로 지명에 도전하는 선수가 여럿 있다. 취재 결과 야구인 자녀 혹은 직계 가족 가운데 올해 지명 대상 선수만 18명. 이 가운데는 1차 지명 후보로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도 있어, 새로운 야구인 2세를 예감하게 한다.
‘진갑용 2세’ 진승현, 강릉고 우승 주역 김세민 등 프로 지명 유력
대를 이어 삼성 입단을 노리는 진승현(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선수는 경북고의 ‘진갑용 2세’ 투수 진승현이다. 진승현은 국가대표 포수이자 삼성 라이온즈 우승 포수로 시대를 풍미한 진갑용 KIA 배터리 코치의 아들이다. 포지션은 아버지와 달리 포수가 아닌 투수.
대구 경복중 시절부터 야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진승현은 경북고에서도 에이스 투수로 활약 중이다. 키 185cm 몸무게 90kg의 좋은 체격조건에 140km/h 중반대 힘 있는 속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일품이다. 올해 성적은 5경기 3승 무패에 1.06의 평균자책. 연고 구단 삼성의 1차지명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음으로 주목받는 선수는 강릉고의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 유격수 김세민이다. 김세민은 프로야구 롯데 외야수 출신인 강릉영동대 김철기 감독의 아들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3년간 출전 경기수만 66경기에 달하는 풍부한 경기 경험과 빠른 발, 정교한 타격으로 최재호 감독의 페르소나 역할을 한다.
수도권 팀 한 스카우트는 “김세민의 진가는 경기장에 나갔을 때 발휘된다. 쉴 새 없이 치고 달리고 잡아내면서 상대를 흔드는 선수로 흔히 말하는 야구 야무지게 잘하는 선수,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가 김세민”이라 평가했다.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 당시 김진욱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김세민(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강인권 NC 다이노스 수석코치의 아들인 경성대 외야수 강동형도 주목할 만한 선수. 아버지는 프로 통산 홈런 8개로 장타와는 거리가 먼 타자였지만, 아들인 강동형은 대학야구 최고의 파워히터 중 하나로 통한다.
키 186cm 몸무게 85kg의 좋은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일발 장타력이 장점이다. 지난해 14경기에서 홈런 3방을 때려냈고, 올해는 10경기를 치른 시점에 벌써 지난해와 같은 3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타율도 0.351을 기록하며 약점인 컨택트 능력도 한결 나아졌다. 굳이 흠이라면 포지션이 중견수가 아닌 코너 외야수라는 점.
LG, 한화 내야수 출신 권용관 2세도 야구선수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아버지를 쏙 빼닮은 외모의 서울컨벤션고 3루수 권준혁이 주인공. 수비력 좋은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수비 센스가 좋다.
부드러운 글러브질로 까다로운 타구도 곧잘 잡아내고, 강한 어깨와 송구 능력까지 갖췄다. 주전으로 도약한 올해는 방망이도 크게 발전해 15경기에서 타율 0.333에 11타점 14득점을 기록하며 조원빈과 함께 컨벤션고 타선을 이끌었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는 아들도 있다. 동산고 우완투수 김도훈은 아버지(전 현대 투수 김민범)처럼 투수를 택한 사례다. 아버지 김민범은 1994년 태평양에서 데뷔해 통산 234경기 1승 2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4.77의 기록을 남기고 2007년을 끝으로 은퇴한 불펜투수 출신. 김도훈도 올해 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 3.79를 기록하며 동산고 주축 투수로 활약 중이다.
강인권 주니어, 경성대 외야수 강동형(사진=KUSF)
그 외에도 조성환 한화 수비 코치의 아들인 충암고 외야수 조영준, 김경태 LG 2군 투수코치의 아들인 성남고 외야수 김성민, 해태 왕조의 주역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차동철 건국대 감독의 아들인 야탑고 3루수 차상현, ‘악바리’ 이정훈 두산 2군 타격 코치의 아들인 대전고 외야수 이윤규 등이 있다.
롯데 출신 중에는 임경완 불펜코치 아들인 임정형이 경남고 우완투수로 활약 중이고, 선수 출신 프런트인 엄정대 베이스볼 오퍼레이션팀 직원의 아들 엄장윤도 부경고에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또 삼성-쌍방울 외야수 출신 강종필의 자녀인 대구상원고 중견수 강도훈, 한화 출신 임수민 한일장신대 코치의 아들 임완현(세광고 포수), 해태 내야수 출신으로 현재 KT 위즈 운영팀장인 조찬관 씨의 조카 김영성(세광고 외야수)도 야구인 가족으로 알려졌다.
심판위원 2세, 야구 원로 3세도 프로 진출 노린다
올해 프로 지명 대상 야구인 가족 명단(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한편 KBO리그 심판위원 자녀 중에도 올해 고교, 대학 졸업을 앞둔 선수들이 있다.
문승훈 심판위원의 아들인 서울고 코너 내야수 문정빈은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 키 186cm 몸무게 89kg의 좋은 신체조건에 장타를 곧잘 때려낸다. 변화구 대처능력도 뛰어나고 심준석, 윤태현 등 에이스급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타격을 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철 심판위원의 자녀인 휘문고 포수 김리안은 올해 15경기 타율 0.354로 타격에서 활약이 좋다. 또 LG 투수 출신으로 현재 심판위원인 전일수 심판 아들 전승우도 송원대 주전 포수로 활약 중이다.
프로야구 출신은 아니지만 실업야구 최고 스타로 이름을 날린 야구 원로의 손자도 있다. 야구 원로인 이재환 전 일구회 회장의 손자, 야탑고 사이드암 투수 이지훈이 대를 이어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경동고 시절 ‘원자탄 투수’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재환 전 회장은 연세대-농협 등에서 투수와 포수, 유격수를 오가며 만능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대학과 롯데 등 여러 프로팀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손자 이지훈도 올해 8경기 4승 1패 평균자책 1.29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프로 진출을 노린다.
기사제공 엠스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