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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타자 이대호의 ‘1호 만루홈런’…롯데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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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베테랑 내야수 이대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2004년 7월 2일 수원구장. 이날 롯데 자이언츠는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를 5-3으로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중심에는 입단 4년차 내야수의 생애 첫 만루홈런이 있었다. 이대호(39)였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서 7회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김수경을 상대로 우중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2001년 투수로 데뷔한 뒤 어깨 부상을 거쳐 타자로 전향해 처음으로 때려낸 만루홈런이었다.

이 해를 기점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한 이대호는 이후 롯데의 4번타자다운 위용을 뽐냈다. 해외로 잠시 떠났던 2012~2016년을 제외하고 두 시즌 한 번꼴로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2005년과 2007년, 2008년, 2010년, 2011년, 2020년 차례로 만루홈런을 추가했다.

그리고 2년 뒤 은퇴를 선언한 올 시즌. 이대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그랜드슬램 두 방을 터뜨리면서 여전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4월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10-5 승리) 3회 그리고 6월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6 패배) 1회 만루 상황에서 연거푸 담장을 넘겼다.

그런데 여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타순이다. 이대호는 대타로 나왔던 2004년 생애 첫 만루홈런 이후 모두 4번 타순에서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그러나 통산 9번째 만루홈런이었던 이날 고척 키움전에선 이야기가 달랐다. 부동의 4번이 아닌 6번에서 쏘아올린 첫 번째 그랜드슬램이었다.

변화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올 시즌 도중 부임한 래리 서튼 감독은 6월 이대호가 옆구리 부상에서 돌아오자 이따금 6번 자리를 맡겼다. 또, 서튼 감독의 코로나19 자가격리 관계로 임시 지휘봉을 잡은 최현 감독대행 역시 6월 29~30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대호를 연달아 6번으로 투입했다. 둘 모두 “최대한 많은 타점을 많이 뽑기 위한 전략이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는 곧 이대호의 타점 생산 능력이 몇 년 전과는 달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1982년생인 이대호는 현재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지나고 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스윙 스피드가 조금은 떨어졌고, 크고 작은 부상도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5월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홈런을 때려낸 뒤 곧바로 옆구리를 다쳐 한 달간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롯데에는 새로운 4번타자 후보군이 생겨났다. 정훈과 안치홍, 전준우 등이 이대호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특히 정훈은 올 시즌 4번 타순에서 타율 0.393(84타수 33안타) 1홈런 21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새로운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롯데로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셈이다.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1년 반 남짓. 과연 이대호는 남은 기간 통산 10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내고 자신의 은퇴를 자축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랜드슬램은 몇 번 타순에서 나오게 될까.

 

고봉준 기자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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