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페퍼저축은행서 재도약 다짐
고교 선후배, 제7구단서 첫 호흡
하종화 딸 혜진 “아버지 가장 존경”
배구인생 두 번째 기회다. 하혜진(25)과 구솔(20)이 새 소속팀 페퍼저축은행에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의 페퍼저축은행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하혜진과 구솔은 제법 친해 보였다. 선명여고 5년 선후배인 둘은 같이 뛴 적이 없다. 구솔은 “고등학교 때 언니가 학교에 가끔 찾아왔다. 후배들 사이에 혜진 언니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하혜진은 “진짜냐”고 웃으며 “처음엔 어색했는데, 함께 코트를 구르면서 친해졌다”고 했다.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1남 2녀 중 차녀인 하혜진은 선명여고 시절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다. 2014년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하혜진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아버지”라고 말할 만큼 어른스럽다.
하지만 프로에선 빛을 못 봤다. 도로공사에 뛰어난 레프트가 많았고, 라이트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했다. 공격력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비도 발목을 잡았다. 결국 2020~21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미계약자가 됐다.
구솔 역시 기대 받는 유망주였다. 세터로는 장신(1m81㎝)인데다 서브도 좋았다. 1년 선배인 박은진, 박혜민, 이예솔, 동기생인 정호영(이상 KGC인삼공사)과 함께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하지만 학창 시절부터 아팠던 무릎이 문제였다.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까지 밀린 구솔은 인삼공사에서 2경기만 뛰고 은퇴했다. 그리고 실업팀 양산시청으로 향했다.
두 선수에게 닫혔던 프로의 문이 열렸다. 광주광역시를 연고로 하는 페퍼저축은행이 제7구단으로 창단한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기존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9인) 외 선수 5명(현대건설 제외)을 받았다. 9월 열리는 드래프트에서 선수 6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팀과 싸우기엔 부족한 전력이다. 고민하던 김형실 감독의 눈에 하혜진과 구솔이 들어왔다.
김형실 감독은 “하혜진은 점프력이 좋고, 파워도 있다. 체력을 보강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 구솔은 높이가 뛰어나고, 공격력도 있다. 실업팀에 있었기 때문에 공백도 없다”고 둘을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혜진은 “배구를 더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실업팀이라도 갈 생각이었는데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친구들이 '마지막 기회가 온 것 같다'고 한 게 기억난다"고 했다. 도로공사와 경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생각 안 해봤다. 사실 웃음이 나올 것 같다. 반갑게 인사하겠지만, 코트에선 선수 대 선수로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구솔은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양산시청 감독님께서 ‘페퍼저축은행이 입단을 제의했다’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양산시청에서 감독, 코치님이 치료와 훈련을 같이 할 수 있게 신경써주셨다. 지금은 아프지 않다"고 했다.
하혜진은 “아버지가 나보다 먼저 알고 계시더라. 노심초사하셨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구솔은 “평소 감정 표현을 안 하시는 아버지가 좋아하셨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웃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바르가(헝가리)는 자가격리 중이다. 부상 선수도 있어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렵다.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8월 컵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신인선수 합류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혜진은 “중학생 때처럼 기본기 훈련도 한다. 걱정되지만 기본기가 탄탄해지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솔은 “아무것도 모르고 프로 첫 시즌을 보냈다. 오래오래 남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하혜진은 “그동안 자존감이 떨어졌다. 이젠 신인의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기사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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