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 현대건설 김다인이 차기 시즌을 향한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현대건설 김다인(23)은 지난 두 달, 값진 경험을 쌓았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끈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제 대회를 몸소 체험했다.
대표팀 첫 승선이었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배우고 오자는 생각이 강했다. 김다인은 “대표팀 자체가 처음이었다. 새롭기도 했고,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외국인 감독도 처음이다 보니 더 배운 폭이 넓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긴장보단 설렘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책임감은 무거웠다. 패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출전했던 경기서 지는 날이면 본인에게서 패배 요인을 찾기 바빴다.
김다인은 “1주차 때는 긴장된다기보단 설렘이 더 컸다. 연패하면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힘들었다. 이겨야 하는데 지다 보니 그 부분에서 내 책임을 많이 찾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 자존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라고 털어놨다.
도움을 준 건 모든 선수. 김다인은 “누구 한 명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기죽어 있을 때면 거짓말 안 하고 언니들 모두가 ‘괜찮다’, ‘너 하고 싶은 대로, 자신 있게’라면서 위로의 말을 전해줬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외국 선수들을 보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눈에 익혔다. 김다인은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되더라. 요즘 외국 세터들은 어떻게 패스를 하는지,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는지를 눈여겨봤다. 예전에는 기본기 면에서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좋은 피지컬에 기술까지 더해져서 상대하기 힘들었다”라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세르비아전이다. 한국 대표팀은 1주차 태국전 승리 이후 8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4주차에서 만난 세르비아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둔 것. 연패를 끊은 뒤 맛본 승리는 달콤했다.
김다인은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터뜨렸다. 당시를 떠올린 김다인은 “연패 후 이긴 경기였다. ‘힘들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몸이 많이 지쳐있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지만,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김다인은 “올림픽에 가지 못한 건 아쉽지만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국내보단 국제무대가 경험 쌓기에 좋은 무대다.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해서 국제 대회에 자주 나가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소속 팀에 복귀한 김다인은 다시 바삐 움직여야 한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시즌을 치렀다. 차기 시즌 역시 김다인의 손끝이 중요해졌다. 김다인은 “다가오는 시즌이 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엔 세터임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이번엔 코트에서 좀 더 리드할 수 있는 세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강예진 기자
기사제공 더 스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