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가 이룩한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여자 배구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돌아오는 날, 공항은 마치 아이돌의 귀국 현장과도 같았다. 수많은 팬의 함성이 귀국장을 가득 채웠다. 코트 위, 그리고 중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은 이제 TV를 틀면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다.
여자 프로 배구는 이제 단지 '겨울 스포츠'만의 꽃이 아니라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종목이 되어가는 중이다.
■ 핵심은 '스타'…아이돌 산업 같은 여자 프로 배구
여자 프로배구는 스포츠를 넘어 아이돌 산업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여자 배구 인기를 끌어가는 것은 바로 '스타'다.
이는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한국배구연맹은 데이터 분석업체 웨슬리 퀘스트와 함께 지난 3년 간 배구 팬 약 7만여 명을 대상으로 개인이 응원하는 선호팀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스타'의 존재 여부는 팀 선호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시즌만 해도 여자부 선호도 1위 구단은 흥국생명(15.38%)이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에, 당시만 해도 여자 배구 최고 인기스타 이재영-이다영 자매까지 뭉친 흥국생명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지금 흥국생명엔 이 세 명 중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그리고 도쿄올림픽 직후 실시한 선호도 조사는 충격적이었다.
올 시즌 흥국생명에 대한 선호도는 단 1.69%에 그쳤다. 그야말로 인기가 밑바닥으로 추락한 것이다.
흥국생명의 이하로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0.27%)이 유일하다. 이제 더는 '스타'가 없는, 심지어 도쿄올림픽에 나간 선수조차 한 명 없는 흥국생명에 팬들의 관심은 무서울만큼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리고 흥국생명이 차지했던 선호도 1위의 자리는 올림픽 스타 '김희진-김수지-표승주'가 포진한 IBK기업은행(45.68%)의 차지가 됐다.
■ 더이상 '성적'이 전부가 아니야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는 성적 지상주의에 지배당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전 목표 1순위는 언제나 우승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자 배구 팬들만큼은 성적, 순위, 기록에 큰 관심이 없다. "경기장에 승패와 상관없이 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온다."라는 문항의 설문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응답자 1만 5천 명 중 약 44%가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장을 찾는다'고 답했고 승패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그쳤다.
코로나 19 여파로 관중 입장에 제한이 있던 지난 시즌, 여자 배구 팀들엔 공통점이 존재했다.
10%만 입장이 될 때는 매진이 되던 경기장이 30%~50%까지 입장이 허용되자 매진에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입장 비율과 관계없이 관중석 맨 앞 자리는 늘 매진이 되곤 했다. 스타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단 사실이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끈 것이다.
배구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승패를 떠나 좋아하는 팬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시즌 멤버십 상품
마케팅도 아이돌 산업을 따라가고 있다. 마치 아이돌 굿즈처럼 각 팀은 선수 친필 사인 유니폼, 스페셜 선수 카드 등 다양한 굿즈를 개발해 시즌권과 연계시키고 있고 그 판매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20만 원, 12만 원, 8만 원 등 다양한 멤버십 상품을 판매했는데, 개막도 전에 모두 매진이 됐다.
■ 스타를 키우자! 그리고 잘 관리하자!
여자 배구가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한국 프로스포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승패'는 스포츠라는 상품의 수많은 요소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팬들은 '승리'만큼 내가 응원하는 팀에서 '스타'를 볼 수 있길 원한다.
이제 있는 스토리, 없는 스토리라도 쥐어짜 내 스타를 만들어 내야 한다. 프로농구에선 '허훈-허웅' 형제가 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스타가 만들어졌다면 스타를 잘 관리해야 한다. 스타 덕분에 얻어진 인기가 스타의 일탈로 한순간에 물거품 될 뻔한 위기가 배구에도 불과 얼마 전에 닥쳤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을 총괄한 웨슬리 퀘스트의 김정윤 이사는 아이돌만큼의 관리가 스포츠 스타에게도 뒷받침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스포츠 경기는 라이브 이벤트여서 선수들이 항상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렵습니다. 연예인들의 이미지 관리, 캐릭터 관리는 편집으로 가능하지만, 선수들은 그렇지 못한 한계가 있어요. 스포츠 분야에서 선수관리를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제공 KBS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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