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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신인 시절 떠올린 김형열 감독 “스트라이커가 박지성처럼 뛰었다” [엠스플 인터뷰]

드루와 0
-조규성,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새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다
-“신인 때부터 훈련장에 가장 일찍 나와 제일 늦게 돌아가는 선수였다”
-“대학교 1학년 마치고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바꾼 게 ‘신의 한 수’였다”
-“조규성은 자기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훈련하는 선수”
-“경험 더하면 황의조와의 주전 경쟁도 가능할 것”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 6차전을 앞두고 고민이 있었다.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29·지롱댕 드 보르도)가 햄스트링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한국은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조규성(23·김천상무), 김건희(26·수원 삼성)를 스트라이커로 뽑았지만, 확신이 서질 않았다. 조규성은 9월 7일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김건희는 A매치 경험이 없었다. 
 
한국은 최종예선 5, 6차전을 모두 이겼다. 11월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대결(1-0)에선 ‘최고의 경기력이었다’는 축구계 찬사를 받았다.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전에선 3-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중동에서 열린 최종예선에서 승전고를 울린 건 2012년 6월 8일 카타르전(4-1) 이후 처음이었다. 
 
한국은 11월 최종예선 2연전에서 승점 6점을 추가했다.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한국은 최종예선 6경기에서 4승 2무(승점 14점)를 기록했다. 5승 1무(승점 16점)를 기록 중인 이란에 이은 A조 2위다. 
 
한국은 3위 UAE에 승점 8점 앞선다. 남은 4경기에서 승점 5점만 더하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한국의 순항에 앞장선 선수가 있다. 11월 최종예선 2경기에서 전방을 책임진 조규성이다. 
 
조규성은 UAE, 이라크전 모두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승점 6점 확보에 앞장섰다. 그는 주심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면 전·후·좌·우로 쉴 새 없이 뛰었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 없이 슈팅을 시도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방에서 공을 소유하고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등 2선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도 보여줬다. 황의조 공백은 없었다. 
 
그런 조규성을 흐뭇하게 바라본 지도자가 있다. 2019년 FC 안양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조규성을 과감하게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용한 김형열 감독(전 FC 안양)이다. 
 
당시만 해도 조규성은 연령별 대표 경험이 한 차례도 없던 무명이었다. 김 감독은 조규성의 재능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조규성은 프로 데뷔 시즌(2019) K리그2 33경기에서 14골 4도움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엠스플뉴스가 김 감독을 만났다. 
 
김형열 감독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와 제일 늦게 돌아가는 선수, 그게 조규성이다”
 
 
무명이었던 조규성을 축구계에 알린 김형열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 다가섰습니다. 한국은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연전을 모두 승리했습니다. 
 
11월 11일 UAE전 보면서 땅을 몇 번이나 쳤는지 몰라요(웃음). 한국이 치른 최종예선 6경기 가운데 경기력이 가장 좋았습니다. ‘골이다’ 싶은 장면이 아주 많았어요. 그러나 골대만 3번 맞추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죠. 선수들이 3만 152명의 관중 앞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은 9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선 0-0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입니다. 짧은 시간 내 이와 같은 경기력 향상이 가능한 겁니까. 
 
한국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거죠. 11월 11일 UAE전, 17일 이라크전 모두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온 힘을 다한다는 게 보였어요.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수비했습니다. 공을 빼앗으면 훈련장에서 준비한 대로 공격을 진행했고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의 신뢰가 아주 두터운 것 같습니다. 2022년엔 더 발전할 것 같아요. 기대가 큽니다. 
 
한국은 11월 최종예선 2연전을 앞두고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햄스트링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한 겁니다. 
 
(조)규성이가 황의조의 부상 공백을 아주 잘 메웠어요. 규성이가 딱 한 번뿐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11월 최종예선 2연전 모두 선발 출전해 자기 강점을 확실히 보여줬어요. 전·후·좌·우로 쉴 새 없이 뛰었습니다. 상대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했죠. 규성이가 11월 11일 UAE전에서 골대를 맞췄을 때 얼마나 아쉬웠는지 몰라요. 혼자서 소리 질렀다니까. 
 
조규성과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 
 
규성이는 2019년 FC 안양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안양 지휘봉을 잡고 있었죠. 
 
조규성의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규성이가 어릴 때부터 스트라이커로 뛴 건 아니었어요. 처음엔 수비수 출신이라고 하더라고. 알고 보니 광주대학교 1학년 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이후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꿔 성장하는 중이었죠. 인상 깊었던 건 훈련장에서였어요. 빼빼 마른 선수가 죽자 살자 뛰더라고. 속으로 ‘저렇게 뛰면 금세 지치지 않을까’ 걱정했죠. 
 
원래 많이 뛰는 선수였군요.  
 
규성이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는 다른 스트라이커에게 없는 뚜렷한 강점이 있다. 아주 좋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하는 스트라이커는 인정받을 수 없다. 네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리는 스트라이커가 된다면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죠. 규성이의 가장 큰 장점이 뭔지 아세요?
 
글쎄요.
 
아주 성실합니다. 규성이는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오는 선수예요. 제가 훈련 시간에 맞춰서 그라운드로 나오면 규성이는 슈팅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규성이에게 “지금처럼 빼빼 마른 체형으론 살아남기 어렵다”고 하니 웨이트 트레이닝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학창 시절부터 성실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더라고. 대표팀을 다녀온 후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조규성이 엘리트 코스를 거친 건 아닙니다. 조규성은 2019년 5월 28일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U-23 대표팀에 합류한 거죠. 같은 해 10월 1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경기에 나섰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꾼 게 ‘신의 한 수’였던 겁니다. 규성이는 U-17·U-20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없어요. 어릴 땐 무명이었죠. 그러나 프로 첫 시즌부터 능력을 증명하며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놀랐어요. 
 
이유가 있습니까. 
 
대표팀을 다녀오면 해이해지는 선수가 꽤 많아요. 한국 최고 선수가 된 마냥 훈련을 소홀히 하는 거죠. 그런 선수들은 금방 무너집니다. 규성이는 프로에 입문하고 나서 처음 연령별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어요. 흐트러지진 않을까 속으로 걱정했죠. 아니었습니다. 더 열심히 하더라고. 규성이가 처음 U-23 대표팀에 다녀온 뒤 제게 이런 말을 했어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규성이가 “감독님, 대표팀에 다녀오니 한 참 부족한 선수란 걸 느꼈습니다. 더 많이 배우고 싶어요.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더 땀 흘리겠습니다”라고 했죠. 어떤 감독이 규성이 같은 선수를 싫어하겠어요. 규성이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남다릅니다. 
 
조규성은 프로 데뷔 시즌(2019) K리그2 33경기에서 뛰며 14골 3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제아무리 열심히 하는 선수도 실전에서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기회를 줄 수 없어요. 규성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1골을 넣으면 2골을 넣지 못한 걸 아쉬워하며 더 땀 흘렸고요. 규성이는 감독, 코치, 동료, 프런트, 팬 모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입니다. 대표팀에서도 확실히 자릴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조규성이 강점 살리면 황의조와의 경쟁 충분히 가능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 6차전 모두 선발 출전해 맹활약한 스트라이커 조규성(사진 맨 왼쪽 위)(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규성은 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선수네요. 
 
1분 1초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 노력이 가장 큰 재능입니다. 규성이가 2019시즌을 마치고 전북 현대로 이적했어요. 전북만 규성이를 원했던 건 아닙니다. 당시 전북과 우승 경쟁이 가능한 K리그1 한 팀, K리그2 우승권 전력인 한 팀도 규성이를 강하게 원했어요. 규성이의 프로 데뷔 시즌 활약을 K리그가 인정한 거죠. 
 
조규성은 2020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4골 2도움(23경기)을 기록했습니다. 전북은 아시아 정상급 클럽인 까닭에 주전 경쟁이 쉽지 않았습니다.
 
많이 배웠을 거예요. 더 성장해야 한다는 걸 느꼈을 겁니다. 그래서 2020시즌을 마치고 입대를 택한 거고요. 규성이와 가끔 통화했습니다. 규성이는 “감독님, 전북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훈련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선배들이 아주 잘해줍니다. 주저앉지 않고 더 열심히 해볼게요”라고 했죠. 해줄 말이 없더라고. 알아서 잘하니까. 입대 후 규성이 몸이 달라진 거 아시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자기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정확히 아는 겁니다. 지도자 생활을 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아주 열심히 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훈련장에서 준비한 걸 보여주지 못해요. 결국엔 후보로 밀려나 한 시즌을 마무리하죠. 본인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모르는 겁니다. 규성이는 다른 거고요. 
 
조규성은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이바지했습니다. 그러나 본선엔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규성이에게 딱 한 마디 했어요. “더 크게 보라”고. 프로축구 선수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서는 겁니다. 규성이는 그럴 만한 재능이에요. 평생에 한 번뿐일 수 있는 올림픽 출전 기회는 놓쳤지만 더 큰 무대가 남아있습니다. 아끼는 제자가 주저앉지 않길 바랐어요.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자기가 알아서 이겨내더라고. 대견하죠. 
 
조규성이 한국의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엔 황의조란 붙박이 스트라이커가 있습니다. 손흥민, 황희찬 등도 전방에서 뛸 수 있습니다. 
 
규성이는 이제 시작입니다. 규성이가 11월 최종예선 2연전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규성이도 잘 알 거예요. 지금처럼 땀 흘리면서 경험을 늘리는 게 중요합니다. 
 
경험이요?
 
규성이는 황의조가 아닙니다. 둘은 스타일이 달라요. 규성이는 황의조보다 더 넓은 범위를 쉴 새 없이 뛰어다닙니다.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소유하고 공중볼을 따내는 데도 능하죠. 하지만, 결정력에선 황의조가 크게 앞섭니다. 경험도 마찬가지요. 차근차근 나아갔으면 합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기 강점을 확실히 보여준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애제자를 향한 진심이 느껴집니다. 
 
실업팀 국민은행 축구단(해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명문 AFC 아약스 암스테르담 훈련을 참관한 적이 있어요. 당시 스코틀랜드 출신 코치와 대화를 나눈 게 기억납니다. 그분에게 제가 물어봤어요. “유럽에선 선수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봅니까”라고 했죠. 그랬더니 역으로 묻더라고. 
 
어떤 질문이었습니까. 
 
그분이 “지금 이 자리에서 딱 한 명의 선수를 뽑는다면 누굴 선택하겠습니까”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빠르고 공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를 뽑지 않을까 싶다”고 했죠. 
 
어떤 답이 돌아왔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분은 “팀 훈련을 마친 뒤를 눈여겨볼 겁니다. 어떤 선수가 어떠한 보강 훈련을 진행하는지 지켜볼 거예요. 그리고 나서 뽑을 겁니다. 슈팅, 패스, 드리블 등은 기본입니다. 팀 훈련만으로 기본은 할 수 있어요. 저는 그 이상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습니다”라고 했어요. 
 
기량을 확인하는 게 아니네요. 
 
참 많이 배웠습니다. 선수의 현재 기량이 팀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선수와 팀이 발전하려면 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아야 합니다. 규성이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 선수인 까닭에 계속해서 발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규성이에게 딱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습니다. 
 
네.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선수는 없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규성이가 11월 최종예선 2연전에선 좋은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이 분명 올 거예요. 지난 경기는 금세 잊어버리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데만 집중했으면 합니다. 잘할 거예요.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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