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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응원 자제해라” x 10...그래도 “오오렐레” 외친 전북 원정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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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이현호 기자] 반복되는“육성응원을 자제해주십시오” 안내 방송에도 응원가가 우렁차게 울렸다. 명백한 방역지침 위반이다.

21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와 수원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6라운드가 진행됐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규모 전북 원정 팬들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전주에서만 원정버스 5대가 왔고, 수도권에서 합류한 팬도 상당히 많았다. 이들이 앉은 N석을 제외한 나머지 3면에는 수원FC 팬들이 자리했다.

경기 초반에는 박수와 북소리만 들렸다. 하지만 홈팀 수원FC가 먼저 2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서가자 전북 팬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경기에서 패하면 2위 울산현대의 맹추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후반 18분경 전북 공격수 바로우와 수원FC 골키퍼 유현이 크게 충돌했다. 주심은 바로우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바로우가 무리하게 몸을 들이대서 충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 팬들은 쓰러진 유현 골키퍼를 향해 육성으로 야유를 쏟아냈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끈다고 해석한 것이다. 장내 아나운서가 “육성응원을 자제해주십시오”라고 해도 야유 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절정의 육성응원은 후반 30분경부터 이어졌다. 교체 투입된 문선민이 유현 골키퍼 키를 넘겨 로빙슛 득점을 성공했다. 스코어가 1점 차로 좁혀지자 전북 팬들은 더욱 흥분했다. 박수와 함께 “전북!”을 수차례 외쳤다. 장내 아나운서가 거듭해서 “육성응원을 자제해주십시오”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로부터 3분 뒤에 전북이 페널티킥(PK)을 얻었다. 이번에는 육성응원이 더 커졌다. 구스타보가 PK 슛을 준비하기 전부터 “골!”을 계속 외쳤다. PK 득점이 나오자 “오오렐레” 응원가까지 불렀다. 이 응원가는 전북이 골을 넣었을 때 어깨동무하며 부르는 노래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탄식이나 함성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체 응원가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장내 아나운서가 한마디를 추가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라는 말을 “육성응원을 자제해주십시오” 멘트 앞에 덧붙였다. 즉 육성응원이 불가능한 이유까지 설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육성응원 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TV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청하는 팬들에게도 중계화면을 통해 육성응원이 들릴 정도로 소리가 컸다. 이날 현장 중계를 맡은 서호정 해설위원과 이대현 캐스터 역시 방송 중에 “육성응원을 하면 안 된다”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전북 원정팬들의 자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전북은 후반 막판에 정재용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2-3으로 패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방역지침 준수에서도 패배한 전북이다. 잠시 뒤 2위 울산은 홈에서 제주를 3-1로 꺾었다. 이제 전북과 울산은 승점 70으로 동률이다. 다득점에서 앞선 전북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전주에서 열린 전북-울산 맞대결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원정 응원 온 울산 팬들이 먼저 대규모 육성응원을 펼쳤다. 전북 장내 아나운서가 “육성응원을 자제해주십시오”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팬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어려웠다. 경기 막판 전북의 극장골이 터지자 전북 팬들도 육성응원으로 맞대응했다. 양 팀 팬들은 온라인으로 설전을 벌였다. “너희가 먼저 시작했다”, “나중엔 너희도 하지 않았냐” 등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때만 해도 “그래도 우리는 방역지침 잘 지켰어”라고 자부하던 전북 팬들은 수원으로 원정 응원을 가자 이성을 잃은 듯했다. 우승 경쟁을 위한 긴박한 시점인 건 이해하지만, 이날처럼 대규모로 방역지침을 위반하면 K리그 및 한국축구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K리그는 정부의 방역지침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일부 팬들의 계속되는 육성응원을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인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들려줬다. 현장에서 만난 전북 관계자에게 "전북 팬들의 육성응원이 지나친 것 같다"라고 말하자 고개를 숙였다. 전북 SNS와 팬 커뮤니티에도 이를 지적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조용히 관전하는 팬들은 육성응원을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참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 한국축구가 방역지침 위반에 얼룩지지 않길 바란다. 앞으로 K리그1 팀은 리그 2~3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과 FA컵 결승 1·2차전이 남아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전북현대 SNS]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수원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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