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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했다" "하늘 무너졌다"…그날의 좌절, 그들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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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투수 주승우(왼쪽)와 NC 다이노스 내야수 조효원 ⓒ 도곡동,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도곡동, 김민경 기자] "4년 전에 분노했다고 할까요. 4년 동안 분노를 원동력으로 삼았죠."

 

2022년 키움 히어로즈 1차지명 우완 주승우(21)는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브라이드밸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시상식'에서 대학부 우수선수상을 받은 뒤 4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서울고 3학년이었던 2017년 9월 11일 '2018년 신인 2차 드래프트' 현장에 초청받았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주승우는 그날 10개 구단이 지명한 100명 안에 들지 못했다. 기분이 안 좋다 못해 분노로 가득 찼던 하루였다.

 

그 분노가 지금의 주승우를 키웠다. 성균관대학교 진학을 결정한 뒤 왜 지명되지 않았는지 스스로 되돌아봤다. 주승우는 "체격 조건이 지명되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체력을 키워야 프로 선수들과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힘으로 많이 경기를 이어 나가다 보니까 투구 수가 많은 경향이 있었다. 1, 2년 지나면서 경기 운영 쪽으로 투구 수를 줄이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승우는 올해 17경기에서 2승1패, 42⅓이닝, 58탈삼진, 평균자책점 1.50으로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는 우수투상을 받았다. 4년 전 2차 드래프트 100명 안에도 들지 못했던 그는 4년 뒤 키움에 1차지명을 받아 당당히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주승우는 "분노를 4년 동안 원동력으로 잘 삼아서 결실을 본 것 같아서 조금 뿌듯하고, 내 자신도 기특하다. 1차지명 전까지는 시간이 정말 안 갔던 것 같다.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갔던 것 같다. 1차지명 이후에는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그런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날 대학부 우수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원광대 내야수 조효원(22)은 프로 미지명 아픔을 2차례나 겪었다. 공주고, 동강대 시절 참가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 모두에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아픔을 딛고 다시 원광대에 진학한 조효원은 2022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4번으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조효원은 "고등학교 때는 많이 부족한 것을 알아서 괜찮았다. 동강대 때는 기대해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원광대에서 다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2차례 지명을 못 받았을 때 야구를 그만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지명받고 앞으로 더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뜻깊고 기뻤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야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투타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였다. 조효원은 올해 투수로 4경기에 등판해 1승, 5이닝, 평균자책점 1.80, 타자로는 16경기에서 타율 0.462(52타수 24안타), 7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홈런상과 타격상 1위에 오르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프로 무대에서는 타자에만 집중하려 한다. 홈런 치는 유격수를 꿈꾼다. 조효원은 "타자로 강점은 힘이다. 손목 힘이 타고났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 빠른 공에 맞서서 힘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유격수로는 강한 어깨가 내 장점이다. 유격수와 3루수 모두 가능하지만, 유격수를 계속 봐와서 유격수가 더 자신 있다"고 이야기했다.

 

주승우와 조효원은 그들과 같은 아픔을 겪은 수많은 동료와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주승우는 "정말 엄청 큰 충격일 것이다. 기대를 많이 했던 친구들이라면 더 그렇다.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도전했으면 좋겠고, 사회로 나가면 높은 곳에 올라가서 성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조효원은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2년제 대학이든, 4년제 대학이든, 독립 야구든 기회는 많으니까 최선을 다 해봤으면 한다. 그리고 그만둘 때는 후회 없이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픔을 극복한 두 친구는 이제 1군에 합류해 활약할 날을 꿈꾼다. 주승우는 "어떤 보직이든 많은 이닝을 던져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고, 조효원은 "1군에 가서 얼굴을 보여드리는 목표를 달성하면 두 자릿수 홈런을 쳐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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