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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백업센터 하유정, 작지만 의미 있는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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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베구] 16일 페퍼저축은행전 부상 당한 정대영 대신 투입돼 알토란 같은 활약

최근 여자부에서 가장 뜨거운 도로공사가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25-21,25-21)으로 승리했다.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을 10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가볍게 승점 3점을 챙긴 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를 1점 차이로 따돌리며 다시 3위로 올라섰다(11승4패, 승점31점).

도로공사는 25%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진 '클러치박' 박정아가 무려 72%의 놀라운 성공률로 팀 내 가장 많은 18득점을 올렸고 외국인선수 켈시 페인이 17득점으로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도로공사는 손가락 부상이 있던 정대영이 1득점만 기록하고 1세트 후반 코트를 나왔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맏언니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정대영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코트를 지킨 백업센터 하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도로공사의 백업센터
 

▲  도로공사의 백업센터 고민은 정대영 입단 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한국배구연맹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다른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인색했던 도로공사는 지난 2013-2014 시즌이 끝난 후 FA 시장에서 전·현직 국가대표인 센터 정대영과 세터 이효희(도로공사 코치)를 동시에 영입했다. 도로공사는 FA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2014-2015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한 차례 은퇴를 번복하고 코트로 돌아왔던 장소연(SBS 스포츠 해설위원)이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장소연의 은퇴로 센터진이 약해진 도로공사는 2016년 FA시장에서 배유나를 영입해 정대영과 배유나로 이어지는 강한 센터진을 구축했다. 여기에 2017년 박정아까지 데려 온 도로공사는 2017-2018 시즌 프로 출범 후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함께 여자부 최강을 다투던 도로공사의 센터진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나이가 결코 적지 않은 주전 선수를 보좌할 백업 센터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같은 약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도로공사가 백업센터 확보와 육성에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다. 도로공사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원곡고의 센터 장혜진을 지명하며 차세대 센터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장혜진은 장소연, 정대영, 하유정(개명 전 하준임) 같은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두 시즌 만에 임의탈퇴 처리되며 팀을 떠났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도로공사는 지민경(페퍼저축은행)과 안혜진, 유서연(이상 GS칼텍스)같은 유망주들 대신 183cm의 신장을 가진 목포여상의 중앙공격수 정선아를 지명했다. 정선아는 2017년 컵대회에서 라이징스타상을 수상하는 등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꾸준히 기회를 받았음에도 끝내 껍질을 깨지 못한 정선아는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데뷔 4시즌 만에 코트를 떠났다.

도로공사는 이주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박은진(인삼공사) 등 좋은 센터 자원들이 유난히 많았던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릉여고의 센터 최민지(페퍼저축은행)를 지명했다. 최민지는 배유나가 부상으로 4경기 출전에 그쳤던 2019-2020 시즌 주전도약의 기회를 잡았지만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11경기에서 31득점에 그쳤다. 그렇게 아쉬운 활약에 그치던 최민지는 지난 6월 신생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5년 만의 복귀 하유정, 여전히 경쟁력 있다
 

▲  하유정은 부상 당한 정대영의 자리를 메운 경기에서 60%의 성공률로 3득점을 올리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 한국배구연맹


 
대구여고 시절 왼손잡이 라이트로 활약하던 하유정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당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선수가 바로 현역 최고의 센터인 현대건설의 양효진이다). 프로에서는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하유정은 188cm에 달하는 신장의 장점을 살려 센터로 변신했고 입단 첫 해부터 김지현, 이보람과 함께 주전으로 활약했다.

도로공사에서 꾸준히 주전센터로 활약하던 하유정은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4강멤버로 활약(물론 주전은 아니었다)했다. 하지만 2014년 정대영이 입단하고 허리부상까지 겹치면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말았다. 정대영과 장소연이라는 대선배들에 밀려 2015-2016시즌 7경기 출전에 그친 하유정은 2016년 동기생 배유나의 이적과 함께 프로무대를 떠났고 실업팀 대구광역시청에서 활약했다.

하유정은 2017년 실업팀에서 나온 후 개명을 하고 스피닝 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았지만 지난 6월 최민지의 이적으로 백업센터가 약해진 도로공사에서는 배구계를 떠난 하유정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렇게 하유정은 5년 만에 하준임이 아닌 하유정이라는 이름으로 친정팀 도로공사에 복귀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대영과 배유나로 이어지는 주전센터가 막강했던 도로공사에서 하유정은 코트에 나서기 보다는 웜업존을 지키는 날이 많았다.

이번 시즌 주로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며 6경기에 출전해 단 1득점에 그쳤던 하유정은 16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1세트 후반 손가락 부상이 있던 정대영 대신 투입돼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서브득점이나 블로킹 없이 단 3득점으로 겉으로 보이는 기록은 대단치 않았지만 60%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순도 높은 경기를 펼쳤다. 특히 2세트 초반에는 서브 후 최가은의 이동공격을 후위에서 막아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해가 바뀌면 한국 나이로 34세가 되는 하유정이 한정된 기회 속에서 풀타임 주전을 보장 받았던 시절의 활약을 보여주긴 쉽지 않다. 하지만 188cm의 좋은 신장에 리그에서 보기 드문 왼손잡이 센터인 하유정은 여전히 코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비록 조연의 역할이었지만 하유정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통해 여전히 도로공사의 상승세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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