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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시즌' 현대건설, 역대 최강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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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잔여 13경기서 9승만 올리면 2007-2008 흥국생명 승률 경신

1위 대한항공 점보스부터 3위 우리카드 우리원까지 승점 6점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V리그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2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3위GS칼텍스 KIXX를 제외하면 상당히 평화로운(?) 순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하위권에서 6위 IBK기업은행 알토스(승점 11점)가 8연패에 빠지면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승점5점)과의 승점 차이를 크게 벌리지 못한 것이 눈에 띈다(15일 연패탈출).

17연패에 빠진 페퍼저축은행은 18일 기업은행과의 홈경기를 통해 반드시 연패에서 탈출해야 한다. 만약 18일 안방에서 기업은행을 꺾지 못하면 현대건설 힐스테이트,KGC인삼공사 같은 상위권의 강팀들을 만나야 하고 오는 2월 6일에는 적지에서 기업은행을 상대로 역대 최다연패가 걸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형실 감독은 지난 14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에게 휴식을 주며 18일 기업은행전에 대비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이 연패탈출을 위한 자신과의 싸움에 들어갔다면 선두 현대건설 역시 혼자만의 경쟁에 들어갔다. 상대는 바로 V리그의 역사를 빛냈던 역대 최강팀들이다. 이번 시즌 23경기에서 22승을 거두며 역대 최다 승과 최다승점을 사실상 예약한 현대건설은 앞으로 남은 13경기에서 최소  9승을 더해 시즌 31승 이상을 기록하면 V리그 여자부 역대 최고승률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백어택 군단'이었던 2007-2008시즌의 흥국
 

▲  흥국생명 역대 최고승률 달성의 주역이었던 황연주는 어느덧 현대건설의 최고참 선수가 됐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 역사에서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은 바로 2012-2013 시즌의 기업은행이다. 창단 후 첫 리그 참가 시즌이었던 2011-2012 시즌 6개 구단 중 4위를 기록한 기업은행은 2012-2013 시즌을 앞두고 남지연 리베로와 '살림꾼' 윤혜숙을 영입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를 강화했다. 알레시아 리귤릭과 김희진, 박정아(도로공사)로 이어지는 위력적인 삼각편대에 경험 많은 이효희 세터, 여기에 약점이었던 수비까지 강해진 것이다.

착실히 약점을 보완한 기업은행에게 적수는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25승5패(승점73점)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운 기업은행은 베띠 데라크루즈와 한송이, 이소영(이상 인삼공사)이 버틴 GS칼텍스(승점 62점)를 11점 차이로 제치고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챔프전에서도 삼각편대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를 3승1패로 꺾고 리그에 참가한 지 두 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가진 팀은 2012-2013 시즌의 기업은행이지만 역대 최고 승률팀은 따로 있다. 바로 2007-2008 시즌의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다. '배구여제' 김연경과 '꽃사슴' 황연주(현대건설)가 한창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고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선수 마리 헬렌이 3옵션으로 활약하던 시절이다. 흥국생명은 2007-2008 시즌 정규리그에서 24승4패의 성적으로 역대 가장 높은 .857의 승률을 기록했다.

그 시절 흥국생명이 이처럼 압도적인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2007-2008시즌까지 도입됐던 여자부의 2점 백어택 제도가 결정적이었다. 다른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나 시도할 수 있었던 후위공격을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황연주, 마리까지 세 명이나 사용할 수 있었으니 당연히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재미 있는 사실은 역대 최고승률 기록을 세운 흥국생명이 챔프전에서는 GS칼텍스에게 1승3패로 패해 3연패가 무산됐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전까지 현대건설의 역대 최고 승률은 케니 모레노와 양효진, 한유미(KBS N 스포츠 해설위원)가 활약하던 2009-2010 시즌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28경기에서 23승5패를 기록하며 .821의 승률로 프로 출범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역시 챔프전에서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마델라이네 몬타뇨가 버틴 인삼공사에게 2승4패로 패하며 통합우승이 좌절됐다.

2021-2022 시즌 현대건설, 역대 최강팀 유력
 

▲  불과 2년 전까지 경기 출전조차 쉽지 않았던 김다인 세터는 현재 V리그 역대 최강을 노리는 현대건설의 붙박이 주전세터가 됐다.
ⓒ 한국배구연맹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현대건설은 컵대회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V리그에서 이토록 독보적인 질주를 이어갈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론 팀의 미래로 꼽히는 정지윤이 2020도쿄 올림픽, 이다현이 VNL을 통해 경험치가 쌓였지만 눈에 보이는 확실한 외부영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도 터키리그 베스트7 출신이었던 헬렌 루소보다 낫다는 보장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12연승을 달리며 역대 개막 후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운 현대건설은 23경기를 치른 현재 22승1패라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의 가세로 정규리그가 36경기로 늘어난 만큼 승점 65점을 기록 중인 현대건설이 2012-2013 시즌 기업은행이 세웠던 25승과 승점 73점을 뛰어 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 관심은 현대건설이 전성기를 달리던 김연경-황연주 콤비가 활약하던 2007-2008 시즌의 흥국생명이 세웠던 V리그 여자부 역대 최고 승률 경신 여부다. 현대건설이 2007-2008 시즌의 흥국생명을 넘어 역대 최고승률을 기록하기 위해 필요한 승수는 31승이다. 만약 현대건설이 앞으로 남은 13경기에서 9승4패를 기록한다면 시즌 성적 31승5패로 14시즌 만에 .861라는 여자부 역대 최고승률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물론 23경기에서 22승을 따내며 .957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에게 남은 13경기에서 9승을 따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목표가 아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최종목표는 정규리그 최고승률 경신이 아닌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해 질수록 강성형 감독이 양효진, 황민경 등 서른을 넘긴 주전 선수들과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책임지는 외국인 선수 야스민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김연경과 쌍둥이자매(PAOK)가 속했던 흥국생명은 쌍둥이자매의 중도이탈 등 악재가 겹치며 '흥벤저스'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GS칼텍스에게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현대건설은 7명의 주전 선수와 '주전을 능가하는 히든카드' 정지윤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난공불락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V리그 여자부의 새 역사가 될 것이 매우 유력한 현대건설의 시즌 후반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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