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NOW]'황당한' 한국 실격에도… 현장은 "짜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짜요(加油-힘내라)"

한국의 실격 판정이 나오는 순간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홈 이점이지만, 황당한 판정을 모르쇠하는 실력은 그야말로 세계 최정상급이었다.

7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여자 500m 메달 결정전이 열렸다.

4년을 준비한 우리 선수들은 예선에서 막강한 실력으로 준준결선에 올랐다. 최민정이 코너링 과정에서 얼음에 걸려 넘어지며 준결선에 실패했던 순간만 하더라도 주 종목이 아닌 데다 불운으로 볼 수 있었다. 최민정도 1500m와 계주 3000m에서의 활약을 약속했다.

하지만, 남자 1000m에서는 이상 기류가 흘렀다. 박장혁은 준준결선에서 상대의 방해로 왼손을 다치면서 어드벤티지를 얻었지만, 기권했다.

링크 중앙에서 응급처치하고 나가는 순간 동원 및 초청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팬들의 격려 박수는 없었다. 다른 국가 관계자들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육성 응원을 금지하는 방역 수칙을 대놓고 어겼다. "짜요~"를 외치며 중국을 응원했다. 원칙 위반은 중국에서도 자주 목격했기 때문에 충분히 관용을 배풀만 했다.

준결선에는 황대헌과 이준서가 남았다. 황대헌은 주 종목인 데다 세계 기록까지 갖고 있어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준서는 올 시즌 부상으로 노출이 적어 상대가 경계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야말로 기막히고 놀라운 판정이 황대헌과 이준서를 울렸다. 황대헌은 아웃 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면서 선두를 확실하게 차지했다. 딱히 논란이 될 장면도 없었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널티를 줬다. 황대헌이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것이다.

판정이 갈리면서 결선에 오른 것은 런즈웨이, 리원룽 두 중국 선수였다. 이어진 이준서 역시 레인 변경 반칙으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준서도 사오린 산도르 류(헝가리)와 부딪히는 과정까지 영향을 받았고 이득을 얻은 것은 우다징(중국)이었다.

황대헌과 이준서의 실격 판정 순간 중국 관중들의 즐거운 박수가 나왔다. 일부는 환호하며 방역 수칙을 계속 위반했다. 판정 규칙을 모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전광판에는 흠을 잡을 것이 없는 황대헌, 이준서의 주행이 나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결선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됐다. 산도르 류가 선두를 유지했고 마지막 코너 후 결승선 통과 과정에서 런즈웨이와의 충돌이 있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런즈웨이의 임패딩 파울(고의적인 가로막기)로 보였다. 막판에는 류의 어깨에 손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판정은 비디오 분석을 통해 류에게 페널티를 줬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판정이 뒤집히자 "중국 짜요" 목소리는 더 커졌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비말 차단이 중요한 중국 관중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야말로 배려라고는 먼지만큼 없었던 캐피탈 스타디움의 웃픈 풍경이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