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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박세웅·원태인' 올 시즌 토종 우완 1선발 붐이 온다 [SPOCHOO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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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사라진 토종 1선발, 원투펀치는 대부분 외국인
-지난해부터 시작된 변화의 조짐, 올 시즌 토종 우완 1선발 시대 열리나
-키움 안우진 감독이 원투펀치 후보로 언급, 롯데 박세웅 작년 사실상 1선발
-삼성 원태인, 한화 김민우도 원투펀치 가능한 후보…위기의 KBO리그에 희소식

 

지난 시즌 괴력을 선보인 안우진(사진=스포츠춘추DB)

 



[스포츠춘추]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1998년 이후 각 팀 1선발 자리는 거의 언제나 외국인 투수의 차지였다. 특히 팀당 외국인 투수 2명 보유가 보편화한 2010년대 이후로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마운드 구성의 기본 틀이 됐다.

국내 투수가 1선발 역할을 맡는 팀은 갈수록 드물어졌다. 간혹 있더라도 대부분 좌완 투수였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1선발 자리를 지킨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대표적이다. 김광현(SK), 유희관(두산), 장원준(두산)도 시즌에 따라 1선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우완투수가 팀 1선발 역할을 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은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이'가 된 윤성환(삼성)의 경우 외국인 투수 라인업이 부실한 팀 사정상 1선발이 된 경우다.

올 시즌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최근 각 팀마다 잠재력 있는 우완 영건들이 등장해 소속팀 1선발 자리를 넘볼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부진과 맞물려 국내 투수가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속구 구속 1위 안우진, 평균 2.5km/h 빨라진 박세웅…토종 1선발 강력 후보



박세웅과 원태인(사진=스포츠춘추 DB)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이미 홍원기 감독이 '원투펀치' 기용을 예고했다. 키움은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가 있지만 안우진을 에릭 요키시와 함께 프런트라인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홍 감독은 "안우진이 기량적인 면에서 높은 순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피드건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속구 평균구속 151.5km/h로 100이닝 이상 투수 중에 가장 빠른 볼을 던졌다. 149.4km/h의 앤더슨 프랑코(롯데), 149.3km/h의 윌머 폰트(SSG) 같은 소문난 강속구 투수들도 넘지 못한 평균 150km/h 벽을 뚫었다.

강력한 패스트볼-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21경기 107.2이닝 동안 평균자책 3.26에 9이닝당 9.20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가을야구에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등판, 두산 베어스 강타선을 6.1이닝 2실점으로 막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비록 후반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키움 선발 중에 가장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투수는 안우진이었다.

속구 위력을 높인 비결은 분석을 통한 투구폼 미세조정. 고흥 캠프에서 만난 그는 "공을 위에서 아래로 누른다는 생각으로 던지려 했다. 그렇게 하니 공이 날리지 않고 일정하게 차고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캐치볼 때부터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면서 "속구 좌우 무브먼트가 줄고 수직 무브먼트가 높아지면서 빗맞거나 헛스윙이 나오기 시작했다. 매 경기 전력분석팀과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실상 팀 1선발 역할을 한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도 주목할 이름이다. 박세웅은 2020년 평균 143km/h였던 구속을 지난해 145.5km/h로 끌어올리며 주가를 높였다. 팀 내 선발 중에 댄 스트레일리(31경기) 다음으로 많은 28경기에 등판했고 스트레일리(4.07)보다 좋은 3.98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도 4.01승으로 팀내 1위(스트레일리 3.02)였다.

김해 상동 캠프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스피드 증가를 비롯해 모든 부면에서 2017년보다 좋은 시즌이었다"면서 만 24~25세 이후로는 구속 향상이 힘들다는 연구도 있던데 구속이 상승한 건 긍정적"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평균 스피드를 1km/h라도 올리는 게 올해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세웅은 2~3년 전부터 웨이트볼, 플라이오케어 등 미국 드라이브라인 식의 훈련법을 시도해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도 박세웅은 팀의 1선발 내지 원투펀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새 외국인 투수로 글렌 스파크먼과 찰리 반즈를 데려오긴 했지만, KBO리그 첫 시즌에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스파크먼은 코로나19 여파로 입국과 스프링캠프 출발도 늦어진 상황. 반면 박세웅은 캠프 첫날부터 불펜피칭에서 148km/h를 던지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도 토종 1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백정현과 함께 마운드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선발등판 횟수는 26경기로 데이비드 뷰캐넌(30경기)보다 적었지만 뷰캐넌(3.10)보다 나은 평균자책(3.06)을 기록했고 WAR도 4.76승으로 뷰캐넌(4.55승)에 앞섰다.

비록 팀이 이기진 못했지만, KT 위즈 상대 1위 결정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알버트 수아레즈가 새로 합류해 뷰캐넌과 외국인 짝을 이룰 예정이지만, 최근 활약상만 보면 원태인이 개막 2연전 선발로 나와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토종 선발 개막전 맞대결, 가을야구 1차전 맞대결 보는 날 온다



한화의 토종 에이스 김민우(사진=스포츠춘추 DB)

 



그외에도 한화 이글스 김민우, 두산 베어스 최원준, KT 위즈 고영표와 배제성도 팀 상황에 따라 1, 2선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이다. 당장 지난해만 봐도 김민우는 닉 킹험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고, 고영표도 정규시즌 성적은 외국인 투수 듀오보다 훨씬 앞섰다. 최원준은 외국인 투수 없이 포스트시즌에 나선 두산을 한국시리즈까지 캐리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 LG 트윈스 이민호, NC 다이노스 송명기-신민혁은 미래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곽빈은 지난해 속구 평균구속 146km/h를 기록해 50이닝 이상 국내 선발 중에 안우진 다음으로 빠른 볼을 던졌다. 이민호도 박세웅과 거의 비슷한 속구 구속(145.3km/h)을 찍었고, 송명기와 신민혁은 나이에 비해 이닝이터 능력이 뛰어난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된다.

한동안 멸종 위기종 신세였던 국내 우완 선발 영건들의 동반 상승세는 위기의 KBO리그에 희소식이다. 토종 선발 투수들의 개막전 맞대결, 어쩌면 그 장면을 당장 올 시즌부터 보게 될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 맞대결, 나아가 투수 골든글러브와 최동원상도 불가능한 꿈이 아닐지 모른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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