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손흥민처럼 드림 빅...'커리 후배' 이현중, '3월의 광란' 누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판 커리(34·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대학 후배인 미국 데이비슨대 이현중(22·2m1㎝)이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을 누빈다.
이현중의 소속팀 데이비슨대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애틀랜틱10(A-10) 디비전 결승에서 리치먼드대에 62-64로 석패했다. 이현중은 34분간 뛰며 5점·4리바운드·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대 팀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3점슛 7개를 던져 1개를 넣는 데 그쳤다.
데이비슨대는 이겼어야 콘퍼런스 우승팀(32개팀) 자격으로 ‘NCAA 남자농구 디비전1 64강 토너먼트’에 자력 진출이 가능했다. 경기 후 NCAA 선발 위원회의 추천(36개팀)으로 ‘3월의 광란’에 나가게 됐다.
데이비슨대가 올 시즌 종합 전적 27승6패를 거둔 성과를 인정한 거다. 이현중은 NCAA 개인통산 1000점을 돌파했고, 한 경기 최다 32점을 몰아쳤으며, A-10 콘퍼런스 퍼스트팀(톱 6명)에 뽑힌 ‘데이비슨대 에이스’다.
데이비슨대 3학년인 이현중은 한국인 최초로 NCAA 토너먼트 무대를 밟게 됐다. 데이비슨대는 4년 만에 전미 토너먼트에 나선다. 서부지역 10번 시드를 받은 데이비슨대는 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1회전을 치른다. 상대는 7번 시드로 명장 톰 이조 감독이 이끄는 미시간주립대다. 과거 매직 존슨,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등을 배출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데이비슨대가 만약 업셋(하위팀의 반란)을 일으킨다면 2라운드에서 강호 듀크대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현중은 올 초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3월의 광란’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 (주요 경기는) NBA보다 시청률이 높고, 스카우터들도 지켜본다. 큰 대학을 상대로 증명할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NCAA 64강 토너먼트는 매해 3월마다 미국 전역을 농구 광란에 빠트려 ‘3월의 광란’이라 불린다. 2019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스포츠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파이널 포(4강과 결승)는 3억 달러(3700억원)로 3위에 올랐다. 1위는 NFL(미국프로풋볼) 수퍼보울, 2위는 여름올림픽이며, 4위 축구 월드컵보다 높다.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도시 주민들까지 응원에 나서는 ‘전미 최고 농구 축제’다. 돈을 걸고 베팅하는 미국인 수가 4700만명 이상이며, 과거에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도 승패 맞히기에 참가한 적도 있다. 토너먼트 대회라 이변이 속출해 재미를 더한다.
‘NBA 수퍼스타’ 커리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데이비슨대의 A-10 4강전을 TV로 지켜본 인증샷을 남기겨 “와일드 캣츠 베이비가 되기 좋은 날”이란 글을 남겼다. 커리는 데이비슨대 와일드 캣츠 출신으로 2008년 NCAA 토너먼트 8강행을 이끈 바 있다. 이현중은 “작년 11월 NBA 골든스테이트-시카고 불스전을 직관했다. 홈 경기 티켓이요? 커리가 줬다. 커리는 2020년 데이비슨대의 줌 영상 미팅에도 참여한 적 있다”고 전했다. 커리 ‘직속 후배’라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이현중의 롤모델은 커리의 소속팀 동료인 클레이 탐슨(32·미국)이다. 작년 수원 삼일상고에서 만났던 이현중은 “농구는 커리가 재밌게 하지만, 닮고 싶은 건 탐슨이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같은 올라운드 플레이가 안된다면, 탐슨 같은 ‘3앤드D’(3점 슛+수비)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친구들은 이현중을 ‘클레이 리’, ‘코리안 탐슨’이라 부른다.
1, 2학년 땐 슛에 특화된 ‘캐치 앤 슈터’였는데, 지금은 2번(슈팅가드)와 3번(스몰포워드)을 오간다. 슛만 쏜다면 한계가 있어 픽앤롤, 패스 플레이메이킹, 수비까지 생각한다. 비시즌에 김효범 서울 삼성 코치에게 배우며 슛 타점을 높게, 슛 타이밍을 빠르게 수정했다. 평균 득점은 지난 시즌 13.5점에서 16.5점으로 늘었다.
이현중은 1984년 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57)의 아들이다. 성정아는 14일 전화통화에서 “현중이가 결승전 후 ‘나 때문에 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상대가 귀찮을 정도로 따라 다녔다. 극적으로 ‘매드니스’에 나가게 됐다. NBA 만큼 비중이 큰 대회라고 하더라. 아들 경기를 보기 위해 내일 부랴부랴 미국에 간다”고 전했다.
성정아는 “현중이가 ‘호주 아카데미’ 시절 매일 울었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됐다. 집에는 한 번도 힘들다는 얘기를 안 했다. 현중이가 대학 1학년 때는 ‘가비지 타임(점수 차가 벌어져 경기를 포기)’에 들어가 몇 분, 몇 초만 뛰었다. 그걸 이겨내고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걸 보고 남편한테 ‘쟤 대단한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는데, 전교 8등으로 삼일중에 입학했고, 수학도 잘했다. 어릴적 영어 유치원을 보냈지만 영어 준비가 덜 됐는데도, 데이비슨대 입학 기준인 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1000점을 넘겼다. 만약 기준이 1200점이었다면 1200점까지 올렸을 아이”이라고 전했다.
선수 시절 소속팀에서 센터를 봤던 성정아(키 1m82㎝)는 여자농구대표팀에서는 4번(파워포워드)을 맡았고 박찬숙이 5번(센터)를 봤다. 성정아는 “농구 센스나 시야를 현중이가 닮은 것 같다. 저도 힘이 좋은 편이었는데, 현중이도 마른 편이지만 힘을 쓸 줄 아는 몸이라고 하더라. 또 아빠(이윤환 삼일상고 감독)의 손감각과 슛감각을 물려 받은 것 같다. 물론 본인 노력이 가장 크다”고 했다. 중2 때까지 키가 1m82㎝였던 이현중은 고1 때 1m98㎝까지 컸다. 체중은 92~94㎏까지 늘렸다.
미국 CBS 방송사가 이현중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밀착 취재를 했고, ESPN은 지난 10일 이현중을 집중조명했다. 이현중은 대학농구 최고 스몰포워드에 주어지는 ‘쥴리어스 어빙 어워드’ 최종 후보 5명에 이름을 올라 있다.
NCAA 토너먼트에는 NBA 스카우터와 구단 관계자들이 몰린다. 이현중에게 ‘쇼케이스’나 다름 없다. 이현중은 2022 NBA 신인 드래프트를 고려 중이다. 60명만 뽑는데, 미국 360여개 대학에서 졸업생 뿐만 아니라 1, 2학년도 ‘얼리 엔트리’로 나온다. 데이비슨대에서 커리 이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은 선수는 없다. 미국 매체들은 이현중이 2라운드에 지명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현중은 올 초 “(올해) 기회 된다면 (드래프트에) 나가야죠. 올 시즌 남은 경기를 다 뛰어보고 피드백 결과에 따라 결정하려 한다. (하)승진이 형이 ‘제발 NBA에 가서 (한국) 농구판 좀 바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승진(37·2m21㎝)이 2004년 신인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이블레이저스 지명을 받았고, 이현중이 한국인 NBA 2호에 도전한다.
성정아는 “현중이의 꿈인 만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 “시즌 도중에 한 상대팀은 현중이를 막기 위해 1시간 반을 미팅 했다고 하더라. NBA에는 훌륭한 선수가 많아 현중이만을 타깃으로 삼지는 않을 것 같다. 1학년 때는 교체멤버로 들어가 슛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켰는데, 그런 역할은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현중은 올 초 “커리도 신체적 조건이 아니어도 다른 걸로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커리를 보면 희망도 생긴다”며 “손흥민 선수가 롤모델이다. 나도 (NBA 진출은) 절대 안 될거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꿈을 크게 가질수록 열망도 늘고 그만큼 노력도 하게 된다. 한번 뿐인 인생, 실패에 대한 두려움 대신 즐겁게 도전해보려 한다. 나도 손흥민 선수처럼 ‘드림 빅(Dream big)’”이라고 했다.
이현중의 인스타그램에는 ‘내 꿈은 존중 받아 마땅하고 그 누구도 뭐라 할 자격 없어’라고 적혀있다.
기사제공 중앙일보
박린 기자
프로토, 토토, 네임드달팽이, 네임드, 스코어게임, 가상축구, 총판모집, 먹튀검증, 알라딘사다리, 먹튀폴리스, 라이브맨, 로하이, 슈어맨, 네임드, 네임드사다리, 해외배당, 올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