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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모교 vs 김광현 모교 맞대결... SSG배가 만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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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마트배] 부산고와 안산공고 8강에서 격돌
 

▲  대구상원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안산공업고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기막힌 장면이 연출된다. 대회 후원사인 신세계가 운영하는 야구단 SSG 랜더스를 대표하는 투수 김광현의 모교인 안산공업고등학교, 그리고 대표하는 타자 중 하나인 추신수의 모교인 부산고등학교가 8강에서 맞붙는 일이 벌어진다.

우승권에 올라있는 서울권 학교 두 곳도 8강에서 대격돌을 펼친다. 선린인터넷고를 상대로 신승 끝에 승리를 거둔 덕수고등학교가, 그리고 배명고의 돌풍을 잠재운 장충고등학교가 서로 맞붙는다. 덕수고와 장충고의 경기는 7일 오전 11시에, 부산고와 안산공고의 맞대결은 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린다.

8일 맞붙는 마산용마고와 충암고의 대결, 천안북일고와 경북고가 맞붙는 대결도 볼 만하다. 부침을 겪었던 북일고등학교는 부활을 알리는 날갯짓을 SSG배에서 시도하고, 충암고등학교는 지난해 2연패의 감각을 올해도 이어가려 시도한다.

'즐겼기에 만든 기적' 안산공고

안산공업고등학교는 정말 오래간만의 4강 도전에 나선다. 안산공고는 SK 와이번스를 이어 SSG 랜더스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좌완 투수 김광현의 모교이기도 하다. 재학시절 '광현공고'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던 안산공업고는 2005년 황금사자기 4강에, 2006년에는 청룡기와 봉황대기 4강까지 밟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 선수의 졸업 이후 다시 위세가 쪼그라든 안산공업고등학교. 물론 2017년에는 신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정룡기에서 포항제철고를 꺾고 4강까지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을 바라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세계·이마트배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름난 선수 없이 이뤄낸 성과였다.

안산공고는 32강에서 호남 야구를 대표하는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올라와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16강에서 대구상원고를 만났다. 하지만 초반 터진 타선, 그리고 선수들의 역투가 빛났다. 이날 안산공고는 박일훈과 권현민이 선배 김광현을 연상케 하는 역투로 영봉승을 만들어냈다.
 

▲  부상 투혼을 펼친 안산공고의 박일훈 선수. V자를 한 중지손가락 끝마디에 생채기의 흔적이 역력하다.
ⓒ 박장식


 
1회 초 선두타자부터 불꽃을 뿜어냈다. 선두타자 김정환이 우선안타로 출루한 뒤, 이어 김민준이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쳐내며 선취점을 올렸다. 안산공고는 4번 타자 박효재의 안타까지 나오며 첫 회에 2점을 올렸다. 그리고 박일훈이 6.1이닝동안 11K를 곁들인 호투를, 권현민이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지역의 맹주 학교들을 만났지만 연승을 거둔 안산공고 선수들은 즐기면서 야구했기에 기적을 만들어냈다. 송원국 안산공고 감독은 "우리는 광주일고 때도, 이번에도 위축된 팀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팀을 위해서 한 것이 승리의 비결이 되었다. 선수들이 만든 승리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4강에서도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일훈 선수는 상처가 터진 손가락의 아픔을 견디면서도 역투했다. 그는 "아이들 믿고 던졌다. 위기 때도 마음 편하게 가운데만 보고 전력으로 던진 덕분에 승리했다"며 웃었다. 이어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손 문제 때문에 질 뻔했는데,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다행"이라며, "투구 수 제한 때문에 뛰지 못하는 8강전에서는 아이들 열심히 응원해주겠다"며 웃었다.

'추신수 덕분에', 야구명가 재건 노리는 부산고

부산고등학교는 '모교 선수' 덕분에 야구명가 재건을 노린다. 추신수 선수가 SSG 랜더스에 복귀하면서 받은 27억 원의 연봉 중 3억 원을 부산고 야구부에 기부한 것. 부산고는 그 장학금을 허투루 쓰는 대신, 선수들이 뛰는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야간 경기가 가능한 시설, 그리고 실내 연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1회전부터 뛰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 16강전에서 만난 상대가 유독 강했다. 전다빈, 김서현 등 벌써부터 야구 팬들의 하마평이 오가는 선수들이 즐비한 서울고등학교를 만난 것. 하지만 부산고는 '선배가 뛰는 문학 야구장에서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일념 하나로 서울고 마운드를 난타하고 승리를 거뒀다.
 

▲  부산고의 박찬엽 선수가 홈으로 쇄도하면서 2루에서 펼쳐진 접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박장식


 
부산고등학교는 단 한 번도 서울고가 리드를 가져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은 선수들의 역투, 그리고 적재적소에 터져 준 타자들의 집중력이 훌륭했다. 2회 두 점을 먼저 뽑아낸 선수들은 4회에는 상대의 빈틈을 노려 한 이닝에 넉 점이라는 빅 이닝을 터뜨렸다. 선수들은 7회에도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원상현이라는 투수의 발견 역시 눈에 띄었다. 원상현은 5.2이닝을 던지는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투를 펼쳤다. 물론 3회 서울고 타선에 밀려 한 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야구팬들, 그리고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부산고는 결국 서울고를 7-2로 눌렀다.

부산고 박계원 감독도 얼떨떨한 듯 "막강한 서울고의 마운드를 우리가 누를 줄 몰랐다. 기동력의 야구를 하자고 얘기했는데, 상대 실책 유도도 많이 하면서 잘 했다"며 웃었다. 이어 "원상현 투수도 코로나19에 걸리고 회복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역투를 했다"고 칭잔했다.

박 감독은 "추신수 선수가 3억 지원해준 것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추신수 선수 덕에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라며, "선수들이 목동만 와도 좋아하는데 선배 뛰는 문학에 가면 얼마나 좋겠나. 문학도 내가 SK에서 코치 할 때에 비해 새로 단장했다는데, 거기까지 가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날 역투를 펼친 원상현 선수 역시 "상대가 서울고여서 부담이 되었는데, 애들이 잘 쳐줘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도, "솔직히 상대 김서현 선수의 피칭은 나도 계속해서 감탄만 했다. 그 친구에게 스피드나 힘에서 배울 점도 많고 하지만, 어쨌든 이겨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원상현 선수는 "준결승에도, 결승에도 등판해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며 웃었다.

4강 올라갈 학교는 어디?

4강으로의 길에 오를 다른 학교들도 주목된다. 덕수고등학교는 2021년 가지지 못했던 우승을 2022년의 첫 대회에서 노린다. 제구를 더욱 높였다는 '괴물투수' 심준석은 좌완 임정훈 선수와 함께 원투펀치로 8강에 나선다.
 

▲  배명고와의 16강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장충고 류현준 선수(오른쪽)이 원종해 선수에게 물세례를 맞고 있다.
ⓒ 박장식


 
이에 맞서 장충고가 역시 지난해 가지지 못했던 우승을 위해 덕수고와 만난다. 특히 장충고는 짜릿한 역전 끝내기로 배명고를 꺾고 8강에 진출했기에 더욱 각별하다. 송민수 감독은 "덕수는 항상 봐온 팀이기에, 서로 장단점을 알기 때문에 충분히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했다.

반대편 시드에서는 충암고가 마산용마고를 만난다.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충암고를 누르지 못해 4강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마산용마고는 충암고를 상대로 앙갚음에 나선다. 4강으로의 길목에서 다시 만난 마산용마고가 충암고를 상대로 지난해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강전 마지막 경기는 명가재건을 노리는 지역 명문 학교들이 맞붙는다. 리빌딩을 거쳐 신발끈을 고쳐묶은 천안북일고, 최근 이어졌던 무관의 한을 깰 경북고가 맞붙는다. 누가 이기더라도 의미가 클 경기에서 누가 승리할지 기대가 모인다.

8강부터는 SPOTV를 통해 모든 경기가 중계된다. 첫 대회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어떤 학교가 웃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박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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