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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시즌 보낸 정지석의 눈물…"실망스러운 모습 보여드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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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정지석이 9일 홈구장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의 눈은 한참이나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흐른 눈물 탓이었다.

대한항공은 9일 홈구장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정상을 밟았다. 1차전 승리 후 2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마지막 3차전을 따내면서 감격을 맛봤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과 직전 2020~2021시즌의 뒤를 이어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또,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도 달성했다.

하나뿐인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는 대한항공 외국인선수 링컨에게 돌아갔다. 이날 링컨은 홀로 34점을 올리면서 가장 큰 수훈을 올렸다. 득점에선 무려 57점을 기록한 KB손해보험 케이타에게 밀렸지만,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또 한 명의 숨은 MVP도 있었다. 정지석이다. 이날 정지석은 코트를 넓게 활용하면서 31점을 쌓아 링컨과 쌍포를 이뤘다. 또,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정지석은 "1차전을 이기고 난 뒤 선수들 모두 '지난해보다는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설레발을 떨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2차전이 약이 됐다. 감독님 작전판에는 '네버 기브 업(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포기하지 않으니까 기회가 왔다"고 3차전 승리 비결을 이야기했다.

정지석은 이날 온탕과 냉탕을 계속 오갔다. 결정적인 서브에이스와 오픈 공격으로 분위기를 탈 때도 있었지만, 크고 작은 실수로 고개를 숙이는 순간도 많았다. 그래도 62.16%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앞세워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정지석은 "(5세트에선) 서브 하나를 하러 갈 때마다 이 공 하나로 승패가 갈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절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고)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초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조심스럽게 되뇌었다.

본인의 이야기대로 정지석은 이번 시즌을 어렵게 시작해야 했다. 직전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했지만,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1월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KOV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대한항공 구단은 자체적으로 정지석이 2라운드까지 출장할 수 없도록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4일 인천 우리카드전을 통해 복귀한 정지석은 여전한 실력을 뽐내며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MVP급 활약을 펼치면서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힘겹게 코트로 복귀해 정상의 공기를 다시 맛본 정지석은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다시 알게 됐다. 힘든 시간이 생각났다"고 눈물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속내를 대신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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