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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의 V2, 먼저 떠난 선가희도 함께 했다

드루와 0

 



"하늘나라에 있는 선가희 선수, 보고 계십니까? 선가희 선수라는 별은 떠났지만, 이제 KB스타즈 가슴 속에는 선가희 선수의 이름과 함께, 이제 영원히 지지 않는 또 하나의 별이 새겨집니다."

KB스타즈가 우리은행을 꺾고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하던 순간. 경기를 중계하던 강성철 KBSN 스포츠 캐스터는 이렇게 한 선수의 이름을 먼저 언급했다.

선가희.

2000년 10월 7일 생으로 숭의여고를 졸업하고 2018~19 WKBL 신입선수선발회 2라운드 전체 7순위로 KB에 지명된 선수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퓨처스 무대에서 활약하던 선가희는 지난 시즌부터 조금씩 1군 무대에도 출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선수였던 선가희는 시즌을 앞두고 열린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도 팀의 우승을 이끌며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가희라는 꽃은 결국 활짝 피지 못한 채, 그 이름을 지우게 됐다.

FIBA 호주 월드컵 최종 예선으로 인해 WKBL이 긴 겨울방학에 들어갔던 지난 2월 11일. 그는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마쳤지만 상황이 희망적이지 않았다.

이후, 힘겹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이어가던 선가희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사랑했던 가족,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지난 3월 4일 향년 21세로 영면에 들었다.

동료의 갑작스런 비보에 KB 선수단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다시 재개된 리그에서 KB 선수들은 "(선)가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잡았다.

유니폼 가슴 중앙에는 선가희의 이름과 번호를 새겼다. 홈 경기에서 그를 추모했고, 원정 경기에는 그의 유니폼을 챙기며 항상 함께했다.

매번 KB의 벤치에서 큰 소리를 외치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선수들을 독려하던 선가희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의 이름만은 코트를 달리는 KB 선수들 모두와 함께하고 있었다.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KB 선수들이 있는 곳 어디에나 선가희는 있었다.



 



시상식과 우승 행사에도 KB는 그를 잊지 않았다.

선가희의 아버지가 경기장을 찾아 KB의 우승을 함께 축하했고, KB선수단은 선가희의 아버지를 우승 헹가래로 반겼다. 우승 기념 사진 가운데에도 그의 아버지가 함께했다.

챔피언의 림 그물 커팅식에도 선가희가 있었다. 선가희의 입단 동기인 이윤미가 선가희의 유니폼을 입고 그물을 잘랐다.

숙원이었던 V2를 이룬 순간. KB는 선가희를 잊지 않았고, 선수들 역시 선가희와 함께 였다.

마지막 경기, 선수명단에 비록 그의 이름은 없었지만, KB가 이룬 압도적인 V2 통합 우승. 그 역사에는 선가희의 이름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다음은 동기였고, 팀에서 그와 가장 친했던 이윤미가 우승 후 하늘로 보낸, 선가희를 향한 편지다.

가희야,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나.
내 옆에 항상 있었던 너인데... 없어서 너무 허전하고, 또 허전해.
모두가 너무 힘들었을 때, 네가 와 줘서 우리가 함께 이겨낸 것 같아서, 난 괜히 마음이 더 고맙고 울컥하네.
아빠는 오히려 우리를 더 걱정해주시고, 위로해 주셔.
너를 비롯해서 우리 모두가 노력해 온 두 번째 챔피언인데, 함께 해줘서 고마워. 우리, 항상 함께하고, 내 옆에 있어줘. 곧 보러 갈게. 심심하고 외롭겠지만 조금만 기다려줘.
나 경상도 사람이라는 핑계로 말 한 번 예쁘게 못했지만, 지금에야 말하네.
"선가희 사랑해, 고마워!"























사진 = 이현수 기자

기사제공 루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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