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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형, 인터뷰 약속 시간에 20분 늦었네. 일부러 제 컨디션 떨어뜨리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서울 SK 최준용)
“(최)준용아. MVP(최우수선수)는 MVP답게 마음이 넓어야 해. 하하.”(고양 오리온 이대성)
20일부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격돌하는 서울 SK 포워드 최준용(28)과 고양 오리온 가드 이대성(32)은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했다. 전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만난 둘에게 사진 포즈를 부탁하자 서로 농구공을 뺏는 자세를 했다.
둘은 각 팀의 에이스다. 올 시즌 국내선수 득점과 리바운드 3위 최준용은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에 등극했고, 국내 득점 1위 이대성은 리그 베스트5에 뽑혔다. 4살 차이인 두 남자는 ‘브로맨스’로 유명하다. 둘 다 거침 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코트의 이단아’라 불린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이 작전 타임 때 “공이 안보였어? 그러면 렌즈를 껴”라고 질책하자, 이대성은 3점슛을 넣은 뒤 양 손가락으로 안경 모양을 만들어 눈에 대는 ‘렌즈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준용은 손목에 새긴 ‘행운의 2달러 문신’을 팬들에게 날리는 세리머니를 한다.
이대성은 “전 시력이 2.0인데 즉흥적으로 ‘보고 있나 세리머니’를 해봤다. 톡톡 튀는 준용이에게 그런 배포를 배웠다. 얘(최준용)는 세리머니 하려고 문신까지 새겼다”고 했다. 최준용은 “4강 PO에서 ‘행운의 2달러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 쉬운 팀을 상대로 세리머니를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대성이 “제가 MVP를 잡겠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인 준용이를 넘어 보겠다”고 하자, 최준용은 “저처럼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라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최준용이 지난 시즌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을 때 이대성이 산책도 같이 하며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최준용과 이현중(미국 데이비슨대) 등 후배 농구 선수들은 이대성을 잘 따른다. 이대성은 미국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 진출하는 등 도전 정신이 있고 2019년 챔피언결정전 MVP도 수상했다.
최준용은 “형의 ‘말빨’이 좋아서 후배들이 속는 거다. 만약 형이 보험설계사나 차 딜러를 했다면 대성공을 거뒀을 것”이라고 농담한 뒤 “제 정신적 지주이자 멘토다.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사실 재활 트레이너도 대성이 형이 소개 시켜줬다”고 했다. ‘가장 기억 남는 이대성의 조언’을 묻자 최준용은 “형이 말이 너무 많아서 기억을 다 못한다”며 “형이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몇 배를 노력해야 한다. 아니면 금방 내려 온다’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지난 6일 정규리그 시상식에 MVP 최준용은 파란색 털 코트, 베스트5에 오른 이대성은 빨간색 정장 상의를 입고 참석했다. 이대성은 “제 빨간색 수트를 보고 사람들이 ‘네가 MVP 받으러 왔냐’고 놀리더라. 준용이가 다치고 복귀했는데도 시즌 초반에 놀랄 정도로 잘해서 ‘MVP를 타면 내가 이 옷 입고 가서 축하해줄게’라고 약속했다”고 했다. 최준용은 “제가 같이 맞추러 가서 골라준 옷이다. 지금은 반신반의하겠지만 10년 뒤 사람들이 유행처럼 따라 입을 것”이라고 했다.
SK는 최준용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로 4강 PO에 직행했다. 오리온은 6강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3연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SK가 5승1패로 앞섰다. 최준용은 “유일한 패배가 대성이 형이 (코로나19 이슈로) 안 뛰었을 때 진 거다(웃음). SK가 3대0으로 끝낼 거다. 대성이 형을 1대1로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버텨주는 팀원의 차이가 크다. 오리온은 이대성과 머피 할로웨이를 빼면 누가 있죠?”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대성은 “오리온이 객관적 열세인 건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다. 제가 입수한 일급 정보에 따르면 SK는 농구게임기로 치면 패드에서 ‘패스 버튼’이 빠졌다더라. 서로 챔프전 MVP를 받겠다고 싸운다면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라고 받아쳤다. 이어 이대성은 “준용이에게 ‘멋진 벽을 보여 달라. 내가 벽에 부딪히면 깨끗이 받아들이고 그 벽을 넘기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서로 인정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둘은 2017년 농구대표팀 벤치에서 물을 나눠 마시며 친해졌다고 했다. 이대성은 “이듬해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준용이가 ‘형. 저 진짜 농구 잘하고 싶다’며 절 찾아왔다. 투덜투덜대면서도 다 따라했다. 새벽 운동부터 다 따라온 선수는 딱 둘 뿐이다. 송교창(전주 KCC) 그리고 준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둘의 행동과 발언이 과하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인기 바닥을 찍은 프로농구의 부활을 위한 몸부림이다. 이대성 “저희 있는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그래도 드러내면 감당해야할 부분이 많아진다. 조금만 못해도 욕을 더 먹는다. 그래도 우리 둘의 방향성은 농구를 잘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우리가 야구선수 분들처럼 (연봉) 몇십억씩 받지는 않지만, 코트에서 솔직함, 당당함, 에너지를 보여드리면 팬들도 끌어들이고 가치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최준용은 “우리 둘 다 농구에 진심”이라고 했다.
이례적으로 경기 전날 저녁인데 이대성이 최준용, 양 팀 외국인선수 4명을 멕시코 식당에 데려갔다. 최준용이 “내일 경기인데 타 팀 선수를 만나는 건 ‘역대급’ 아닌가요”라고 했다. 그러자 이대성은 “준용이 맛있는 저녁을 사주려고 팀 회식 때 순댓국도 안 먹었다. 앗! 그런데 카드를 두고 왔네”라고 농담했다. 그러자 최준용은 “와~ 이 형.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래요”라며 웃었다.
기사제공 중앙일보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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