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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홈런, 가슴 찡했다" 1999년 한화 우승 멤버, 전화통에 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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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선수 시절 임주택 한화 운영팀 육성 파트장. /한화 이글스 제공

 



[OSEN=고척, 이상학 기자] “갑자기 전화들이 오길래…”

임주택(54) 한화 운영팀 육성 파트장은 지난 27일 일본 소프트뱅크 3군과 교육리그 경기를 위해 김해 상동에 있었다. 다음날이 교육리그 마지막 경기라 이것저것 체크할 게 많았던 이날 밤, 임주택 파트장의 휴대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아들 임지열(27·키움)이 고척돔에서 열린 LG와의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대타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린 뒤 아버지 임주택 파트장에게도 축하 연락이 쏟아졌다. 

임지열은 이날 3-4로 뒤진 7회 2사 1루에서 이용규 타석에 대타로 출장, LG의 바뀐 투수 이정용의 초구 147km 직구를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비거리 130m 대형 홈런. 맞는 순간 엄청난 타구음이 고척돔 실내에 울렸다. 키움의 6-4 역전승을 이끈 결승 투런포. 키움은 임지열에 이어 이정후의 솔로포까지 백투백 홈런이 터지며 승기를 굳혔다. 

이 순간을 아버지 임주택 파트장은 라이브로 보지 못했다. 임 파트장은 “아들이 주로 교체로 나오다 보니 경기를 라이브로 다 챙겨보진 않는다. 일을 하면서 경기를 잠깐 보곤 했는데 갑자기 전화들이 오길래 뭐 하나 했나 싶었다”며 “홈런인 줄은 몰랐다. 상대 투수가 홈런이 잘 안 맞는 투수인데 정말 잘 쳤더라. 가슴이 찡했다. 대견하다”며 부정(父情)을 드러냈다. 

임 파트장은 지난 1991년 빙그레에 입단한 뒤 2002년까지 한화에서 12시즌 통산 854경기를 뛰며 타율 2할4푼9리 350안타 54홈런 204타점을 올렸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한 방씩 터뜨렸다. 한화가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1999년에도 임 파트장은 80경기 타율 3할5리 6홈런 21타점으로 쏠쏠하게 활약하며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OSEN=고척, 손용호 기자]7회말 2사 1루 키움 임지열이  바뀐 LG 투수 이정용으로 부터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2.10.27

 

 



임지열도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임 파트장은 “처음에는 야구를 안 시키려고 했는데 어릴 때부터 야구하는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임지열은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로는 아버지께서 야구 기술적인 이야기는 잘 안 하셨다. 아버지도 야구를 하셨기 때문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하신 것 같다. 항상 격려와 칭찬만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임 파트장은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이 있는데 내가 해줄 조언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지열은 1999년 한화 우승 멤버인 아버지처럼 키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꿈꾼다. 그는 “아버지한테 1999년 한화 우승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때 한화도 슈퍼스타가 많은 팀이 아니었지만 우리처럼 짜임새 있는 분위기로 우승했다고 들었다. 우리도 V1을 했으면 좋겠다”고 부자 우승을 꿈꿨다. 

임 파트장은 “아들이 어릴 때 한화가 우승을 했다. 우승하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며 “그런데 그때 한화에는 스타 선수들이 많았다. 투수로는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이 있었고, 장종훈, 댄 로마이어, 제이 데이비스까지 타자들도 좋았다. 무엇보다 이희수 감독님의 촉이 워낙 좋았다”며 1999년 한화에 슈퍼스타가 많지 않았다는 아들의 말에는 반박(?)했다. 



임주택-임지열 부자. /한화 이글스 제공, OSEN DB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2차 2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임지열은 그동안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2019년 뒤늦게 1군에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1군 31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40경기 타율 2할7푼5리 36안타 1홈런 15타점으로 시즌 후반기에 가능성을 보였고, 가을야구 엔트리에 들어 시리즈마다 결정적 한 방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6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8회 상대 마무리 김재윤에게 쐐기 투런 홈런을 터뜨려 키움의 8-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임 파트장은 “키움 (홍원기) 감독님이 후반기부터 준 기회를 본인이 놓치지 않는 것 같다. 프로라면 믿고 내보내줬을 때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 연차가 쌓였고, 타자로선 야구에 눈을 뜰 나이다. 어제 홈런은 진짜 잘 쳤지만 지나간 것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잘해서 좋지만 우리 한화도 잘 돼야 한다. 한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편 키움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를 4-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키움에는 대표적인 야구인 2세 선수로 이정후가 있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은 해태 시절 3번, KIA 시절 1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경험해본 부자 선수로는 박철우-박세혁, 유두열-유재신 부자가 있다. 올해 키움이 이 기세로 SSG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면 이종범-이정후 부자, 임주택-임지열 부자가 동시에 역대 3번째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OSEN=고척, 이대선 기자] 키움 이정후와 임지열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0.27

 

 

 

기사제공 OSEN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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