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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5년→KBO 48승→빅리그 에이스…'기적 쓰는' 켈리의 반전 드라마 [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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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빅리그 경험이 전무했던 투수가 낯선 땅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뒤 그토록 원하던 목표를 이뤘다. KBO 역수출 신화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투수 메릴 켈리가 그 주인공이다.

애리조나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차전에서 9-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가 됐다.

팀의 1차전 패배로 2차전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이날 선발 중책을 맡게 된 켈리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러나 '에이스'는 팀에 승리를 안겼다. 부담감과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텍사스 타선을 봉쇄, 데뷔 첫 월드시리즈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7이닝을 투구하면서 볼넷 없이 탈삼진을 9개 이상 잡은 건 이번이 10번째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기량을 갈고 닦은 켈리에게도 꿈만 같은 일이었다.

2010년 8라운드 전체 251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았던 켈리는 2014년까지 5년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트리플A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빅리그에 데뷔하진 못했다. 2010~2014년 켈리의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은 125경기 39승 26패 평균자책점 3.40.

그랬던 켈리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켈리는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팀 더램 불스에서 뛰면서 이학주(롯데)와 덕 매티스(전 삼성)로부터 KBO리그 및 한국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접했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손을 잡았다. 계약 내용은 총액 3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켈리가 경기 운영 능력, 볼의 무브먼트가 좋다는 게 SK 구단의 설명이었다.

SK 구단은 빅리그를 경험하진 못했어도 2013년과 2014년 트리플A를 경험하며 보여준 켈리의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켈리는 KBO 첫 해였던 2015년 30경기 181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고, 재계약 도장까지 찍었다.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한 켈리는 2016년 31경기 200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 2017년 30경기 190이닝 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3년간 매 시즌 180이닝 이상 던졌다. 4년 차가 된 2018년에도 28경기 158⅓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고, 플레이오프(2경기 6⅔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4.05)와 한국시리즈(2경기 12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2.19)에서도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4년(정규시즌) 통산 성적 119경기 729⅔이닝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켈리는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날을 기다려왔던 켈리는 팀과 선수 본인 모두 간절했던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미국으로 향했다.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애리조나였고, 양 측은 2+2년 계약을 맺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었던 켈리는 빅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맹활약했다.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면서 32경기 183⅓이닝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애리조나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이 단축된 2020년에는 5경기 31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의 성적을 남겼다.



 



애리조나는 2020시즌 종료 이후 구단 옵션을 행사하면서 애리조나와 켈리의 동행은 계속됐다. 그러면서 2019년 200만 달러, 2020년 3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켈리는 2021시즌 425만 달러, 2022시즌 525만 달러를 가져가게 됐다.

켈리는 구단의 옵션 실행 이후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1년 27경기 158이닝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 지난해 33경기 200⅓이닝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팀뿐만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지난해 4월에는 2년 총액 1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까지 합의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주가를 점점 끌어올렸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현지에서도 'KBO 역수출 사례'로 켈리를 주목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제 몫을 다한 켈리는 30경기 177⅔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로 잭 갤런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맡은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는 29일 텍사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을 포함해 4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매 경기 최고의 투구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켈리다.

소속팀 애리조나가 2001년 이후 2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하는 가운데, 지금의 흐름이라면 켈리에게 선발 등판 기회가 한 차례 더 주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해피엔딩을 원하는 켈리와 애리조나가 올가을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FP, UPI/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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