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찢어진 거 알고 있었죠.”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22)은 지난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서 키움으로 넘어왔다. 당시 키움은 에이스 자원 최원태를 내주는 대신 신인 투수 김동규,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이주형을 데려왔다.
경남고 출신으로 20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에 입단했던 이주형은 LG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워낙 뎁스가 두터운 LG에서 기회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찍 현역으로 국방의 의무를 해결하며 올 시즌 다시 돌아왔지만 1군이 아닌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키움 이주형. 사진(고양)=이정원 기자
키움 이주형. 사진=김영구 기자
그런 그에게 키움 이적은 신의 한 수였다. 이주형은 오자마자 팀에 주전 타자로 활약하며 팀 타선에 힘을 더했다. 이정후가 빠진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이주형은 이적 후 51경기에 나서 타율 0.330 66안타 6홈런 34타점 30득점을 기록했다. 내년을 기대케했다.
지난 1일 고양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만난 이주형은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쭉 잡으려고 했던 게 간절한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이렇게 풀로 뛰는 게 처음이라 한 경기 한 경기를 전력으로 임했다. 좋은 기억만 안고 시즌을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키움은 1군 및 베테랑 선수들은 고양에서, 2군 및 신인급 선수들은 홍원기 키움 감독의 지도 아래 원주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형은 고양에서 회복 훈련에 임하고 있다. 기술 훈련 대신 재활과 회복에 매진 중이다. 시즌 막판 왼쪽 허벅지를 다쳤기 때문.
그는 “왼쪽 허벅지가 좋지 않다. 마무리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회복 훈련만 해야 될 것 같다. 사실 시즌 막판 허벅지가 찢어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하고 싶어 구단과 감독님에게 말해 뛰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지명타자로만 넣으셨다”라고 말했다.
키움 이주형. 사진=김영구 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욕심이 있었기에, 아파도 뛰려고 했다.
이주형은 “내심 뽑히고 싶어 끝까지 한 것도 있는데, 끝나고 나니 더욱 심해져서 안 되겠다고 느꼈다”라며 “난 후반기만 뛰었는데도 탈이 났는데, 내년 144경기를 다 뛰려면 더욱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아픈 것도 경험이라 생각하기에, 내년에는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주형의 활약은 키움 팬들에게 위안을 주기 충분했다. 키움 팬들은 그런 이주형을 두고 ‘복덩이’라 불렀다.
이주형도 “팬들이 그렇게 불러주시니 나 역시 그런 선수가 되려고 노력했다.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이번에 한 타석 한 타석 결과에 따라 내 스윙과 폼이 달라지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꾸준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자신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
키움 이주형. 사진=김영구 기자
그는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주고 싶다. 60점을 준 이유는 시즌 막판 지명타자로 많이 나가고, 또 삼진을 많이 먹었다. 타격 페이스도 떨어졌다”라며 “비시즌 때는 배트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144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키움 이적은 나에게 너무나도 잘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LG에서 배운 게 없다는 게 아니다. LG에서는 1군 벽을 느꼈는데, 1군 선수가 되기 위한 그 과정에서 간절함과 소중함을 배웠다”라며 “내년에는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싶다. 또 두 자릿수 홈런도 치고, 도루도 20도루 이상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키움 이주형. 사진=김영구 기자
고양=이정원 MK스포츠 기자
기사제공 MK스포츠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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