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kt는 승부수를 띄웠고 성공했는데, NC는 아직도 조심스럽다. 5차전까지 가면 에릭 페디로 선발 매치업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사령탑은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NC 다이노스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11로 대패했다. 선발 싸움에서 중량 차이가 큰 경기라 kt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다. 그런데 결과는 생각보다 더 큰 차이로 나타났다.
NC는 선발 송명기가 1⅓이닝 4실점에 그치고, 두 번째 투수 이재학마저 2⅓이닝 4실점하면서 초반에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줬다. 타선은 6회 들어서야 첫 안타를 칠 만큼 단 사흘만 쉬고 나온 kt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철저히 막혔다.
문제는 5차전이다. NC 강인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5차전 선발투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페디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페디의 컨디션이 100% 회복되지 않았다. 고민을 하고 있다. 신민혁도 나쁘지 않다. 컨디션을 체크해보고 내일 결정하겠다."
KBO는 이동일 오전 9시~10시에 다음 경기 선발투수를 발표한다. 이때까지 양 팀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는 LG 트윈스도 5차전 선발투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BO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험난했다.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와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16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했다가 오른팔에 타구를 맞고 쓰러졌다.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타구 직격의 여파가 꽤 오래갔다. 타박상에 이어 팔꿈치 충돌증후군을 호소해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끝내 등판하지 못했다. 단 4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다면 여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여기까지는 전화위복으로 볼 수 있었다. NC가 준플레이오프를 3승 무패로 끝내면서 페다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할 수 있었다. 페디는 6이닝 3피안타(1홈런)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12탈삼진은 선동열과 크리스 플렉센을 넘은 역대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신기록이다.
1차전이 끝난 뒤 페디는 "어떤 선수든 경기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는 것이 NC의 문화다. NC가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5연승을 거뒀다. 큰 문제없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몸을 사리려는 선수의 태도는 결코 아니었다.
스스로 안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 등판하는 것도 마냥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강인권 감독은 이점을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페디의 등판 일정을 아주 신중하게, 선수의 의견을 경청하며 결정했다.
강인권 감독이 꼽은 대안은 2차전 선발투수였던 신민혁이다. 사실 상대를 압도한 투수는 탈삼진을 12개나 기록한 페디가 맞다. 그런데 신민혁도 만만치 않은 투구를 했다. 삼진만큼 상대를 허탈하게 만드는, 인플레이 타구의 가치가 없다시피한 내야뜬공을 양산하며 kt 타선을 농락했다. 포스트시즌 2경기 12이닝 무실점은 우연이 아니었다. 81구를 던지고 나흘을 쉬었으니 일정에도 문제는 없다.
지칠대로 지친 NC지만 그래도 3일 대패로 필승조는 확실히 아꼈다. 강인권 감독은 "5차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힘든 건 잠시 넣어두고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디가 나와도 신민혁이 나와도 5차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NC는 배수의 진을 친다.
한편 kt도 5차전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NC가 선발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5차전 선발투수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래도 2차전에 나왔던 웨스 벤자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벤자민은 이때 5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올 시즌 NC전 성적도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상대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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