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 스탠드를 가득 메운 LG의 홈팬들이 경기 막판 우렁찬 목소리로 한 남자의 이름을 연호했다. LG를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승리로 이끌 마무리, 고우석(25)이었다.
전날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LG는 이날 역시 게임을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1회 초 선발투수 최원태가 4점이나 내줘 기선을 빼앗겼다. 그러나 투수 7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KT 타선을 봉쇄하며 흐름을 뒤바꿨다. 그 사이 야금야금 1점씩 추격하더니 8회 터진 박동원의 좌중월 2점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제 마지막 9회만 무실점으로 지키면 21년을 기다려온 한국시리즈 승리를 맛볼 수 있는 상황. 마운드에는 예상대로 LG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왔다. 유광점퍼를 입은 LG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고우석은 최고시속 154㎞의 직구와 130㎞대 커브로 김민혁과 조용호를 삼진 처리했다. 이어 김상수를 2루수 땅볼로 요리해 LG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승리를 안겼다.
2017년 데뷔한 고우석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LG 어린이팬 출신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며 오랫동안 LG를 응원했다. 충암고를 졸업한 뒤에는 1차지명으로 LG 선수가 되는 기쁨도 누렸다. 그러나 1998년생 고우석에게 LG 우승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LG가 1990년과 1994년 통합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을 밟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고우석은 “1차전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내가 공을 던질 때마다 LG팬들께서 내 이름을 연호해주셨다. 내가 LG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큰 힘이 됐다”면서 “나 역시 LG팬 출신으로서 이 경기를 위해 그동안 야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즐거웠다”고 웃었다.
인터뷰대로 고우석은 전날 1차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2-2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문상철에게 1타점 결승타를 내줘 고개를 숙였다. 결국 LG는 이날 2-3으로 졌다. 고우석은 “어제는 어제일 뿐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형들 역시 내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더라.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늘은 힘을 빼고 포수 미트만 본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했다.
1990년대 이후 긴 암흑기를 보낸 LG는 2010년대 들어 강팀으로 성장했다. 최근 5년 동안에는 계속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LG로선 이번이 절호의 우승 기회다. 이를 위해선 결국 마무리 고우석이 자기 몫을 해줘야 한다. 150㎞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고우석은 “2019년부터 가을야구를 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나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이를 잘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 실패의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고우석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1998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처남인 이정후다. 지난 1월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한 고우석은 “안 그래도 1차전이 끝난 뒤 (이)정후한테 연락이 왔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줄 점수 다 줬네’고 하더라”면서 “정후와는 소속팀은 다르지만 2019년부터 계속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사제공 중앙일보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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