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로테이션을 가동한 리버풀이 툴루즈 원정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리버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스타디움 뮈니시팔에서 열린 툴루즈와의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서 2-3으로 졌다. 2골을 먼저 내주고 끌려간 리버풀은 후반 상대 자책골로 추격했으나 한 골 더 내주면서 1-3이 됐고, 경기 종료 직전 한 골 더 따라붙었으나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조별리그 첫 패를 기록한 리버풀은 3승1패, 승점 9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툴루즈가 2점 차로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에 1위 16강 진출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홈 팀 툴루즈는 4-4-2로 나섰다. 기욤 레스트가 골문을 지켰고, 미켈 데슬러, 로건 코스타, 라스무스 니콜라이센, 무사 디아라가 백4를 형성했다. 아론 된눔, 빈센트 시에로, 크리스티안 카세레스, 가브리엘 수아소가 중원을 구성했다. 티스 달링가, 니클라스 슈미트가 최전방 투톱으로 출전했다.
원정 팀 리버풀은 4-3-3으로 대응했다. 알리송 대신 퀴빈 켈러허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비는 코스타스 치미카스, 자렐 콴사, 조엘 마티프, 조 고메스가 맡았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엔도 와타루, 하비 엘리엇이 중원을 구성했고 루이스 디아스, 코디 학포, 벤 도크가 최전방 3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다르윈 누녜스,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모하메드 살라 등 주전 선수들은 모두 벤치에서 시작했다.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한 리버풀이었다.
초반 기선은 리버풀이 제압했다.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공격에서 학포가 올려준 킥을 고메스가 머리에 맞혔다. 하지만 공은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나오면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전반 16분에는 도크의 과감한 돌파로 툴루즈의 측면 수비를 무너뜨렸다. 측면 플레이에 이어 맥알리스터의 중거리 슈팅까지 나왔지만 이번에는 골대 위로 살짝 뜨고 말았다.
툴루즈가 점점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리버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8분 리버풀의 수비가 한 순간 무너졌고, 툴루즈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수아소가 넘어지면서 슈팅을 시도해봤으나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리버풀은 다시 한 번 득점 기회를 잡았다. 레스트 골키퍼의 펀칭 미스로 공이 리버풀 쪽으로 흘렀고, 도크가 과감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려봤으나 레스트가 막아냈다.
리버풀이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한 가운데 툴루즈가 로테이션을 돌린 리버풀을 응징했다. 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치미카스가 공을 빼앗겼다. 공을 가로챈 돈눔이 박스 안까지 직접 공을 드리블해 들어간 후 왼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퀸사 발에 맞고 살짝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리버풀은 64%의 점유율, 슈팅 수 7-5를 기록하고도 1골 차 리드를 허용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알렉산더 아놀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살라 등 부랴부랴 주전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흐름을 가져오고자 했다.
하지만 후반에도 툴루즈의 기세가 이어졌다. 후반 2분 한 번의 침투패스로 리버풀 수비가 완벽히 허물어졌다. 뒷공간으로 파고든 달링가가 수비 시선을 분산시킨 뒤 노마크 위치에 있던 수아소에게 내줬다. 하지만 수아소의 슈팅은 골대 옆을 스쳐 지나갔다.
후반 5분에는 달링가가 리버풀의 골문을 흔들었다. 슈미트가 공간을 향해 침투하는 달링가에게 찔러줬다. 달링가는 마티프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니어 포스트를 노리는 정확한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주심은 마티프와 볼 경합 상황에서 달링가가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득점을 취소했다.
기어이 툴루즈가 한 골 더 달아났다. 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달링가가 깔끔한 터치로 잡아놨다. 이어 낮고 빠른 오른발 슛으로 골문 반대편 구석에 찔러넣었다. 열광하는 툴루즈 선수들, 팬들의 모습과 달리 리버풀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후반 21분에는 3번째 골을 터뜨렸다. 선제골 주인공 돈눔이 또다시 리버풀 골망을 열어젖혔다. 오른쪽 측면에서 돈눔이 직접 공을 몰고 전진했다. 수비 4명 사이를 파고든 돈눔은 슈미트에게 내줬고, 슈미트는 곧바로 리턴 패스를 연결했다. 돈눔은 골문 앞에서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돈눔이 슈미트에게 연결할 때 슈미트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는 판정이었다.
흐름을 좀처럼 되찾지 못한 리버풀은 학포를 불러들이고 누녜스까지 투입했다. 이어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28분 알렉산더 아놀드가 길게 전방으로 연결했고, 고메스가 머리로 띄워줬다. 공이 골문으로 향했고, 이를 걷어내려던 카세레스 어깨에 맞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툴루즈에게 3번째 실점을 내줬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프랑크 마그리가 골키퍼가 쳐내고 흐른 공을 달려들어 밀어넣었다. 수아소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켈러허거 손으로 쳐냈으나 공이 멀리가지 못하고 흘렀고, 쇄도하던 마그리가 재차 슈팅으로 이어가 결정지었다.
리버풀은 디아스를 빼고 조타를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결국 후반 44분 조타가 추격골을 터뜨리며 희망을 이어갔다. 수비 3명을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로 툴루즈 수비를 무너뜨린 조타가 왼발로 직접 마무리했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리버풀이 추가시간 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공격 과정에서 맥알리스터의 핸드볼 파울이 나왔다는 게 밝혀지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결국 툴루즈가 리버풀을 3-2로 꺾고 승리를 챙겼다.
유로파리그는 각 조 1위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직행한다. 2위 팀은 상위 단계인 챔피언스리그에서 조 3위로 16강에 가지 못한 팀들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현재 리버풀은 승점 9점으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리버풀은 다음달 1일 홈에서 LASK(오스트리아), 다음달 15일 위니옹 생질루아즈(벨기에)를 차례로 상대한다.
한편, A조에선 지난 시즌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유러파리그 본선 티켓을 거머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황인범 전 소속팀인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28분 루카스 파케타의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웨스트햄은 3승 1패를 기록하며 A조 선두를 질주했다.
B조에선 프리미어리그 구단 브라이턴이 최근 자국 리그에서 강등권에 몰린 아약스(네덜란드)를 적지에서 2-0으로 완파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임대로 온 안수 파티, 그리고 오른쪽 날개 사이먼 아딩그라가 각각 한 골씩 넣었다. 일본인 왼쪽 날개 미토마 가오루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G조에선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이탈리아)가 원정 경기에서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에 0-2로 무너졌다. 로마는 로멜루 루카쿠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고 파울로 디발라가 후반 교체투입하면서 추격전을 벌였으나 후반에 두 골을 내주고 완패했다.
◆2023/24 UEFA 유로파리그 10일 전적
▲A조
프라이부르크(독일) 5-0 바츠카 토폴라(세르비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 1-0 올림피아코스(그리스)
▲B조
아약스(네덜란드) 0-2 브라이턴 호브 앤드 앨비언(잉글랜드)
AEK 아테네(그리스) 0-2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C조
레인저스(스코틀랜드) 2-1 스파르타 프라하(체코)
레알 베티스(스페인) 4-1 아리스 리마솔(키프러스)
▲D조
아탈란타(이탈리아) 1-0 슈트룸 그라츠(오스트리아)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2-1 라코프(폴란드)
▲E조
라스크 린츠(오스트리아) 3-0 우니옹 생쥘루아즈(벨기에)
툴루즈(프랑스) 2-3 리버풀(잉글랜드)
▲F조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 1-2 비야레알(스페인)
렌(프랑스) 3-1 파나티나이코스(그리스)
▲G조
세르베테(스위스) 2-1 셰리프(몰도바)
슬라비아 프라하(체코) 2-0 AS로마(이탈리아)
▲H조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0-1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헤켄(스웨덴) 1-3 몰데(노르웨이)
사진=EPA, AP/연합뉴스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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