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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분노'의 역전승? 심판에 벌주고 교육해도 '도로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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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첫 승 후 23일만에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두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여자부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이 GS칼텍스를 풀세트 혈전 끝 세트스코어 3-2(17-25, 26-24, 24-26, 25-21, 15-10)로 돌려세웠다.

야스민이 45득점(공격성공률 58.82%)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폭발시키는 괴력을 선보였다. 박정아가 그 뒤를 이어 14득점(공격성공률 36.36%)을 올렸다.

이 날의 승리는 극적이었다. 1세트를 큰 점수차로 내줬지만 2세트부터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다 야스민과 실바가 나란히 후위득점을 뽑으며 듀스로 끌고갔고, 필립스와 교체로 들어선 박사랑이 서브득점을 터뜨렸다. 순순히 물러날 수 없는 GS칼텍스 역시 4세트 듀스 혈전 끝 실바의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차지했다.

4세트 후반부에서는 한 차례 판정 노이즈가 꼈다. 20-22로 페퍼저축은행이 2점 차 뒤쳐져 있던 상황에서 문지윤의 공격이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곧장 판정 항의에 나섰다. 

그러자 주심은 페퍼저축은행에 인정했던 1득점을 번복해 GS칼텍스로 넘겼다. 하혜진의 손에 볼이 터치아웃되며 정황상 GS칼텍스의 득점이 옳은 것으로 판명났다.  

문제는 이미 심재일 주심이 페퍼저축은행의 득점을 인정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차 감독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주심 권한으로 다시 한번 비디오 판정이 이뤄졌다. 이 당시 차상현 감독은 세트당 1회씩 주어지는 비디오 판독을 모두 사용한 상황.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우측)ⓒ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판정번복에 항의하는 페퍼저축은행 조트린지 감독(왼쪽 맨 아래)ⓒ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전영아 부심은 당시 이 점에 강하게 항의하는 페퍼저축은행 조트린지 감독에게 "GS칼텍스에게 비디오 판독 권한이 없어 어쩔 수 없다, 주심의 권한이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트린지 감독은 이후로도 전영아 부심에게 "(상대 감독이) 비디오 판독이 없는데 어째서 (판독이) 이루어졌느냐"며 계속 강하게 항의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로컬룰상 주심이 판정 이후 재판독하여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규칙은 따로 없다. 주심 요청에 대한 비디오판독제도 로컬룰은 시그널 및 판정요청 가능상황, 가능 횟수(무제한)에 대해서만 규정되어 있을 뿐 판정 종료 후 추가 판독 요청에 대한 규정은 쓰여있지 않다. 

심판끼리의 판정 편의를 위해 자체 합의된 상황이라 설명해도 자칫하면 번복에 대한 책임 회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아쉬운 상황이다. 어느 한 팀에 비디오 판정 횟수가 없다 한들 "해당 팀이 비디오 판정 횟수를 모두 사용했기에 어쩔 수 없이 주심 권한으로 써줬다"는 취지로 설명해서는 곤란하다. 

또, 해당 사례에 대해 문서상으로 명확히 규정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항의 시 판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번복이 일어나는 텁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바로 직전 경기에는 반대되는 상황도 있었다.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전에서는 넷터치 판정에 김종민 감독이 두 번 강하게 어필했지만 '주심 권한으로' 재판독되는 일은 없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해설위원들은 "하지만 주심이 결정을 했는데 (판정을 내린 후에 뒤집혔다)", "트린지 감독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며 판정에 대해 둘러짚기도 했다. 



승리 확정 후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MHN스포츠 이지숙 기자페퍼저축은행 야스민ⓒ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후 경기가 재개됐다. 직전까지 페퍼저축은행이 뒤쳐지며 25점 패배가 유력해보이는 상황이었다. GS칼텍스가 24점에 먼저 닿고, 페퍼저축은행이 20점이었던 상황. 그러나 이후 박은서의 득점을 시작으로 야스민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순식간에 듀스 접전으로 끌고갔다. 

4세트는 내줬지만 5세트는 야스민이 15점 중 무려 9득점을 혼자 터뜨리며 경기를 '하드캐리'했다. 어찌보면 판정 분노로 인한 추진력(?)을 얻어 이긴 것으로도 보여지기까지 한 뒷심이었다.

지난 달 19일, 도로공사를 상대로 거둔 첫 승 이후 23일만에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둔 페퍼저축은행이다. 지명 당시부터 허리 부상 후유증으로 우려를 모은 야스민이지만 이 날 경기에서만큼은 현대건설 시절에 못지 않은 맹활약을 선보였다. 

만화같은 역전승을 일궈냈지만 뒷배경에는 아쉬운 판정 이슈가 또 한번 불거졌다. 

KOVO는 지난 9일, 잇따른 판정 논란으로 심판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다며 보도자료를 전해왔다. 지난 시즌에는 남자배구판 판정 논란으로 인해 경기위원과 심판이 출전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강화교육이 이뤄진지 불과 하루만에 다시 판정 이슈가 일어나며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았다.


한편,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5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도로공사를 상대할 예정이다.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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