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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신인 MB의 ‘1세트 붙박이’ 기용, 사령탑 이야기와 달리 승률만 낮아졌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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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배구연맹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광주=강예진기자] 아이러니하다.

조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올시즌 2년차 신인 미들블로커 염 어르헝을 꾸준히 1세트에 기용하고 있다. 194cm의 큰 신장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지난시즌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어르헝은 무릎 수술과 재활 첫 시즌을 흘러보냈고, 올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는 셈이다.

9경기 9세트에 출전 중이지만 올린 득점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한 단 6점이다. 세트당 한 점도 채 되지 않지만 조트린지 감독은 “어르헝이 뛰었을 때가 수치상 미세하게 높은 부분이 있다” 어르헝의 1세트 기용을 밀고 나가고 있다.

조트린지 감독이 이야기한 수치는 상대의 공격 효율이다. 어르헝이 뛴 세트는 그렇지 않은 세트보다 상대의 공격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조트린지 감독은 “어르헝이 전위에 있을 때 상대 공격 효율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일리는 있다. 어르헝이 큰 신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상대의 공격을 유효 블로킹으로 1차 방어한 후 반격 과정을 노리는 등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19일 IBK기업은행과 2라운드 맞대결에서 어르헝은 1세트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정아와 아포짓 야스민 베다르트와 함께 2개의 유효 블로킹을 기록했다.

막연하게 선수 한 명으로 인해 나타난 수치라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IBK기업은행은 1세트 공격 효율 28.89%를 기록했다. 어르헝이 빠진 2세트는 15.62%, 3~4세트는 25.58%, 25.81%로 더 낮았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또 어르헝은 1세트를 소화하면서 공격을 한 차례 시도했는데 범실했다. 공격 효율은 -100%. 어르헝이 나간 뒤 투입된 2세트부터는 서채원이 자리에 들어왔고, 세터 이고은은 중앙 공격을 점유율을 높였다. 서채원은 이날 블로킹 1개를 묶어 6점을 올렸다. 성공률은 71.43%였다.

사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아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에 대한 부분이다. 어르헝이 전위에 있을 때 사이드 블로킹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구력이 짧아 많은 부분을 기대할 수 없지만 미들블로커로서 요구되는 이단 연결, 공수 전환 등의 2차 동작에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네트 플레이에서의 범실은 물론 수비 후 다른 선수들과 동선이 엉키는 상황이 종종 발생해 부상 우려까지 뒤따른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의 1세트 승률은 22.22%다. 9경기를 치르면서 1세트를 선취한 건 단 두 차례다. 공격력 저하와 팀 범실 등의 다른 요인이 있지만 “어르헝의 1세트 기용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다”고 말한 조트린지 감독의 설명에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조트린지 감독은 어르헝의 몸상태가 경기에 뛸 상태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선수 선발과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자, 그에 따른 결과 또한 감독의 몫이다. 다만, 유연한 선수 기용이 필요할 때다.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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