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의 시즌 초반 기세가 매섭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뉴올리언스 스무디 킹 센터에서 열린 2023-2024 NBA 정규시즌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경기에서 121-120으로 승리했다.
최근 NBA에서 가장 뜨거운 미네소타의 저력을 맛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경기 내내 끌려다니던 미네소타는 4쿼터 매서운 집중력을 과시하더니 14점 차 열세를 뒤집고 홈 팬들에게 역전승을 안겼다. 'ESPN'에 의하면 4쿼터 8분이 남은 시점에서 미네소타의 승리 확률은 채 3%가 되지 않던 터였다.
피닉스전 완패를 씻어낸 미네소타는 다음날 열린 경기에서 덴버가 패하며 서부 컨퍼런스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긴 시간 설움 가득한 여정을 보냈던 미네소타 팬들에게는 특히나 의미가 큰 일이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미네소타의 출발은 굉장히 불안했다. 10월 31일 애틀랜타전에서는 21점 차로 앞서다가 거꾸로 13점을 뒤지며 경기를 마치는 황당한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첫 3경기 1승 2패에 그쳤고, 이번 시즌도 서부 컨퍼런스 판도를 흔들만한 팀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틀랜타전 패배 후 미네소타는 7연승을 질주하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연승 구간 대진표가 마냥 좋았던 것도 아니다. 양대 컨퍼런스 최강자로 꼽히는 덴버와 보스턴에 시즌 첫 패를 안긴 팀이 미네소타였다. 이제는 그들의 시즌 초반 상승세를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두 등극의 가장 큰 비결은 수비에 있다. 이번 시즌 미네소타의 오펜시브 레이팅은 리그 16위(113.0)로 평균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디펜시브 레이팅이 2위(106.9)에 해당한다. 평균 실점(106.8)은 최소 5위. 탄탄한 수비는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먹튀, 최악의 트레이드 사례 등의 오명을 썼던 '에펠탑' 루디 고베어가 인사이드에서 대단한 존재감을 뽐내며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가로 수비에서는 NBA 최고의 윙 디펜더 중 한 명으로 성장한 제이든 맥다니엘스와 더불어 앤써니 에드워즈의 활약이 상당하다.
특히 긴 팔을 앞세운 탁월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에이스 전담 수비를 주로 맡는 맥다니엘스는 개막 직전 팀이 그에게 1억 3,000만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안긴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디펜시브 팀 입성은 물론 올해의 수비수 경쟁에도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에서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던 칼-앤써니 타운스가 완벽하게 살아났다. 최근 6경기만 따지면 평균 26.7점 8.8리바운드 3.0어시스트 야투 59.4% 3점 성공률 48.5%로 볼륨과 효율 모두 훌륭하며, 클러치 순간에는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뉴올리언스전 역전극의 마침표도 타운스가 찍었다.
1989년부터 NBA에 뛰어든 미네소타는 리그의 대표적인 약체 구단 중 하나였다. 11번의 플레이오프 진출 중에서도 1번을 제외하면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그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주역으로 나선 적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유일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경험한 것은 '대장 늑대' 케빈 가넷이 버티던 2003-2004시즌이었다. 당시 가넷은 미네소타 구단 역사상 최초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상위권 도약을 향한 갈망이 컸던 미네소타는 고베어 트레이드에 1라운드 지명권 4장과 쏠쏠한 자원들을 내놓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시기에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미래 전망 또한 그다지 밝지 않다.
과연 시즌 초반 서부 컨퍼런스 선두 자리까지 차지한 늑대 군단이 케빈 가넷 시대 후 최고의 영광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기사제공 루키
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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