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두산 양석환.
두산 양석환.
양석환이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트레이드라는 게 그렇다. 어쩌면 야구 인생에서 내리막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양석환(32·두산 베어스)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팀에서는 자리를 잃어버린 선수가 됐지만, 또 다른 팀에서는 꼭 필요한 선수. 양석환에게 2년 전 트레이드가 성사됐던 그날은 돌이켜 보면 인생 대역전의 기점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내부 FA 양석환과 계속해서 함께한다. 두산은 전날(11월 30일) "내야수 양석환(32)과 4+2년 최대 78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첫 4년 계약의 총액은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이라면서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원의 뮤추얼 옵션을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4년 동안 59억원의 보장 금액 및 6억원의 인센티브와 함께, 2027시즌 종료 후 양측이 합의할 경우에 한해 2년 추가 연장 계약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이다.
백운초-신일중-신일고-동국대를 졸업한 양석환은 대졸 신인으로 프로 데뷔가 늦은 편이었다. 2014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계약금은 9000만원. 입단 첫해인 2014시즌 양석환은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다. 46경기에서 타율 0.240(125타수 30안타) 9홈런 20타점 장타율 0.488을 마크하며 '잠실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석환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15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였다. 원래 양석환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동국대 전성기를 이끈 4번 타자로서 타격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6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MVP까지 차지한 보석이었다. 신일고 시절보다 동국대 입학 후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터트린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다이어트까지 하면서 공격과 수비 실력을 갖춘 기대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그 시절 LG의 계속된 커다란 과제였던 3루수 공백을 메워줄 카드로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LG 사령탑이었던 양상문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경험치를 쌓기 시작했다. 결국 2015시즌 자신의 첫 1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25경기에 출장, 타율 0.260(358타수 93안타) 8홈런 48타점 36득점 18볼넷 75삼진 장타율 0.394 출루율 0.293의 성적을 거뒀다.
LG 시절 양석환의 모습.
LG 트윈스 시절 양석환의 타격 모습.
2016시즌에도 양석환은 1군 무대를 꾸준하게 밟았다. 비록 정성훈과 루이스 히메네스가 양쪽 핫코너에 버티고 있었지만, 양석환은 후반기부터 다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대타로 끝내기 내야 안타를 치며 데일리 MVP에 등극, 많은 LG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6시즌 성적은 80경기 출장해 타율 0.276(203타수 56안타) 6홈런 37타점 24득점 장타율 0.424 출루율 0.297.
그리고 양석환은 LG의 주전 내야수로 도약했다. 주로 3루 포지션을 책임지면서 1루수까지 소화했다. 2017시즌 성적은 타율 0.263(445타수 117안타) 14홈런 83타점 62득점 38볼넷 93삼진 장타율 0.431 출루율 0.326. 이어 2018시즌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커리어 하이인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483타수 127안타) 22홈런 82타점 53득점 장타율 0.455 출루율 0.303의 성적을 올리며 장타력을 재차 증명했다.
이후 상무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한 양석환은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13개의 홈런을 치며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그런데 상무 전역 후 LG에서 그의 입지에 서서히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LG는 이미 2019시즌을 앞두고 고질적인 3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주전 3루수로 활약하던 김민성을 품에 안았다. 당시 김민성이 키움과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LG 트윈스와 현금 트레이드(5억원)를 하는 방식이었다. 2012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7시즌 연속 2할 8푼 이상의 타율과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김민성의 영입으로 LG는 3루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상태였다. 결국 양석환은 그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고, 서서히 잊혀져 가는 선수가 되는 듯했다. 2020시즌 성적은 40경기 출장해 타율 0.246(118타수 29안타) 3홈런 13타점.
두산 양석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양석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런 양석환에게 커다란 변곡점이 된 건 바로 2021시즌을 앞둔 2021년 3월 25일이었다. 당시 시범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양석환을 찾은 건 바로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이 LG로 함덕주와 투수 채지선을 보내는 대신,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받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당시 두산은 김재환이 버티고 있긴 했지만, 장타력 있는 또 다른 거포에 갈증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성사된 두산과 LG의 트레이드에서 두산은 오재일을 삼성으로 떠나보내고 약점으로 꼽혔던 1루 자리를 보강했다.
이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양석환은 두산 입단 후,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당장 백업이 아닌 주전으로 다시 도약했다. 2021시즌 133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73(488타수 133안타)의 성적과 함께 홈런도 커리어 하이인 28개나 때려냈다. 96타점과 0.490의 장타율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었다. 2022시즌 타율 0.244(405타수 99안타) 20홈런 51타점 장타율 0.432를 마크한 양석환은 2023시즌 140경기에서 커리어 하이 타율 0.281(524타수 147안타)을 찍었다. 홈런도 21개를 치며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했다. 89타점은 리그 전체 5위. 장타율은 0.454였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3년간 성적은 380경기에서 타율 0.267, 69홈런, 23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8. KBO 리그 통산 성적은 897경기 출장해 타율 0.281, 122홈런, 499타점이었다. 두산에서 뛰는 단 3년간 자신이 기록한 총 122개의 홈런 중 절반이 넘는 69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그가 두산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 결국 이 최근 3시즌 성적은 이번 FA 잭팟 기적의 밑거름이 됐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양석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선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서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더그아웃 리더로서 해야 할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양석환은 LG 트윈스가 아닌, 완벽한 두산맨으로 팀 내 베테랑 역할까지 해낼 전망이다. 양석환은 구단을 통해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에 합류하면서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FA 자격을 행사했을 때부터 팀에 남고 싶었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면서 "FA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중심타자로서, 좋은 선배로서 두산베어스만의 문화를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제 양석환은 두산 베어스에서 우승을 향해 두산 팬들과 다시 호흡한다.
두산 양석환.
두산 양석환(왼쪽)과 이승엽 두산 감독.
김태룡(왼쪽) 두산 단장과 양석환이 FA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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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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