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3일 삼성생명전 3점슛 2방 포함 13득점 활약, 하나원큐 21점 차 대승
하나원큐가 안방에서 삼성생명을 완파하며 홈팬들에게 첫 승리를 안겼다.
김도완 감독이 이끄는 하나원큐는 3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홈경기에서 65-44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2021-2022 시즌 3승까지 17경기, 지난 시즌 3승까지 무려 23경기가 필요했던 하나원큐는 이번 시즌 개막 9경기 만에 시즌 3승째를 기록하며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BNK 썸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3승6패).
하나원큐는 양인영이 16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며 배혜윤이 결장한 삼성생명의 골밑을 지배했고 정예림이 10득점 6리바운드, 김정은이 8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김애나가 7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나원큐가 지난 시즌에 비해 빠른 속도로 승리를 챙길 수 있는 비결은 김정은의 합류가 결정적이다. 그리고 '김정은 효과'를 가장 가까이서 누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하나원큐의 외로운 에이스였던 신지현이다.
두 시즌 연속 BEST5에 빛나는 정상급 가드
▲ 신지현은 강이슬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최하위로 추락한 하나원큐를 묵묵히 지켰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지난 2012-2013 시즌 35득점을 합작한 나키아 샌포드와 김정은을 거느리고도 14승 21패로 6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렀던 KEB하나외환(현 하나원큐)은 이어진 2013-2014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뽑았다. 그리고 하나외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선일여고 3학년 시절 당시 고교 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에 해당하는 61득점을 올렸던 유망주 가드 신지현을 지명했다.
루키 시즌 평균 10분도 출전하지 못한 신지현은 2년 차 시즌이었던 2014-2015 시즌 하나외환의 주전가드로 활약하며 5득점 1.9리바운드 2.7어시스트 1.2스틸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신지현은 3년 차 시즌을 앞둔 2015년 9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 이후 발목수술까지 받으면서 두 시즌 연속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여자농구 전체가 주목하던 유망주는 그렇게 농구팬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 했다.
하지만 2017-2018 시즌 코트로 돌아온 신지현은 2018-2019 시즌부터 슈터 강이슬(KB 스타즈)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준수한 경기리딩 능력과 안정된 슛터치, 그리고 빠른 스피드와 풋워크를 이용한 돌파력을 겸비한 신지현은 WKBL을 대표하는 가드자원으로 순조롭게 성장했다. 특히 전 경기에 출전해 12.8득점 3.2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한 2020-2021 시즌에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BEST5에 선정됐다.
하지만 신지현의 빠르고 순조로운 성장과는 별개로 신지현의 소속팀 하나원큐는 좀처럼 성적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신지현과 함께 하나원큐를 지탱하던 강이슬은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어 KB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KB에서 박지수라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강이슬은 2021-2022 시즌 곧바로 프로 데뷔 첫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고 신지현은 졸지에 약체 하나원큐의 외로운 에이스가 됐다.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며 처음으로 올림픽을 경험한 신지현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첫 시즌이었던 2021-2022 시즌에도 또 한 번 가파른 성장을 보여줬다.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34분 38초를 소화한 신지현은 17.8득점 3.8리바운드 5.2어시스트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한 시즌 만에 경신하며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가드부문 BEST5에 선정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WKBL 최고수준의 가드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김정은 가세 후 공수부담 크게 준 하나원큐 에이스
▲ 신지현은 수훈선수 인터뷰가 끝난 후 동료 선수들로부터 시원한 물 폭탄을 받았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강이슬이 있던 2020-2021 시즌 11승19패로 5위를 기록했던 하나원큐는 강이슬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1-2022 시즌 5승25패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신지현은 지난 시즌에도 하나원큐의 외로운 에이스로 고군분투하며 15.3득점 3.6리바운드 4.6어시스트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하나원큐는 6승24패로 성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 두 시즌 동안 60경기에서 11승49패. 그야말로 암울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었다.
강이슬 이적 후 처참한 두 시즌을 보낸 하나원큐는 지난 4월 FA시장에서 전성기 시절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을 계약기간 2년, 연봉총액 2억5000만 원의 조건에 컴백시켰다. 김정은은 신세계 쿨캣 시절 최고의 득점원으로 활약했고 우리은행에서는 2개의 챔피언 반지를 따낸 바 있다. 하지만 어느덧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된 김정은이 최약체 하나원큐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9경기에서 나타난 '김정은 효과'는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다. 하나원큐가 2021-2022 시즌 17경기, 지난 시즌 23경기 만에 달성했던 시즌 3승을 단 9경기 만에 도달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강이슬 이적 후 지난 두 시즌 동안 하나원큐를 외롭게 이끌었던 신지현은 '김정은 효과'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신지현에게 집중되던 상대 수비가 분산되는 것만으로도 체력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신지현은 3일 삼성생명전에서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1분59초를 소화했지만 슛을 시도한 횟수는 9번(2점슛 4회, 3점슛 5회)에 불과했다. 신지현이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3.76회의 슛을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 가세 후 신지현의 공격부담이 얼마나 줄었는지 알 수 있다. 공격 부담이 줄어든 대신 효율은 더욱 좋아진 신지현은 이날 75%의 2점슛 성공률(3/4)과 40%의 3점슛 성공률(2/5)을 기록했다.
하나원큐는 이번 시즌 3승 6패에 그치고 있지만 이번 시즌 '양강'으로 꼽히는 KB와 우리은행에게만 한 차례씩 10점 차 패배를 당했을 뿐 나머지 4경기는 모두 대등한 승부를 벌이다 아쉽게 패한 경기였다. 반면에 승리한 3경기의 평균 점수 차이는 14.67점에 달했다. 홈에서의 첫 승으로 분위기를 살린 하나원큐는 오는 6일 안방에서 지난 2일 BNK에게 시즌 첫 승을 거둔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상대로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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