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삼산, 권수연 기자) 나흘 전 혈전을 벌인 팀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게 무너졌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9연승 축포를 터뜨리며 선두를 단단히 수성했다.
지난 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6, 25-22, 25-17)로 꺾었다.
앞서 지난 1일, 퐁당퐁당 세트를 주고받으며 승리를 아슬아슬하게 점쳤던 두 팀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흥국생명의 서브가 비교적 잘 들어갔고, 페퍼저축은행이 중요한 상황에서 리시브 불안정과 함께 범실로 무너지며 참패를 면치 못했다.
옐레나+김연경으로 묶이는 흥국생명의 쌍포는 이 날도 두 자릿대 득점으로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옐레나가 19득점(공격성공률 39.13%), 김연경이 17득점(공격성공률 51.85%)을 기록했다.
기자회견실 단골로 다시 한번 취재진 앞에 선 김연경은 "2라운드 때는 준비했던 것이 잘 안됐기에 그런걸 복습하고, 또 상대 분석을 많이 하고 들어왔다"며 "블로킹이나 수비도 그렇고 우리가 서브 공략을 잘했다. 여러모로 저번 경기보다는 상대를 잘 알고 준비를 했다"며 경기를 복기했다.
매 경기 꾸준히 두 자릿대 득점을 올려주는 김연경은 이 날 2세트를 마친 뒤 2라운드 MVP 수상자로 나서며 팬들의 환호 한 가운데 서기도 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2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KOVO
그는 지난 1일, 기자단 투표 31표 중 11표를 받아 개인 통산 7번째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김연경은 2라운드 동안 135득점을 올리며 득점 8위(국내 선수 중 1위), 공격 성공률 41.03%로 공격 종합 7위(국내 선수 중 1위)와 세트당 평균 0.2개로 서브 6위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그는 "사실 개인 기록은 1라운드 때가 더 좋았다"면서도 "그렇지만 팀이 전승을 했기 때문에 내가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고 한 턱 쏴야할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김연경의 공격 특기는 대각으로 깊게 밀어넣는 스파이크다. 구질이 까다롭기에 그냥 치는 것처럼 보여도 어지간하면 상대 손에 맞고 코트 밖으로 튕겨나간다. 하지만 그는 이 날 허를 찌르는 페인트 공격으로도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연타성 공격에 대해 묻자 김연경은 "제가 한 팀 경기 준비를 할 때 상대에 대해 분석하면, 공격 스타일을 분석할 때도 있고 리시브와 수비 면에서도 다 분석한다. 팀마다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데, 또 팬들이 많이 견제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있다"며 "오늘은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페인트 수비보다 리딩 블로킹에 신경 쓴 느낌이라 그걸 파악하고 들어가서 시도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김연경(좌)-김수지ⓒ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주제는 '베프' 김수지로 넘어갔다. 김연경은 김수지에 대해 "처음 부상이 있어 복귀를 늦게 했고, 팀 적응이 어려웠지만 올 시즌이 길게 남았다"며 "중요한 순간에 자기 역할을 잘 해서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다. 같은 미들블로커 포지션에서 (후배들에게) 이야기 해줄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하고, 또 높이 부분에서 보강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2005년에 데뷔한 김연경은 어느덧 프로 18년 차를 맞이했다. 튀르키예, 중국, 일본 리그 등을 돌며 20-21시즌을 반짝 거쳤다가 22-23시즌에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완벽하게 다시 돌아오는데는 14년 가량이 걸렸다. 국내에서는 쭉 흥국생명의 유니폼만을 입어왔다.
이에 경기 후 팬들은 김연경에게 프로 데뷔 만 18년 달성에 대해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지은 그는 "너무 부끄럽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왕 20년을 채울 생각은 없느냐'는 제안에 그는 멋쩍게 웃기만 했다.
"축하받고 있기는 한데요, 오래했구나 싶기도 하고...20년 채우라고는 하는데 제가 또 나이가 있기도 해서. 일단 올 시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2라운드 MVP와 함께 9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오는 9일, GS칼텍스와 3라운드 두 번째 대결에 나선다.
사진= 한국배구연맹(KOVO), MHN스포츠 DB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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