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근 프랑스 매체로부터 혹평받고 있는 이강인.
[사진] 이강인을 극찬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
[OSEN=고성환 기자] "이강인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
루이스 엔리케(53)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애제자 이강인(22)을 향한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프랑스 'RMC 스포르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의 매력에 완전히 빠졌다. 그는 이강인의 재능에 기댈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이강인의 다재다능함과 개성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최근 공격 포인트가 없는 탓인지 도 넘은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릴전까지 포함해 5경기 연속 선발 출격하고 있지만, 현지 민심은 좋지 않다.
이강인은 지난 10일 낭트전에서 송곳 프리킥으로 경기 막판 결승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당시 이강인은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로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배달했다. 에르난데스의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을 랑달 콜로 무아니가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프리킥을 제외하고도 이강인은 우측 공격수와 왼쪽 미드필더를 오가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그리고 전방의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를 향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넣으며 팀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경기 최고 평점인 7.8점을 줬다.
그럼에도 프랑스 매체는 대부분 혹평을 쏟아냈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평점 4.5점을 주면서 "우측 윙어 자리가 불편해 보였다. 중앙으로 들어가려고 많이 노력했다. 놀랍게도 동료를 찾는 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25분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에도 눈에 띄지 않았고, 크로스를 5번이나 놓쳤다"라고 지적했다.
'파리 팬스'도 이강인에게 평점 3점을 매기며 "우리가 기대했던 창의성과 공격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강인에게는 복잡했던 저녁"이라고 비판했다. '90min 프랑스' 역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었다. 우측에 자리한 이강인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술은 분명 뛰어나지만, 골대 가까이에서 종종 잘못된 선택을 내렸다. 아쉬운 일"이라며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도르트문트전이 끝난 뒤에도 쓴소리를 들었다. 90min 프랑스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모든 기회를 놓쳤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공을 전달하면서 실수를 저질렀다"라며 평점 3점을 줬다.
풋메르카토도 "이강인은 선발로 나섰다. 공격에서 빛을 발하고 기술적인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그는 부정확한 패스를 연발했다. 수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며 3점을 주는 데 그쳤다. 이강인은 '레퀴프' 기준으로도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낮은 점수인 4점을 받았다.
이젠 정당한 비판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심지어 '프랑스 블루'는 "이강인은 PSG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한다.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이 열리는) 2월까지는 안 될 것"이라고 비난을 늘어놨다.
'플래닛 PSG' 역시 "이강인은 과연 과대평가됐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축구 전문가 피에르 메네스는 "난 이강인이 늘 가볍다고 주장했다. 개성도 전진 패스 능력도 부족하다"라며 "그는 브레스트전에서 좋은 도움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 그는 PSG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이강인 흔들기'는 지난 18일 릴과 경기 후에도 계속됐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날카로운 패스로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그는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측면 수비를 흔들었고, 우스만 뎀벨레와 킬리안 음바페를 향해 위협적인 침투 패스를 뿌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상대의 거친 견제에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위험한 태클에 발목을 가격당하거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입술이 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8%(38/43),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2회, 공 소유권 회복 5회, 경합 승리 8회,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혹평은 계속됐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에게 팀 내 최하점을 줬다. 매체는 "이강인은 경기에서 벗어났다. 그는 완전히 실패했다. 긍정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고, 있더라도 찾기 매우 어려웠다. 너무 애매한 활약들뿐이었다"라며 평점 3점을 매겼다.
90min 프랑스 역시 이강인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 있었다. 그는 간헐적으로 좋은 패스와 공 소유 능력을 보여줬지만, 어리석게 공을 잃기도 했다. 무엇보다 잘못된 패스 선택도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 킬리안 음바페와 이강인.
이강인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최근 공격 포인트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엔리케 감독의 요구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 한 경기 내에서 위치를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불과 지난달 보여준 모습은 벌써 머릿속에서 다 지운 모양새다. 이강인은 지난 10월 AC 밀란 골망을 흔들며 PSG 데뷔골을 쐈고, 이어진 브레스트전에선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첫 도움까지 올렸다. 몽펠리에전에선 대포알 왼발 슈팅으로 득점하며 11월 리그 1 이달의 골까지 거머쥐었다.
엔리케 감독도 직접 입을 열어 이강인을 감싸 안았다. 그는 올해 마지막 경기인 21일 메츠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라리가를 챙겨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슈퍼스타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다. 그는 오른쪽 윙어, 왼쪽 윙어로 뛰었으며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 때로는 가짜 공격수 역할도 맡을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최고의 기술을 지녔고, 수비 능력도 뛰어나다. 팀을 위해 너무 많이 희생했다. 팀에 이렇게 여러 능력을 갖춘 어린 선수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또한 이강인은 재미있고, 착하다. 모든 걸 가진 선수"라고 찬사를 늘어놨다.
RMC 스포르트도 엔리케 감독의 의견을 거들었다. 매체는 "이강인은 PSG의 확실한 선발 카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그는 엔리케 감독에게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엔리케 감독은 그를 미드필더나 양 측면 중 한 자리에 활용하고 있다"라며 "부드러운 왼발과 빠른 판단, 추진력을 지닌 이강인은 PSG의 큰 자산이 됐다. 특히 그는 경기장 위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라고 극찬했다.
PSG 팬들도 이강인에게 빠져 있다. 매체는 "이강인은 부상과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아시안게임 때문에 시즌 초반 결장했지만, 이후로는 자기 자리를 차지했다. 비록 그는 여전히 일관성이 부족할지라도 기술과 자신감, 비전 덕분에 PSG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RMC 스포르트는 "매 경기 수십 명의 한국 팬들이 이강인을 보기 위해 파르크 데 프랭스 관중석을 찾는다. 한국의 아이돌인 그는 라커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SG 소셜 미디어.
기사제공 OSEN
고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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