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프랑스 슈퍼컵 최우수 선수(MOM)에 등재됐다.
프랑스 리그앙 사무국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슈퍼컵인 '트로페 데 샹피온'의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다. 전날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년 프랑스 슈퍼컵에서 파리 생제르맹이 툴루즈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인이 MOM에 오른 부분을 크게 알렸다.
리그앙 사무국은 "토르페 데 샹피온 MOM 목록에 새로운 국적이 추가됐다"며 태극기 옆에 NEW라고 새겼다. 프랑스 슈퍼컵은 1955년 챌린지 데 샹피옹이란 이름으로 시작했었지만 1973년에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 1995년 다시 창설됐다. 프랑스축구연맹 아래에서 다시 만들어졌고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역사에서 아시아 선수가 MOM을 차지한 건 이강인이 처음이다. 따라서 MOM을 배출한 국적에서도 그동안 아시아는 찾아볼 수 없었고, 태극기가 처음 등장하며 아시아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강인이 최고로 우뚝 섰다. 지난 4일 열린 툴루즈와 슈퍼컵에서 킥오프 3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컵의 주역이 됐다. 아시안컵 출전을 대비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아랍에미리트(UAE) 훈련 캠프 합류도 미루면서 슈퍼컵을 대비한 이강인은 당당히 선발로 출전했다.
예상됐던 바다. 이강인이 대표팀에 늦게 합류하는 과정에서 파리 생제르맹의 노력이 있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는 슈퍼컵에 앞서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을 슈퍼컵에 뛰게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대한축구협회를 설득했고 결국 이강인은 슈퍼컵까지 뛰고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아부다비로 간다"고 밝혔다. 이강인의 팀 내 입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강인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여실히 느끼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이기에 이강인은 당연하게 선발로 임했다. 그리고 시작부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 리그컵 우승팀 툴루즈를 상대로 이강인은 절묘한 문전 쇄도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우스만 뎀벨레가 오른쪽에서 연결한 크로스를 받았다. 침착하게 문전에서 마무리 슈팅까지 이어가 1-0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즌 3호 골이자 파리 생제르맹의 2024년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강인은 경기를 지배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2선에서 자유롭게 공격을 진두지휘한 이강인은 정확한 패스를 통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뿌려주는 패스 정확도가 상당했다. 이강인은 주로 브래들리 바르콜라, 비티냐 등과 좋은 호흡을 맞췄다. 전반 중반에는 비티냐가 올려준 볼을 받아 가슴 트래핑 이후 시저스킥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야슈라프 하키미와 만들어내는 연계가 괜찮았다.
이강인이 툴루즈의 반격을 중원에서부터 막은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은 전반이 끝나기 전 킬리안 음바페가 문전에서 대포알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도 이강인의 존재감이 엿보였다. 이강인이 간결하게 바르콜라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음바페까지 볼이 다달아 골로 마무리됐다.
이강인은 후반에도 그라운드를 굳게 지켰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마르코 아센시오, 랜달 콜로 무아니, 베랄두를 투입하는 과정에서도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두며 풀타임을 부여했다.
파리 생제르맹이 툴루즈를 2-0으로 꺾고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입단 6개월 만에 우승 메달과 트로피를 안아보는 영광을 누렸다. 자신이 만든 우승이다. 경기 후 공식 MOM을 수상하며 강한 존재감도 과시했다.
MOM에 오를 만큼 이강인의 지표는 훌륭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1골, 기회 창출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2회 성공, 코너킥 4회 등을 기록했다. 팀 두 번째 골을 넣은 음바페와 놀라운 선방을 이어간 돈나룸마가 8.4점이었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8.8점으로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이강인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중 가장 높았다. 경기 뒤 대회 공식 MOM(맨 오브 더 매치)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다른 통계 매체에서도 영향력을 알 수 있었다. 툴루즈를 상대로 1골, 슈팅 2개,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96%(47/49), 상대 박스 안 터치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7%(4/7)를 기록했다.
이강인에게 혹평을 가하던 프랑스 현지 매체도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꽤나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던 프랑스 매체 '겟 프렌치 풋볼 뉴스'는 "이강인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놀라운 바이시클킥으로 툴루즈에 부담을 줬다. 시즌 초반 떨어졌던 경기력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모습이다. 아시안컵을 위해 한국 대표팀 합류하는데 직전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파리 생제르맹의 만능 미드필더"라고 칭찬했다.
이강인이 한층 더 성장했다. 우승 이후 기자회견에 임한 이강인은 "우리는 프랑스 슈퍼컵을 가져오고 싶었다. 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한다. 열심히 노력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뛴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동료들에게 많은 걸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리 생제르맹에서 행복하다. 이 경기 전부터 승리를 하고 싶었다. 우승해 기쁘고 이날을 즐기고 싶다.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한다. 파리생제르맹에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며 슈퍼컵 우승에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강인이 만든 역사는 찬란하다. 프랑스에서 태극기를 펄럭였다. 2005년부터 재개된 슈퍼컵에서 그동안 MOM 리스트를 보면 다양한 국적을 확인할 수 있다. 자국 프랑스 선수가 6번을 차지한 가운데 외국 국적의 선수도 2005년 올림피크 리옹에서 뛰던 노르웨이 출신의 존 카류를 시작으로 13번 수상했다. 가장 최근에는 리오넬 메시와 앙헬 디 마리아, 마우로 이카르디를 위시한 아르헨티나가 이 상을 자주 받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메시가 MOM을 받아 위상이 올라갔다. 리스트 바로 앞에 메시를 둔 이강인 입장에서는 영광스런 개인상과 다름없다. 더구나 이강인을 두고 파리 생제르맹에서는 메시 후계자라고 판단하고 있어 기념비적인 수상 리스트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에 입성하고 메시와 비교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전설적인 윙어라 불렸던 다비드 지놀라는 최근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이강인이 인터 마이애미로 떠난 메시의 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지놀라는 이강인의 플레이에서 메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뛸 때부터 메시의 왼발과 많이 닮았었다. 왼발로 패스할 때 이강인은 메시와 몸짓, 움직임이 비슷하다"라고 극찬했다. 리그앙 사무국도 이번 시즌 첫 경기였던 로리앙전이 끝나자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에 감명을 받아 "메시가 차지했던 자리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한국인 최초로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가 된 이강인도 활약에 만족했을 것"이라며 메시 후계자로 인정한 바 있다.
이로써 이강인은 커리어 두 번째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소속이던 2018-19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경험했다. 당시에는 토너먼트 6경기를 뛰면서 발렌시아의 승승장구를 이끌었지만 정작 결승전은 뛰지 못했다. 하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이강인은 정정용호에 합류해 준우승 신화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는 당당히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으로 자리잡고 공격 포인트까지 올리면서 모든 걸 다 이룬 우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태극기를 펄럭인 이강인은 이제 가슴에 태큭마크를 달고 뛴다. 우승의 기쁨을 동료들과 채 만끽하기도 전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의 캠프지인 UAE 아부다비로 이동한다. 이강인은 도착하는대로 대표팀 훈련에 참여해 완전체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준비한다.
대표팀은 이강인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파에 겨울 휴식기를 가지던 일부 유럽파가 가세해 국내에서 실내 훈련을 시작했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해외파가 아부다비에 집결하며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했다.
이강인이 합류하는대로 대표팀은 오는 6일 이라크와 아시안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을 펼친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해 1960년 마지막 우승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위한 첫발을 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첫 우승으로 유관력을 발휘한 이강인이 이제 대표팀에서도 첫 영광을 준비한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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