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박정아(왼쪽)와 흥국생명 김연경. (C)KOVO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이 4라운드 맞대결에 나선다. 두 팀은 7일 오후 4시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페퍼저축은행은 2승 18패 승점 7점으로 최하위다. 현재 13연패 터널 속에 있다. 분명 터널 끝자락인 듯 싶고, 눈 앞에 빛이 보이는데 정체된 상태다. 오늘 밝은 빛을 만나고 싶은 페퍼저축은행이다.
원정팀 흥국생명은 16승 5패 승점 44점으로 2위다. 선두 현대건설(승점 50)과는 승패가 같다. 승점만 6점 차다. 차곡차곡 승리와 승점을 관리하면 분명 선두 탈환의 기회는 올 것이다. 오늘 경기가 중요한 흥국생명이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세 차례 맞대결은 모두 흥국생명의 승리였다. 1라운드와 3라운드는 3-0으로 마무리 된 반면 2라운드 맞대결은 파이널세트 혈투였다.
오늘은 어떨까. 최근 흐름을 보면 페퍼저축은행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IBK전은 1세트를 내주며 흔들렸고, GS전은 힘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3세트에 접전을 펼치는 듯 했지만 마지막 뒷심은 없었다.
경기 후 야스민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승부욕을 끌어올리는 발언까지 했다. 비장한 각오로 광주 홈으로 이동한 페퍼저축은행이다.
연패 속에 누적된 에너지는 분명 있다. 이걸 화산폭발처럼 분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 한 명으로는 안된다. 박정아의 동반 활약에 최근 폼이 괜찮은 박은서가 힘을 내야 한다. 중원은 하혜진과 필립스가 지키고 있는데 분발해야 한다. 필립스의 속공은 시간차 처럼 구사되는데 정확한 위치에서 토스가 이뤄져야 한다.
페퍼스의 세터 운용은 최근 이고은이 먼저 나섰다가 박사랑이 마무리하는 시스템이다. 뭔가 오락가락한 상황. 이고은인지 박사랑인지 주전 세터를 분명하게 정하고 나머지 한 명이 백업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 오지영 리베로가 지난 경기 아쉬움을 남겼다. 오늘 심기일전이 필요하다.
흥국생명은 최근 4경기 3승 1패로 흐름은 괜찮다. 지난 4일 화성에서 IBK기업은행과 혈투 속에 3-2 승리를 거뒀다. 승부의 끝을 쉽사리 알 수 없는 그런 경기였다. 5세트도 듀스였다면 정말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흥국생명의 장점은 김연경이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없었다면 순위가 어떨지 여자부 감독, 코치, 해설위원 등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는데 모두가 최하위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흥국생명에서 김연경의 비중은 상당하다.
여기에 유틸리티 플레이어 레이나가 중용되고 있다. 옐레나의 롤도 분명 있다. 단 기복 없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흥국생명의 외국인선수 교체에 대해 문의하는 독자들의 메일이 줄을 잇고 있다. 팬들의 답답함도 이해하지만 이 부분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본단자 감독의 결단과 선택이다.
구단 프런트는 감독의 선택 후 고위직과의 협의를 통해 결행할 준비는 돼 있다. 움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 아본단자 감독이 분명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단하려면 지금이 타이밍이고, 계속 쓰려면 신뢰를 주면서 팀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좋다.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시간만 끌 수는 없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최종목표는 챔피언 등극이다. 막강한 현대건설을 비롯해 까다로운 상대 GS, IBK, 정관장까지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에서 만날 예정인 후보군들을 누를 수 있는 해법을 만들려면 판단이 중요하다. 지금 시점은 4라운드 중반이다. 답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결정이 나야 팀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승 후 3연패 했다. 왜 패했는지 잘 알고 있다. 올 시즌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주전을 차지하면서 전체적으로 전력이 상승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작년 대비 전력 상승이 느껴지지 않는다. 선수 구성 골격이 비슷하고 김연경 의존도가 줄어들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부상을 이겨낸 선수들이 최근 하나둘 돌아오고 있는 건 청신호다. 분명 후반부에는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목요일인 4일 화성에서 기업은행과 혈투를 펼친 이후 금요일인 5일 오후에 광주로 내려왔다. 그리고 6일 코트적응훈련을 했고, 오늘 경기에 나선다. 체력적으로 조금 버거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초반 흐름을 잘 잡고 가는 건이 중요하다. 광주 페퍼스타디움은 지난해 12월 1일 3-2 승리 이후 5주 만에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흥국생명 뿐아니라 나머지 광주 원정길에 나서는 팀들도 올 시즌은 유독 광주가 멀게 느껴진다는 얘기를 한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원정길이다. 페퍼의 전력이 강화됐기에 힘겨운 부분도 있다.
특히 흥국생명은 상대 연패가 길어지는 상황이라 오늘 초반 집중력이 중요하다.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면 상대 분위기에 밀릴 수도 있다.
오늘 경기는 이번 시즌 광주 페퍼스타디움 최다관중이 예상된다. 좌석이 현장분 극소량만 남고 모두 팔렸다.
배구를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실예로 현장 중계와 TV 화면만 보고 하는 중계는 차원이 달라진다. 현장감은 중요하다. 선수의 실력도 현장에서 체감해야 느낄 수 있다. 특히 경기 전 몸을 푸는 걸 보면 오늘 어느 정도 활약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관중이 상단 스탠드까지 꽉 들어찬 경기는 선수들을 신나게 한다. 열기도 뜨거워진다. 체육관 온도도 실제로 상승한다. 오늘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의 올 시즌 4라운드 맞대결이다.
기사제공 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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