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윌로우 존슨이 노우모리 케이타의 세리머니로 유명했던 '유 캔 시 미(You Can't See me)'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윌로우 존슨 SNS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흥국생명이 약 두 시즌만에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의 작별을 택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올스타전 이후에는 새로운 외인 선수가 한국 팬들 앞에서 기량을 선보인다.
지난 21일, 흥국생명 관계자는 MHN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윌로우 존슨이 지난 20일 구단에 합류했으며 옐레나는 시일 내 출국을 앞뒀다"고 전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옐레나의 교체 소식이 쏟아졌다.
흥국생명에서 22-23, 23-24시즌 활약했던 옐레나ⓒ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옐레나 므라제노비치, '트윈타워'에서 방출 대상으로
옐레나는 지난 21-22시즌 트라이아웃 3순위로 정관장(당시 KGC인삼공사)에 지명, 22-23시즌부터 흥국생명과 함께 하기 시작해 V-리그 3년 차를 맞이했다.
데뷔 첫 시즌 당시 옐레나의 시즌 성적은 32경기 출전에 누적점수 672점으로 득점 전체 5위, 공격성공률 39.44%로 5위, 오픈공격 성공률 35.61%(6위), 후위공격 성공률 42.31%(4위), 퀵오픈 성공률 45.71%(5위)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에도 그리 뛰어난 스탯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무난한 활약을 선보였다. 다만 당시 정관장이 봄배구를 노리기에는 아슬아슬한 성적표였고,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리그가 중도에 끊기며 옐레나의 대전 동행은 한 시즌으로 끝났다.
그리고 옐레나는 196cm의 장신과 더불어 무난한 해결력으로 22-23시즌 흥국생명의 선택을 받았다. 당 시즌은 김연경의 뒤를 받쳐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양호한 활약을 보였다. 22-23시즌 성적은 득점 3위(821점), 공격성공률 42.79%(4위), 퀵오픈 성공률 45.31%(4위), 오픈 성공률 39.03%(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옐레나의 고질적 문제는 23-24시즌부터 빠르게 수면으로 올라왔다. 백어택 효율은 준수하지만 전위에서 급격히 볼이 죽으며 김연경의 공격력을 좀처럼 써먹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팀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로테이션을 돌리지 못하고, 네트 앞에서 득점이 나지 않아 상대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하위권 팀을 상대로도 아슬아슬한 경기를 펼치는 날이 늘어났다.
다만 이는 사실상 세터들의 토스 문제가 어우러진 합작품이었다. 네트에 걸쳐 올라오는 토스와 더불어 옐레나의 떨어지며 때리는 스파이크는 상대 세터가 블로킹을 떠도 걸리기 일쑤였다.
흥국생명 팬들이 본사에 보낸 시위 트럭, 시위 주최측 제공
여기에 더불어 시즌이 뒤로 갈수록 경기에 임하는 태도 문제가 불거졌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성적보다 태도에 폭발한 팬들이 '팀워크를 해친다'며 용병 교체 시위트럭을 흥국생명 본사로 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하루 뒤 열린 GS칼텍스전에서는 사령탑 아본단자 감독이 "경기력이 나빠도 팀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런 태도가 안 보여 아쉽다"며 엘레나의 워크에식에 직격타를 날렸다.
흥국생명 윌로우 존슨, 윌로우 존슨 SNS
레전드의 딸, 흥국생명 '구원투수' 될까
마침내 구단은 미국프로야구리그(MLB) '전설적 투수' 로 불리는 랜디 존슨의 딸인 윌로우 존슨(미국)을 대체용병으로 찍었다.
신장 190.5cm, 1998년 생인 윌로우 존슨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22-23시즌, 23-24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외인 트라이아웃에 연속으로 신청서를 내민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8년 미국배구지도자협회(AVCA) 전미 우수상 등을 받았으며 튀르키예 리그, 애슬레츠 언리미티드 프로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트라이아웃 당시에는 지명받지 못했지만 교체선수로 한국 땅을 밟는데 성공했다.
구단 관계자 및 트레이너는 윌로우의 컨디션 체크를 위해 3박 4일간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선수를 살폈다. 아본단자 감독은 구단을 통해 MHN스포츠에 "윌로우의 공격력과 블로킹에 중점을 두고 선발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윌로우 존슨(우측)이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 유튜브 Athletes Unlimited계정
윌로우 존슨(12번)이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 유튜브 Athletes Unlimited계정
사실상 시즌 중반에 급하게 선발한만큼 아주 기적적인 능력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잘하면 좋고, 기본만 해줘도 본전인 셈이다. 이미 시즌이 반환점을 돌았다. 현재 흥국생명은 공격 뿐만 아니라 토스, 리시브, 어택커버 등 매 경기 골고루 기복이 있다. 세터진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올스타브레이크가 껴있는 10일 남짓으로 매우 짧다.
윌로우가 팀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줘야 할 숙제는 옐레나가 헤매던 전위 득점이다. 윌로우 존슨은 타점이 그리 높지 않아 대개 파워나 요령으로 상대 블로킹 터치를 이용해 뚫어내는, 한 마디로 터치아웃 방식의 공격을 선보인다. 어려운 토스에서는 살짝 올려넣는 연타성 공격으로 득점을 뚫는 모습도 보였다. 상대 블로커의 빈틈과 쳐내는 코스를 잘 노려 득점을 내주는 해결능력이 매 경기 발휘될지가 관건이다.
구단에 따르면 윌로우는 비자 문제 등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는대로 코트에 나설 예정이다. 빠르게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5라운드 첫 경기인 오는 3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윌로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MHN스포츠 DB, 시위 주최 측, 윌로우 SNS 계정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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