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볼경합 중 벌어진 파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 언론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호주 축구대표팀의 한국전 승리를 자신했다. 체력적인 우위, 역대 전적의 우세 등뿐만 아니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처한 상황도 호주엔 유리한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더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1일(한국시간) ‘호주가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을 이길 수 있는 네 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믿기 힘들 만큼 인기가 없다”며 한국전 승리를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로 클린스만 감독이 처한 현재 상황을 꼽았다.
매체는 “이미 한국 축구계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황금 세대’ 선수들을 낭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퍼져 있다. 한국의 많은 팬은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후 한국에 머무른 시간이 너무 짧다는 데에도 한국 팬들은 불만을 품고 있다. 자연스레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을 어느 정도까지 신뢰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심지어 한국이 클린스만 감독 덕분에 이기는 게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이기고 있다는 시각마저 있다”고 소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이른바 재택·외유 논란과 맞물려 부임 후 줄곧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을 전술적으로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한국에서 강하게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감독의 존재는 곧 호주 대표팀엔 유리한 요소가 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가 오히려 상대인 호주 대표팀 입장에선 반가운 일인 셈이다.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뿐만 아니라 체력적인 우위도 한국전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로 꼽았다. 매체는 “호주는 한국과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8강전을 치르게 됐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들을 보면 상대를 두려워할 것이 없다”며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을 더 쉴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한국은 (16강전에서) 120분 경기를 치른 뒤 회복할 시간이 이틀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과 파리 생제르맹의 스타 이강인은 지금까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들이다. 설영우(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05)을 합치면 300분 이상 출전한 선수는 6명이나 된다. 호주는 300분 이상 출전한 선수가 4명밖에 없고, 오히려 부상 선수들이 잇따라 돌아오면서 부상 우려도 전혀 없다”고 했다.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렸던 한국과 호주의 평가전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전술적으로도 호주엔 유리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분석이다. 매체는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그동안 비효율적인 공격과 미드필더 운영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한국과의 8강전은 그간의 비판이 크게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호주가 공격에 어려움을 겪어온 건, 두텁게 수비벽을 쌓았던 팀들과 맞대결을 펼칠 때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에서도 58%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8강에서도 한국이 볼 점유율을 높인다면 호주는 월드컵에서 성공적이었던 방식, 즉 역습과 전진 압박 등 신중한 경기 운영을 치를 수 있다. 어쩌면 아놀드 감독의 호주 대표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경기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역대 전적의 우위, 특히 아시안컵에서 우위를 점했던 기억도 호주엔 자신감이 될 것으로 봤다. 매체는 “호주는 최근 2018년과 2019년 한국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이기지 못했지만(1무 1패), 두 경기 모두 친선경기였다. 오히려 결과가 중요한 실전에선 한국에 매우 강력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23년 간 (평가전이 아닌) 실전에서 한국에 패배한 건 단 한 번뿐이다. 2015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그러나 당시엔 엔지 포스테코글루(현 토트넘 감독) 감독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대적으로 로테이션을 가동한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났을 땐 호주가 2-1로 승리했다. 8강전이 열리는 당일 아침, 손흥민의 머릿속에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25위 팀으로 한국(23위)보다 2계단 낮은 팀이다. 앞선 조별리그에서는 인도와 시리아를 각각 2-0, 1-0으로 제압한 뒤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기고 B조를 1위로 통과했다. 16강에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8승 11무 9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열세다.
김명석 기자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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