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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재밌게 쳤니?" 조롱에 발끈한 오현규…"잘 알지도 못하고 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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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했던 오현규(셀틱)가 SNS상에서 축구팬과 설전을 벌였다. 축구대표팀 내분 논란과 관련해 자신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자 강경하게 대응했다. 

오현규는 지난 14일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한 축구팬의 "탁구 재밌게 쳤니?"라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남긴 사람은 이날 오전 불거진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기간 탁구 사건에 오현규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듯 보였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스타 손흥민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2월 6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라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대회 기간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내용이다.

'더 선'의 주장에 따르면 식사를 먼저 마친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떴다.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온 주장 손흥민은 이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고 다툼으로 번졌다는 게 '더 선'의 보도 내용이다. 



 



더 선'은 "탁구를 치려고 일찍 자리를 뜬 어린 선수 중에는 이강인도 있었다"며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했지만 일부 선수가 무례하게 이야기했다. 순식간에 다툼이 벌어졌고 동료들이 뜯어말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다툼이 있었던 선수는 일단 이강인으로 확인됐다. 이강인은 논란이 불거진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강인은 이와 함께 "축구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내분을 둘러싼 비판 여론의 불똥은 오현규에게까지 튀었다. 오현규가 지난 6일 대표팀 식사 자리 당시 탁구를 치러 이동했던 선수들 중 한 명이라는 건 사실 관계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강인과 2001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오현규 역시 손흥민의 지시를 어긴 선수라고 지레짐작하고 SNS에 조롱성 댓글을 남겼다. "탁구 재밌게 쳤니??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쉽 수준 셀틱에서도 주전 못먹는 수준이면 말이라도 잘 들어라"라고 오현규를 도발했다.  

오현규는 이에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막무가내로 찾아와서 욕하는 수준 참 떨어진다"며 악성 댓글을 남긴 축구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오현규는 2019년 K리그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데뷔한 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에 깜짝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최종 엔트리에는 포함이 되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의 대회 기간 훈련 파트너 역할을 했다.

카타르 월드컵 종료 후에는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셀틱으로 이적,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지난해 3월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전에 교체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부름을 받았다. 이번 2023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조별리그 3경기(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호주와의 8강전을 뛰었다. 하지만 득점, 도움 등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우승 실패의 후폭풍이 거세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전술 능력 부재를 지적받았다. 4강까지 진출했지만 게임 내용은 졸전이었고 결국 준결승에서 요르단에게 0-2로 무릎을 꿇는 참사를 겪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를 호령하는 초호화 멤버들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꾸리고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시안컵 종료 후에는 선수단 관리 역시 엉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의 다툼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과론이지만 팀 케미스트리가 깨질 수밖에 없었고 요르단전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선수들의 호흡은 전혀 맞지 않았고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강인과 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컵 도중 '탁구 사건'이 불거지며 두 선수의 감정도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의 거의 유일한 장점으로 여겨졌던 선수단 관리와 팀 분위기 조성도 낙제점이었다는 게 새롭게 밝혀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독일의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우승을 이끈 레전드 공격수 출신이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감독으로서는 독일 월드컵에서 조국을 4강에 올려놓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미국을 16강으로 견인한 이후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한국 대표팀 부임 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BSC에서 2019-2020 시즌 진행 중 SNS로 사임을 발표해 논란을 빚어 3년 동안 지도자 커리어가 끊긴 상태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능력 부재를 친화력, 선수 시절 명성을 앞세운 선수단 장악으로 메워오고 있다는 일부 호평도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허상이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손흥민은 요르단전 패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나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시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강인과 갈등, 이강인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발언이었다.   

다만 대표팀 내 갈등이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연령별로 무리 지어 다니며 훈련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왔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와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준결승전 패배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지만, 이 역시 축구의 일부다. 정말 아픈 경험을 했고, 축구로 극복할 것"이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 A매치 기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만신창이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은 완전히 실종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후 반성 없는 무책임한 인터뷰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불과 이틀 뒤에는 언론에 알리지 않고 거주지 미국으로 출국해 공분을 샀다.



 



추구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첫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싱가포르(5-0), 중국(3-0)과의 2연전에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선두(승점 6점)에 올랐다.

다만 오는 3월 21일 태국과 홈경기, 26일 원정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최종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당장 클린스만 감독이 3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지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은 3월 이후 오는 6월 싱가포르와의 원정경기, 중국과의 홈경기를 통해 마무리된다. 오는 9월부터 최종예선에 돌입해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예선에선 2차 예선을 통과한 18개국이 6개국씩 3개조로 나뉘어 격돌한다. 각 조 1, 2위를 차지해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3, 4위를 기록할 경우 다른 조 3, 4위 팀들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남은 2.33장의 티켓을 따내야 한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오현규 인스타그램 계정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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