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아무리 연습경기라지만 몸에 맞는 볼을 7개나 허용하다니. 이것이 삼성의 현실인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오키나와 나고 타픽 스타디움에서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참담한 수준이었다. 삼성은 니혼햄에 3-18로 대패하면서 연습경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물론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결과에 의미를 둘 이유는 없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나빴다. 상대팀 감독도 깜짝 놀랐을 정도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2루수)-김성윤(중견수)-김현준(우익수)-데이비드 맥키넌(지명타자)-김영웅(유격수)-전병우(3루수)-윤정빈(좌익수)-공민규(1루수)-이병헌(포수)으로 이어지는 1~9번 타순과 선발투수로 우완투수 황동재를 내세웠다.
양팀은 마운드의 높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은 선발투수로 나온 황동재가 1회말에 등판하자마자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황동재는 1회에만 몸에 맞는 볼 3개를 허용하면서 난조를 보였고 결국 1이닝 1피안타 4사사구 2실점을 남긴채 마운드를 떠나고 말았다.
2020년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황동재는 지난 2022년 선발투수진에 혜성처럼 등장했으나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16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06에 그쳤고 지난 해에는 7경기에 등판해 5패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올해 5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동재는 지난 11일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왔으나 1이닝 2피안타 4사사구 5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황동재에 이어 등판한 좌완투수 최채흥은 2이닝 동안 사사구는 허용하지 않았지만 6피안타 4실점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최채흥 역시 2018년 1차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2020년에는 26경기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으나 지난 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15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에 그치는 아쉬움도 맛봤다. 최채흥 역시 5선발 후보 중 1명이지만 아직까지 눈도장을 받을 정도의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 데니 레이예스, 원태인, 백정현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확정적이다. 비록 KBO 리그에서 통산 54승을 거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마운드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100만 달러를 꽉 채워 데려온 코너가 에이스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코너는 지난 해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27경기에 등판해 87⅓이닝을 던져 1승 7패 평균자책점 7.52를 기록한 선수. 말그대로 현역 메이저리거를 영입한 것이다. 총액 80만 달러에 영입한 레이예스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삼성은 레이예스가 올해부터 KBO 리그에 도입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이점이 있고 왼손타자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점을 주목했다.
원태인은 더이상 말이 필요 없는 '푸른 피의 에이스'로 지난 해에는 26경기에서 150이닝을 던져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를 남겼다.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많이 따르지 않았다. 좌완 베테랑 백정현도 든든히 선발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선수다. 지난 2022년에는 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에 머물렀지만 지난 해에는 7승 5패 평균자책점 3.67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자리는 하나다. 5선발만 찾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최채흥에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난조를 보인 것은 마찬가지. 박권후는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 홍원표는 2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실점, 김서준은 1이닝 2피안타 6사사구 7실점(5자책)에 그치며 삼성 벤치의 표정을 어둡게 했다. 그나마 이재익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가장 나은 투구를 보였다.
이 경기에서 삼성 투수들이 남긴 것은 사구 7개 포함 사사구 15개라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연습경기임에도 정면승부를 펼치는 투수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던 것은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이 "진짜 무서웠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신조 감독은 일본에서도 '괴짜'로 통하는 인물. 이날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은 "진짜 무서웠다. (선수들이) 골절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했다. 나라면 타석의 가장 바깥쪽으로 피했을 것"이라는 신조 감독의 코멘트를 전하기도 했다. 연습경기인데도 감독이 부상을 걱정할 정도였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닛칸스포츠'는 이날 양팀의 연습경기 소식을 전하면서 "니혼햄이 대승을 거뒀다. 삼성 투수진이 사사구만 15개를 허용하면서 대난조를 보였지만 타선은 스트라이크존에 온 공을 정확히 때려 15안타로 18득점을 뽑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삼성 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심각했다는 의미다. 아무리 연습경기라도 1경기에 사구만 7개, 사사구가 15개가 발생하는 것은 흔치 않다.
삼성은 지난 해 61승 82패 1무(승률 .427)로 정규시즌 8위에 그치며 또 한번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삼성이 올해 반등하기 위한 가장 큰 과제는 역시 마운드를 재건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서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4년 총액 58억원, 베테랑 불펜 요원 임창민과 2년 총액 8억원에 계약하는 한편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승환도 2년 총액 22억원에 붙잡으면서 불펜 재건에 힘썼다. 이들이 기록한 통산 세이브 개수만 691개에 달한다. 나름 불펜 보강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직 5선발을 찾지 못해 투수진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제 삼성은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만 3명이나 있으니 선발투수진만 완성하면 지난 해보다 훨씬 안정적인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과연 삼성의 연습경기 4연패는 성장의 자양분이 될까. 이럴 때일수록 과감하게 정면승부도 해봐야 하는데 제구 난조에 시달리는 투수들이 많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은 앞으로도 일본프로야구 구단들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오는 18일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하는 삼성은 20일 지난 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23일 니혼햄과 다시 한번 맞붙는다. 이후에는 국내 구단들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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