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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강인 다툼이 아시안컵 망쳤다" 클린스만 '오른팔' 충격 발언... 태업+무능 나몰라라→선수 탓만

드루와 0

[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KFA)

 

 

감독과 수석코치는 연이어 대회 탈락 원인을 선수에게 돌렸다. 본인들의 잘못은 없는 듯하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6)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는 최근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을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경기 전날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망)의 다툼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톱 플레이어들의 갈등이었다"라며 "감정적이었던 두 선수의 몸싸움은 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폭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59)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의 오른팔로 통하는 헤어초크다. 클린스만도 한국의 탈락을 선수 탓으로 돌린 데 이어 수석코치까지 충격적인 인터뷰를 남기며 책임을 회피했다. 헤어초크는 "선수 간 다툼은 훈련장에서 본 적 있다"라며 "하지만 식당에서는 처음이었다. 수 개월간 쌓아 올린 게 몇 분 만에 박살났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결이 같다. 클린스만은 대표팀을 떠나기 직전까지 남 탓하느라 바빴다. 황보관(59) 기술위원장의 지난 15일 브리핑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클린스만도 선수단 내 불화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두 선수의 갈등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라며 "대한축구협회(KFA)는 해당 사항에 대해 자세히 파악 중이다.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만 클린스만은 그것(선수단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도 했다. 전술 문제는 인정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헤어초크와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KFA)

클린스만(가운데)과 헤어초크(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KFA)

 

 

이미 영국 '더 선'을 통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 논란'은 빠르게 퍼졌다. KFA 관계자는 "영국 보도는 사실이다. 이강인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은 탁구 게임을 위해 저녁을 일찍 먹었다. 선수들을 제지하던 손흥민과 다툼이 있었다. 이를 말리던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했다. 손가락이 탈구된 손흥민은 지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도 보호대를 차고 나왔다.

사실상 제 얼굴에 침 뱉기다. 선수단 관리도 엄연히 감독과 코치진 역할이다. '원 팀'을 강조했던 클린스만은 라커룸 장악마저 실패했다. '무전술' 지도자로는 잘 알려진 지 오래다. 과거 뛰어난 축구 지능과 전술 수행 능력으로 전설 반열에 올랐던 필립 람(41)은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시절 전술 지시는 없었다. 체력 훈련만 이어졌을 뿐"이라고 폭로했다. 스포츠 전문지 '디 애슬레틱'과 'ESPN' 등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은 한국 대표팀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재임 기간 내내 외유 논란에 휩싸였던 두 사람이다. 헤어초크는 자국 매체인 '스카이스포츠 오스트리아'에서 해설 활동을 하느라 바빴다. 계약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헤어초크는 외국에 상주하며 유럽에 남아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유였다.

대표팀 사령탑과 오른팔 모두 국내파 선수들은 철저히 외면하는 듯했다. 심지어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부임 기자회견에서 '국내 상주'를 다짐했다. 약속은 보기 좋게 저버렸다. 클린스만도 해외파 점검을 핑계를 대며 해외로 나돌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패널로도 종종 등장했다. 해리 케인(31)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하자 여유롭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클린스만(오른쪽에서 세 번째)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당시. 클린스만 왼쪽에는 헤어초크.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도 클린스만의 감독직 태도를 지적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클린스만은 국내 체류 기간이 적었다. 국민을 무시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위원들의 의견도 있었다.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이번에는 근무 태도 논란이 터진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클린스만은 부임 첫 6개월 동안 한국에서 단 67일 만 머물렀다.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럽 각지로 돌아다니기 바빴다.

와중에 결과물까지 좋지 않았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상대에 유효 슈팅 단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다. 요르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의 장단점을 파악한 게 주효했다"라고 전했다. 클린스만은 유럽 리거들과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한국 지휘봉을 잡고도 역대급 졸전을 펼쳤다.

 



화상 회의에 참석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한 마이클 뮐러 및 위원들. /사진제공=뉴스1

 

 

심지어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대회가 끝나고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한국 팬들의 분통을 터트렸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클린스만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몇 명의 팬은 엿을 던지기도 했다.

취재진이 한국 내 불타는 여론을 전하자 클린스만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에서 엄청난 경기를 펼쳤다. 그때는 결과에 환호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사임설을 묻자 "좋은 질문이다"라고 되묻기도 했다.

클린스만의 여유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KFA의 최종 결정은 감독 경질이었다. 클린스만 선임을 주도했던 정몽규(63) KFA 회장은 16일 성명문을 들고나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팬들과 미디어 등에게 실망시켜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라며 "KFA는 종합적으로 논의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쟁력과 경기 운영, 근무 태도, 선수 관리 등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클린스만은 불명예 퇴장했다. 최초 계약 기간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었다. 클린스만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며 또 오명을 썼다. 이미 잘 알려진 실패 전문가에 외신도 크게 놀라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영국 'BBC'와 '가디언', 스포츠 매체 'ESPN' 등은 클린스만 경질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클린스만은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베를린, 미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씁쓸한 뒷맛만을 남겼다.

 



15일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에 화상으로 참가한 클린스만 감독(가운데). /사진제공=뉴스1

 

 

게다가 클린스만은 한국 감독직 경질이 확정되자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아냥대는 작별 인사까지 남겼다. KFA 관계자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정몽규 회장 발표 전날 이미 문자를 통해 경질을 통보받았다. 발표 약 1시간 전 클린스만은 SNS에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1년, 13경기 동안 패배 없이 놀라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23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파이팅하길 바란다"라고 게시글을 남겼다.

아시안컵 이후 휴식을 자신했던 클린스만은 다시 한국 땅을 밟기 어려울 듯하다. 이미 클린스만은 해외로 떴다. 전력강화위 소집 당시 화상 회의로 참석한 이유다.

한국은 당장 급한 불도 꺼야 한다. 한국은 오는 3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약 1년 전 출항한 클린스만호의 결과는 대실패다. 비록 파울루 벤투(55·현 아랍에미리트) 감독 재임 시절인 2019 아시안컵(8강)보다 표면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는 하나, 결과나 내용적으로는 최악이었다. 벤투 감독은 단 4개월 만에 첫 메이저 대회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약 1년간 팀을 다듬을 만했다.

 



작별 인사를 남긴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위르겐 클린스만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지난해 10월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정몽규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금껏 클린스만호의 성적은 8승 6무 3패다. 클린스만호는 출항 후 5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3무 2패). 벤투호 색채가 남아있었던 지난해 3월 친선경기 2연전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데뷔전에서 벤투호 시절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었다.

부임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과 아시아 축구를 공부하겠다. 여러 국가대표팀과 클럽에서 경험을 쌓았다"라고 공언했다. 초기에는 약속을 지키는 듯했다. K리그1 FC서울의 홈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오래가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리거들을 보거나 유럽축구연맹(UEFA) 행사 현장, 해외 매체 패널로 모습을 드러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색을 입힌 6월 평가전부터 졸전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FIFA 랭킹상으로도 몇 수 아래인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페루와 6월 첫 친선경기에서는 0-1로 졌다. 몇 달간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고도 한국 선수들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듯했다. 제 포지션에 맞지 않는 선수들을 기용하기도 했다. 이는 대표팀의 졸전으로 이어졌다.

영국에서 치러진 9월 평가전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클린스만호의 색깔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 시절 레전드 스트라이커로 통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 축구'를 선언했지만, 골은커녕 좀처럼 슈팅도 나오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은퇴)이 없었던 웨일스를 상대로 슈팅을 4번밖에 시도하지 못하는 등 고전했다. 오히려 웨일스가 경기를 주도했다. 로베르트 만치니(60) 감독이 갓 부임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는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클린스만호의 첫 승리였다. 승전고를 울리는 데 약 7개월이 걸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9월 평가전에서는 튀니지와 베트남을 차례로 만났다. 평가전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은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모처럼 대승을 거뒀다. 실제로 한국과 전력상으로도 몇 수 차이가 났다. 한국은 별다른 위기 상황도 없이 상대를 손쉽게 눌렀다. 11월 북중미월드컵 2차 예선 두 경기에서도 이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이어갔다.

예방주사를 덜 맞은 듯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는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이겼다고는 하나, 2차전 요르단전 2-2 무승부, 특히 3차전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3-3으로 비기며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해외 유력지 '디 애슬레틱'과 'ESPN' 등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자국 매체인 '스포르트1'도 클린스만의 전술에 의문을 표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토너먼트도 부진의 연속이었다. 클린스만호는 90분 내에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0-1로 끌려가다 후반 막바지 간신히 득점하며 패배를 면했다. 승부차기 끝에 이기며 체면치레를 했다. 호주와 경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넣고 연장전 손흥민의 프리킥 결승골로 4강 문턱까지 밟았다. 대회 내내 클린스만 감독의 플랜A가 흔들렸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성향은 짙었다.

와중에 K리그 현장 경험이 부족했던 탓인지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불안점으로 대두됐던 수비라인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박진섭(29·전북현대)은 경기 막바지 교체투입 되는 데 그쳤고, 이순민(30·대전하나시티즌)은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벤투호 핵심 레프트백 김진수(32·전북)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

기어이 일이 터졌다. 요르단과 대회 두 번째 경기인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역대급 졸전을 펼쳤다. 유효 슈팅은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외신도 '대참사'라며 한국의 패배에 적잖은 충격을 표현했다.

무능하고 게으른 감독의 말로는 경질이었다. 클린스만 선임 일선에 섰던 정몽규 회장은 경질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허나 클린스만과 그의 최측근은 여전히 한국의 아시안컵 탈락을 선수 탓으로 돌리고 있다.

 



7일 요르단과 준결승 경기 패배 후 미소 짓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 경기 후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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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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