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후임자를 찾기 위한 새로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첫 회의를 갖고 방향성을 논의한다.
대한축구협회가 21일 새로 구성된 정해성 위원장 체제에서 2024년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연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경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후 취임 소감 및 대표팀 운영 계획을 회의 내용과 함께 브리핑할 예정이다.
협회는 앞서 20일 정 대회워원장을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공석이 된 국가대표팀 감독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대표팀 감독은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후보군 압축과 최종 면접 등을 통해 선임된다.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통해 뽑힌 전력강화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정 신임 위원장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제일은행-럭키금성에서 선수 생활을 보냈다. 이후 LG 치타스, 포항제철, 전남드래곤스 코치를 지냈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축구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2001년 부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정 위원장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2003년 부천SK 감독을 맡은 뒤, 2007년 물러났고 허정무 감독과 대표팀에서 코치로 만나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궜다.
2017년엔 다시 울리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수석 코치로 선임돼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슈틸리케 감독 경질과 함께 자진 사임했다.
2017년엔 베트남 V리그1 호앙 아인 잘라이 감독감독 겸 기술 위원장을 맡았고 2019년엔 호치민 시티시티 감독을 맡으며 베트남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클린스만 감독 사퇴 압박으로 홍역을 치렀다. 특히 전력강화위원회가 1년 내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협회의 행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열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정몽규 회장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해 논의를 거쳤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회의 종료 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앞두고 (클린스만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며 경질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이러한 기구가 있는지 몰랐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전력강화위원회가 유명무실했던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아시안컵 이후 잠행 중이던 정몽규 회장도 침묵을 깰 수밖에 없었다. 16일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한 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16일 오전 임원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가운데 오후 2시 40분 공식 브리핑 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발표됐다.
임원 회의에서 다뤄진 안건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혹은 유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제74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이번 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A매치 17경기 8승 6무 3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하차하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먼저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친 부분에 대해 축구 팬들과 국민께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축구대표팀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축구협회는 아시안컵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다. 전날 전력 분석평가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거쳤고 금일 오전 축구협회 집행부와 보고를 받고 의견을 나눴다"며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 평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축구협회는 종합적인 평가 끝에 대표팀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경쟁력과 전술적 능력,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력 리더십을 못 보여줬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거취와 관련된 의결권이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수장 정몽규 회장의 결재가 무조건 필요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줄곧 우호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던 정몽규 회장은 비판 여론과 축구협회 내부의 경질 의견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축구의 동행은 1년도 되지 않아 마침표가 찍혔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팀을 넘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기쁨을 돌려줘야 한다.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며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의 경쟁력과 근무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못 미쳤다. 앞으로도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이 있어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나가기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한다"며 "새로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 차기 사령탑 인선을 진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후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 감독을 선임한다는 협회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이 역시 비판을 받기도 했다.
21일 진행되는 1차 전력강화위원회는 새로 선임된 10명의 전력강화위원들이 처음 모이는 자리이며 이 자리에서 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론된 국내파 정식 감독 선임을 빠르게 밀어붙이려는 협회 고위층의 의지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반영될지, 아니면 3월 A매치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뒤, 정식 절차를 거쳐 새로운 감독 선임을 논의하게 될지 오후 브리핑 결과가 주목된다.
◆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명단(11명)
-위원장 :정해성
-위원: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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