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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따랐던 선배가 1920억 먹튀였다니…결국 은퇴선언, 198홈런 남기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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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왼쪽)과 함께 뛰었던 에릭 호스머가 메이저리그 13년 생활을 접고 은퇴를 선언했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어썸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따랐던 빅리그 선배가 결국 '먹튀'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CBS스포츠' 등 미국 언론들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랜 기간 빅리그에서 뛰었던 1루수 에릭 호스머가 은퇴를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호스머는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의 빅리그 적응을 도왔던 '선배' 중 1명으로 김하성은 호스머가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를 떠나자 SNS를 통해 "항상 잘 챙겨줘서 고마웠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호스머는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지명을 받았다. 2010년 마이너리그 더블A와 싱글A에서 뛰면서 타율 .339 20홈런 86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한 호스머는 2011년 트리플A에서 타율 .439 3홈런 15타점 3도루를 폭발하자 메이저리그 로스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호스머는 승승장구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93 19홈런 78타점 11도루를 기록한 호스머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를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2012년 152경기에 나와 타율 .232 14홈런 60타점 16도루로 부진했으나 2013년 159경기에서 타율 .302 17홈런 79타점 11도루로 생애 첫 3할 타율을 마크하면서 캔자스시티의 주전 1루수로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다.

호스머가 131경기에 나와 타율 .270 9홈런 58타점 4도루를 남긴 2014년에는 캔자스시티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호스머와 캔자스시티에게는 2015년이 있었다. 호스머는 158경기에 나와 타율 .297 18홈런 93타점 7도루로 활약했고 캔자스시티는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뉴욕 메츠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호스머는 연장 14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캔자스시티는 5-4로 승리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 에릭 호스머가 2015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끝내기 희생타를 날리는 장면이다.
▲ 에릭 호스머가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행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월드시리즈 2차전을 7-1로 이긴데 이어 메츠의 홈 구장인 시티필드에서 열린 4~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1985년 이후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적인 순간을 맛봤다. 호스머는 월드시리즈 기간 동안 타율은 .190으로 낮았지만 타점 6개를 쓸어 담으며 우승의 순간과 함께 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과 더불어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 정상급 수비력을 보여준 호스머는 2016년 158경기에서 타율 .266 25홈런 104타점 5도루로 생애 첫 20홈런과 100타점을 돌파하는 활약으로 데뷔 첫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162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근면성실함을 보여준 호스머는 타율 .318 25홈런 94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의 순간을 맞았다.

마침내 FA 자격을 얻은 호스머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렸다. 호스머에게 접근한 팀은 바로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는 호스머에게 8년 1억 4400만 달러(약 1920억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다. 호스머가 2018년 연봉 2000만 달러, 2019년 연봉 2000만 달러, 2020년 연봉 2000만 달러, 2021년 연봉 2000만 달러, 2022년 연봉 2000만 달러, 2023년 연봉 1300만 달러, 2024년 연봉 1300만 달러, 2025년 연봉 1300만 달러를 나눠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재앙이 될 줄이야. 호스머는 샌디에이고 이적 첫 시즌인 2018년 157경기를 뛰었음에도 타율 .253 18홈런 69타점 7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는 2019년에도 반복됐다. 호스머가 2019년 160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타율 .265 22홈런 99타점으로 몸값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그나마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는 38경기에서 타율 .287 9홈런 36타점 4도루를 남기며 반등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2021년 151경기에 나오고도 타율 .269 12홈런 65타점 5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먹튀'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샌디에이고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샌디에이고는 2022년 호스머가 90경기에 나와 타율 .272 8홈런 40타점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그러나 호스머는 워싱턴으로 트레이드되자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했고 샌디에이고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거래를 통해 호스머를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 에릭 호스머(왼쪽)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 에릭 호스머는 지난 해 시카고 컵스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반등에 실패했다.
 
 



당시 샌디에이고가 워싱턴과 트레이드에 나선 이유는 '차세대 슈퍼스타' 후안 소토를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호스머 대신 또다른 거포 1루수 루크 보이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6대2 트레이드를 완성했다. 샌디에이고가 보이트를 포함해 로버스 하셀, CJ 에이브람스, 할린 수사나, 제임스 우드, 맥켄지 고어 등을 워싱턴으로 보내고 소토와 조쉬 벨을 받아들이는 조건이었다. 지금은 소토도 샌디에이고를 떠난 상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호스머는 보스턴으로 이적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14경기에 나와 타율 .244에 홈런 없이 4타점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결국 그의 2022시즌은 104경기 타율 .268 8홈런 44타점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해 재기를 꿈꾸고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호스머는 31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234 2홈런 14타점에 그치면서 명예회복에 실패했고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호스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689경기 1753안타 타율 .276 198홈런 893타점 76도루. 조금만 더 분전했다면 200홈런과 1000타점도 채울 수 있었지만 끝내 이를 채우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이날 'CBS스포츠'는 "호스머는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자신을 지명한 캔자스시티에서 7시즌을 보냈다. 당시 캔자스시티는 최고의 팜 시스템을 구축한 팀으로 손꼽혔으며 호스머를 비롯해 마이크 무스타커스, 알렉스 고든, 로렌조 케인, 살바도르 페레즈 등 코어 유망주 선수들이 즐비했다. 호스머는 2011년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톱 10 유망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라고 호스머의 캔자스시티 시절을 돌아봤다.

이어 'CBS스포츠'는 "호스머는 그에 대한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골드글러브 4회 수상과 실버슬러거 1회 수상이라는 경력을 가진 선수"라면서 "그는 유일하게 올스타로 뽑혔던 2016년 올스타전에서 MVP로 선정됐으며 2015년 월드시리즈에서 영웅적인 베이스러닝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되짚었다.

 


 

▲ 김하성(왼쪽)과 에릭 호스머
▲ 에릭 호스머의 샌디에이고 시절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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