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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행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귀 닫는 KFA.. 외부와 단절한 채 '차기 사령탑' 결론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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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며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결과 발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회의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6 

 



[OSEN=노진주 기자] 최근까지 '교류와 소통'을 강조해 온 대한축구협회(KFA)의 민낯이 드러났다. 외부와 '단절' 속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밟는다.

KFA는 22일 “오는 24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2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연다”라고 공지하면서 2차 회의부터는 미디어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오전 KFA는 1차 회의를 진행한 뒤 당일 오후 4시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취임 소감을 짧게 전한 뒤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관련해 논의된 사항을 전달했다.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그런데 KFA는 2차 회의 때부턴 브리핑을 없앤다고 통보하면서 “최종결과(차기 감독 선임 결과) 도출 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리고 그때서야 각 차수별 회의 내용 경과 보고도 함께 하겠다고 설명했다.

1차 회의 브리핑 때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2~4차례 회의가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

 



브리핑 시간을 갖지 않겠단 KFA의 통보는 ‘귀를 닫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브리핑’은 회의의 주된 내용을 간추려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교류의 시간’으로도 여겨진다. ‘거대 조직’ KFA는 이 과정을 무시하고자 한다. 고작 최대 11명(정해성 위원장+위원 10명)으로 철저히 ‘밀실 회의’를 진행한 뒤 ‘감독 선임 발표’를 하고, 그때서야 뒤늦게 회의 내용을 읊어주겠단 생각이다.

KFA가 브리핑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알면서 외면하고 있다. 

1차 회의에서 정해성 위원장은 “위원들과 논의한 결과 국내파 감독 선임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또 임시 체제보단 정식 감독 선임을 해야 한단 다수의 의견이 있었다”라고 전한 뒤 여러 피드백을 받았다. ‘성급하지 말아야 한다’, ‘3월 중순 있을 한국 vs 태국 월드컵 예선 2연전은 임시 감독 체제로 간 후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을 이끌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K리그 현직 감독을 빼오는 것은 비난을 부르는 일이다’ 등의 의견을 들었다. 뜻이 같지 않더라도 즉각적인 교류가 이루어졌다. 지난해 5월 '축구인 사면 사태'를 일으킨 뒤 정몽규 회장이 사죄하며 뱉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소통을 강화하겠다”라는 말이 처음으로 지켜진 경우이기도 했다.

 



[OSEN=최규한 기자]전력강화위원회를 앞두고 분주한 협회의 모습. 2024.02.15 

 



그러나 KFA는 차기 감독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는 2차 회의 때부터 다시 소통 창구를 닫는다. 

최종 결과를 발표한 뒤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과, 최종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 설명을 곁들이는 것은 180도 다르다. 전자의 경우 결과에 과정을 끼워 맞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후자는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뿐더러 결과를 '납득' 시키기에도 편하다. 그러나 KFA는 좋은 경로를 놔두고 굳이 퇴행길을 택했다.

더 끔찍한 건 KFA가 최종결과를 낸 뒤에야 과정을 공개하기 때문에 선임된 감독의 자격 논란이 불거져도 선임이 번복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클린스만 감독처럼 '논란의 감독'을 믿을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단 것이다.

정해성 위원장은 1차 회의 브리핑 때 "외압 없이 감독을 선임하겠다"라고 공언했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몽규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KFA가 절차를 무시하고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흑역사'를 전 국민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령탑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에 KFA가 교류 단계를 삭제하고 회의에만 집중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교류와 소통'은 정몽규 회장 필두로 KFA가 내세운 최근 '키워드'였다. 




 

기사제공 OSEN

노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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