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조 트린지 감독이 정규리그 5경기를 남기고 떠난다. 한창 연패 중일 때가 아니라 막 연패를 끊은 시점에서 조 트린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두고 배구계 안팎에서는 기이하다는 반응이다.
페퍼저축은행의 관계자는 27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후배 괴롭힘 논란’과 관련된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조 트린지 감독과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아직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있어 행정 절차가 끝나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5경기는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남은 시즌을 치른다. 이 감독대행은 2022∼2023시즌에도 김형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자 감독대행을 맡은 바 있다. 두 시즌 연속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이 수석코치는 KB손해보험 코치 시절에도 이상렬 감독의 자진 사퇴 때도 감독대행은 아니지만, 선수단을 지휘한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은 야심차게 전력 보강을 꾀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에게 보수상한선을 꽉 채워 영입했고,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개막 15연승을 이끌었던 야스민 베다르트를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2순위로 지명했다. 여기에 내부 FA였던 이한비와 오지영도 눌러앉혔다.
조 트린지 감독.
그러나 박정아의 보상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주전 세터였던 이고은을 묶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고, 도로공사가 이고은을 지명하자 다시 데려오기 위해 최가은과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의 1라운드 지명권은 추첨 결과 전체 1순위가 됐고, 신인 최대어였던 김세빈은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이상한 행보는 계속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임한 아헨 킴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인 6월 팀을 떠났고, 부랴부랴 조 트린지 감독을 영입했다. 트린지 감독으로선 자신의 색깔을 입힐 시간이 부족했던 셈이다.
시즌이 시작되자 전력 보강 효과는 크지 않았다. 처참한 경기력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연패 기록을 경신하며 신기록을 ‘23’까지 늘렸다. 여자부 제7구단으로 창단해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세 시즌 연속 최하위(7위)가 일찌감치 확정됐다.
트린지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여자대표팀의 분석관과 코치로 일하며 미국의 2014년 세계배구선수권대회 우승, 2015년 월드그랑프리 1위, 2016년 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에 공헌했다. 2021년에는 북중미카리브배구연맹(NORCECA) 여자선수권대회 감독으로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019년 캐나다 여자대표팀 코치, 2022년 캐나다 남자대표팀 코치로 뛴 이력도 있다.
이러한 화려한 스펙에도 페퍼저축은행의 최하위를 막진 못했다. 게다가 팀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다. 트린지 감독이 선수단을 확실히 장악하지도 못했다는 얘기다. 그 결말은 시즌 도중 경질이었다.
다만 하나 의문은 남는다. 경질 시점이 정규리그 잔여 일정이 5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다. 감독을 갈아치울 것이었으면 한창 연패 중일 때여야 하지 않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페퍼저축은행은 팀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진 이후인 지난 24일 도로공사를 3-2로 꺾고 연패를 탈출했다. 연패 탈출 뒤 트린지 감독은 남은 경기도 팀을 지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이 조 트린지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알린 게 연패 탈출 이후 시점이란 얘기다. 이래저래 페퍼저축은행의 올 시즌 행보는 이상하기만 하다.
기사제공 세계일보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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