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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왕 르브론, 최강의 2인자 굳히기?

드루와 0

 



NBA팬들 사이에서 끊이지않고 반복되는 논쟁 중 하나는 ‘역대 최고의 선수는 누구인가?’이다. 난제다. 현 시대라면 몰라도 역대로 놓고 볼 경우 기준점이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특성상 우승여부, 수상실적, 기록 등으로 주된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이것조차도 객관적이기가 쉽지않다.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의 리그 수준이나 상황, 함께한 동료 등은 데이터로 분석하기 쉽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GOAT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61‧198cm)과 ‘킹’ 르브론 제임스(39‧206cm)로 압축된다.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시대에서 최고로 평가받은 인물들이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조던이 위라는 의견이 훨씬 많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격차 역시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신성불가침같은 영역을 구축하고있는 조던도 엄청나지만 절대 문이 열리지 않을 것 같던 GOAT논쟁에 이름을 올리게된 르브론도 대단하다. 다수의 여론을 뒤집지는 못하더라도 ‘르브론이 1인자라고해도 이상할 것까지는 없다’ 수준까지 위상을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극찬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조던과 르브론의 강점은 각각 임팩트와 누적기록이다. 조던이라는 레전드를 제대로 소개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일단은 데뷔팀 시카고 불스에서 파이널 '6회 진출-6회 우승(2연속 3연패)'을 달성하고 모두 파이널 MVP를 받았다는 것으로 압축 설명이 가능하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아직까지 누구도 만들어내지못한 깔끔한 커리어다.

초창기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배드보이즈에 가로막혀 고생한 시절도 있었으나 거듭된 성장을 통해 숙적을 넘어섰고 이후에는 파이널 등 큰 경기에서 누구에게도 패하지않고 모두 이겨버린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존 스탁턴, 칼 말론, 패트릭 유잉, 레지 밀러 등 역대급 전설들이 무관의 제왕에 그친 배경에는 조던의 존재 또한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하킴 올라주원 정도가 그 사이에 2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공교롭게도 당시에는 조던이 1차은퇴 후 야구를 하던 시기였다. 만약 당시에 은퇴를 하지않고 리그에 남아있었더라면 올라주원과 어떤 승부를 펼쳤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팬들 또한 그러한 부분을 아쉬워하고 있다. 어쨌든 조던은 1차 은퇴 후 2시즌만에 돌아와 다시 3연패를 달성하며 ‘더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이미지를 남긴채 황소 군단을 떠났다.

시카고 불스에서 데뷔해 동료들과 함께 성장했고 이후 디트로이트를 넘어 시대의 지배자가 되기까지, 그야말로 일종의 성장 소년만화같은 행보를 걸어왔다. 스포츠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그중에서 가장 빛나는 인물을 영웅시하는 팬들의 성향에 기가막히게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준수한 외모,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플레이 등 어느 한군데 흠잡을데가 없어보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 등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도 조던 신격화(?)에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저런 일화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던도 비호감 요소가 적지않았다. 결과물이 좋아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독선적인 리더였으며 승부욕이 병적일 정도로 강했다고 알려져있다.

넘쳐나는 승부욕을 주체못해 거짓말을 통해 상대 선수를 악역으로 몰아가기도하고 도박에 빠지기도 했다. 아마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같았으면 안티팬이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도 높으며 심지어 팬들과 직접 설전을 벌였을지도 모를일이다. 선수의 치부가 덜 드러나고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쌓아가는데는 분명 예전이 나은 부분도 많았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르브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분은 누적기록이다. 각종 수상 경력도 화려하지만 누적기록은 향후 수십년간 깨지기 어려울만큼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쌓아올렸다. 너무 높아 어지간한 선수들은 근처도 가기 힘들 정도다. 르브론 기록의 정점은 최근 있었던 4만득점 돌파다.

절대 깨지지않을 것 같던 카림 압둘자바의 종전기록을 진작에 훌쩍 뛰어넘은데 이어 매경기 새로운 기록 경신이 이어지게 됐다. 놀라운 것은 르브론은 득점머신 스타일에 특화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득점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에이스이면서도 패싱게임, 골밑싸움 등에 고르게 능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다.

이를 입증하듯 'NBA 역사상 최초로 4만 득점·1만 리바운드·1만 어시스트를 모두 달성한 선수'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게 됐다. 앞으로 누적기록이 얼마나 더 쌓일지는 예상하기 쉽지않다. 어느덧 NBA 등록 선수 중 최연장자에 해당되지만 은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어보일 정도로 여전히 리그 상위권 기량을 펼쳐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누적기록만 놓고보면 조던은 물론 어느 누구도 상대가 되지않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앞서서 언급했듯이 최정상급 레전드끼리의 비교는 데이터만으로는 평가되지 않는다. 임팩트, 시대의 지배자 이미지, 파이널 우승횟수 및 승률 등도 모두 포함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프랜차이즈 유무까지 따진다.

그런 점에서 르브론은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스토리가 다소 부족하다. 매시즌 정상권에서 경쟁하며 각본없는 드라마를 써내려갔던 그가 왜 스토리가 부족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던과 비교해서 아쉽다는 뜻이다. 르브론은 8연속 파이널 진출을 비롯 10회 진출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쌓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4번 밖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언더독으로 평가받던 덕 노비츠키를 비롯 2010년대의 강자 스테판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에게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우승여부를 떠나 파이널에 10번이나 진출했다는 점은 어지간한 선수같았으면 무조건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GOAT를 논하는 르브론 입장에서는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팀원들과 차근차근 성장한 조던과 달리 옮겨갈 팀의 전력을 파악하고 바꿔가면서 슈퍼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가 크다. 이른바 낭만을 포기하면서까지 우승을 위해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보다 준우승이 많기 때문이다.

차라리 우승이라도 3~4번 더 만들어내며 최강 빌런으로 우뚝 섰더라면 아무리 조던이라도 위상이 흔들렸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팀 전력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6번이나 준우승에 그쳤다는 것은 시대의 지배로서의 이미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는 말처럼 조던을 제외하고는 당분간은 누구도 르브론의 전설을 끌어내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최강의 2인자로 거듭나고 있는 이 시대의 ‘기록왕’이 언제까지 커리어를 이어나갈지 기대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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