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구속은 무조건 오른다.”
진짜였다. 류현진(37·한화)이 온몸으로 증명했다. 시범경기인데 시속 148㎞까지 던졌다. 메이저리그(ML) 기준이면 시속 92마일이다. 한창 좋을 때 모습. 빅 리그 팀들이 땅을 칠 노릇이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안타 무사사구 3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62개.
특유의 칼날 제구가 일품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끝에 딱 걸치는 공을 잇달아 뿌렸다.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수준. 괴물은 괴물이었다.
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
더 눈길이 쏠린 부분이 있다. 구속이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시속 148㎞, 평균 시속 144㎞의 속구를 뿌렸다. 평균으로 90마일 정도 된다. 최고는 92마일이다.
심지어 아직 ‘과정’이다. 아직 시범경기 등판도 한 번 더 있다. 몸 상태가 더 올라오면 스피드도 더 나올 수 있다.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당시 최고 시속 139㎞가 나왔다. 팬들은 “너무 안 나온다”며 걱정했다.
류현진은 자신 있었다. 류현진의 개인 트레이너인 장세홍 코치는 “구속이 더 나오면 더 나왔지, 덜 나올 일은 없다. 지금 몸 상태가 그만큼 좋다. 2023년에는 급하게 돌아온 감이 있다. 단단하게 다지지 못했다. 지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서 이닝을 마친 후 내려오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
실제로 갈수록 좋아졌다.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 ‘최고’ 시속 144㎞까지 던졌다. 그리고 12일에는 ‘평균’으로 같은 숫자를 찍었다. 평균 시속 144㎞는 KBO리그 최상급이다. 아직 시범경기인데 지난해 정규시즌(시속 88.6마일-약 142.6㎞)보다 빠르다.
빅 리그 팀들이 아쉬움을 삼킬 법하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류현진은 ‘홀대’ 받았다. 30대 후반의 나이, 수술 이력 등을 걸고넘어졌다. 여러 팀이 언급됐지만, 계약 소식은 없었다. 샌디에이고가 헐값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다른 중소형 FA 선발들이 줄줄이 팀을 찾았다. 연간 1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이 쉴 새 없이 터졌다. 류현진은 빗겨나갔다. 그 사이 한화가 치고 들어왔다. 그렇게 류현진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
시간이 흘러 현지에서 ‘부상’ 이슈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스턴이 영입한 루카스 지올리토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외에 게릿 콜도 팔꿈치에 이상이 있고, 소니 그레이, 센가 고다이 등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아프다.
만약은 없지만, 류현진이 더 버텼다면 좋은 계약을 따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결과는 나왔다. 한화 소속이다. 무려 8년 계약을 맺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는 이제 미련 없다”고도 했다.
이제 아쉬운 쪽은 빅 리그 구단이다. ‘가성비 FA’로 잘 쓸 수도 있었다. 구단 스스로 붙인 물음표에 발목이 잡혔다. 류현진은 쌩쌩하게 잘 던지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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