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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사'의 몰락, 고액 팬미팅→선·후배 저격→마약 혐의까지... 9년 전 국민영웅 처참히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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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오른쪽 2번째)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5 프리미어 12 당시 오재원.

 

 

은퇴 후 연이어 구설에 오르고 있는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39)이 결국 포승줄에 묶여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뉴시스, 뉴스1에 따르면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및 대리처방 혐의를 받는 오재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재원은 전날인 21일 오후 3시 52분경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파란색 모자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그는 "마약은 언제부터 투약했나, 선수 때도 했나",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탈색, 제모를 했느냐",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것도 인정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후 1시간 정도 영장실질심사를 거친 오재원은 오후 5시 9분쯤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또 한 번 답하지 않으며 구치소로 향했다. 그리고 결국 구속영장이 나오고 말았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오재원을 체포해 조사를 했다. 경찰은 지난 10일에도 오재원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그를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에는 오재원과 여성 모두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다. 정밀 분석 결과를 기다리던 경찰은 추가 단서를 확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과 대리 처방을 의심하고 있으며 오재원은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재원은 과거에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마약류 약품을 사려다 잡혀 병원 관계자와 함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야구인의 마약 사건은 약 2년 반만에 나왔다. 앞서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애런 브룩스(34)는 2021년 8월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들여온 혐의로 퇴출됐다. 그는 한 해외 사이트를 통해 액상 대마가 든 전자 담배용 카트리지 3개와 대마젤리 30개를 주문해 같은 해 8월 광주 서구의 한 공원에서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는 브룩스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오재원의 마약 혐의는 충격적이다. 선수 시절에도 논란은 있었지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팬 서비스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대표팀에서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사랑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은퇴 후에는 연이어 구설에 오르더니 결국 법정까지 서게 된 것이다.

야탑고 시절인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오재원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07년 팀에 입단했다. 이후 2022시즌까지 16년을 두산에서만 뛰면서 통산 1571경기에 출전, 타율 0.267(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 OPS 0.712의 성적을 거뒀다. 2011년에는 46개의 도루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간혹 야구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 상대팀과 갈등을 빚는 모습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친 모습도 점점 다듬어졌다.

 



두산 시절의 오재원.

 

 

입단 후 첫 3년 동안 김동주, 고영민 등 국가대표급 내야 주전에 밀려 대주자, 내야 대수비와 플래툰 1루수 등으로 나선 오재원은 2010년 고영민의 부진을 틈타 2루수 자리에 안착, 123경기 421타석에 나와 타율 0.276, 35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규정타석(당시 기준 413타석)을 채웠다. 2014년에는 타율 0.318 5홈런 40타점 33도루 OPS 0.85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아시안 게임에 뽑혀 금메달을 차지하며 병역특례를 받았다. 2018년에는 0.313의 타율과 개인 최다인 15개의 홈런으로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5년과 2018~2021년에는 팀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도 보여줬다.

소속팀 두산도 두 차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챙겨주며 대우에 나섰다. 2015시즌 종료 후 첫 번째 FA 자격을 획득한 오재원은 두산과 4년 총액 38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 5억 5000만 원, 인센티브 4억 원) 조건에 합의하며 팀에 잔류했다. 4년 뒤인 2020년 초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오재원은 두산과 3년 최대 19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오재원(오른쪽)이 두산 시절인 2019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회 초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가을야구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데뷔 후 총 12번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오재원은 통산 93경기에 나와 타율 0.299(291타수 87안타) 4홈런 36타점 41득점 16도루 OPS 0.802로 정규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할대 타율에 그쳤던 2019년에도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500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통산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 2016, 2019년)을 차지했다.

여기에 2014 인천 아시안 게임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특히 2015 프리미어 12 대회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에서 0-3으로 뒤지던 9회 초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올렸고, 같은 이닝 다시 돌아온 타석에서는 뜬공으로 물러나고도 일본을 자극하는 배트 플립(빠던)을 하며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타 팀 팬들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오재원의 이미지가 회복된 순간이었다.



오재원이 지난 2022년 10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런 활약을 펼친 오재원은 2022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은퇴식을 앞두고 오재원은 "팬분들이 오재원이란 선수를 최선을 다한 선수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 말이 가장 표현하기 쉽고 나를 나타내기 좋은 말 같다. 그 진정성을 조금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한 "항상 잘할 수는 없고 성적으로 말하면 할 말은 없는데 은퇴를 마음먹기 전까지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당시 오재원은 만원 관중 속에 은퇴식을 치렀다.

이렇듯 박수받으며 유니폼을 벗었던 오재원이지만 은퇴 후에는 여러 구설에 올랐다. 은퇴 직후인 2022년 말에는 '고가 팬미팅'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14만 9000원부터 16만 9000원에 형성된 티켓 가격은 유명 가수들의 공연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직원의 계좌로 입금해야하는 것과 환불은 불가하다는 안내도 문제가 됐다.

그러자 오재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일반적인 팬미팅이 아닌 '기부 행사'로 기획했던 것인데 티켓 가격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스페셜 티켓 제작과 수수료 절감, 친필 좌석번호 입력 등을 고려한 안내였는데 제 생각이 충분치 않았던 것 같다"며 "환불을 원하시면 환불 해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재원. /사진=유튜브 덴 매거진 채널 영상 갈무리

 

 

이후 오재원은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다. 하지만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며 박찬호(51)에 대한 저격에 나섰다. 오재원은 "(박찬호가)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해설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찬호는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해설 당시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자 "나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는 선수"라 소개하며 "한화에서 뛰었을 때 오재원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오재원이 계속 파울을 치다가 한 차례 내야 땅볼 타구가 나왔다. 그때 오재원이 자기 발에 맞았다고 계속해서 우겼다. 사실 맞지 않았는데, 그게 결국 파울로 인정됐다. 오재원은 다음 공을 골라낸 뒤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척 마음이 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논란이 되자 박찬호는 오재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과했지만, 9년이 지나 오재원이 다시 저격에 나섰던 것이다.

 



왼쪽부터 양창섭과 오재원이 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양창섭, 오재원 SNS

 

 

해설 내용에서도 구설에 올랐다. 같은 해 6월 24일 오재원은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에서 7회 말 삼성 양창섭(25)이 SSG 최정(38)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자 "이건 대놓고 때린 것이다. 옷에 스친 게 다행이다.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창섭이 고개를 숙이자 "이건 사과를 할 필요도 없다. 이 전부터 이상했다.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최정이 모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양창섭은 자신의 SNS에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는 탈무드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시해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삼성 구단 역시 "전혀 맞힐 상황이 아니었다. 투수 운영 부분에서 이닝 별 플랜이 있는데, 이승현이 난조를 보여 양창섭이 갑자기 등판했고 몸 쪽을 요구하는 사인에 제구가 잡히지 않아 나온 결과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재원도 탈무드를 인용해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는 내용을 SNS에 올려 맞받아쳤다.

이 외에도 팀 사인 공개, 지역 야구 비하 논란 등 해설 내용에서 지적을 받았던 오재원은 결국 해설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당시 그는 SNS에 "더 이상은 SPOTV 측에 부담이 될 것 같아 직접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결정이 됐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재원은 "이제 모든 비하인드를 다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아, 저한테는 이제야 모든 것이 재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동안 부족한 야구 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글을 맺었다.

 



오재원이 경매에 내놓은 2015 프리미어 12 우승반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후 지난해 8월에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양창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을 해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프리미어12 당시 받았던 우승반지를 경매에 내놓아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만약 마약 투여 혐의가 법정에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오재원은 야구계 복귀가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지난 1991년 필로폰 상습 복용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 프로야구 선수 장명부(2005년 사망)와 성낙수는 이후 KBO 리그에서 영구제명 처분을 받고 복귀하지 못했다. 브룩스 역시 사건이 불거지자마자 KIA 구단에서 곧바로 퇴출을 결정했다.

 

기사제공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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