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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는 받는 것부터" 도수빈, 챔프전의 '핵'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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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도수빈ⓒ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시즌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무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김연경, 윌로우 등 굵직한 공격수들이 진짜 힘을 내야할 때가 왔다. 그러나 이 '힘'의 원천은 떠오르는 공에서부터 온다. 

지난 2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흥국생명이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0(25-18, 25-19, 25-19)으로 돌려세우며 챔피언결정전에 발을 디뎠다.

이 날 김연경이 21득점(공격성공률 54.55%)을 몰아치며 변함없는 해결사로 활약했다. 2차전의 부진함을 딛고 살아난 레이나는 15득점을 보태고, 윌로우가 14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함께 견인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윌로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정관장 지아가 패배한 후 어머니의 앞에서 울고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정관장이 무너진 이유는 초반 메가의 공격이 뚫리지 않아서도 있지만, 지아와 김세인의 리시브가 흔들린 이유가 컸다.

2차전에서 김세인으로 승리를 맛본 고희진 감독은 이번 경기에도 김세인을 투입했으나 두 번은 먹히지 않았다. 지아는 거의 팀 수치 절반에 해당하는 32개의 목적타를 맞아 세트당 12.6%에 그치며 무너졌다. 김세인은 8개 시도에 1개 정확을 기록했고 공격마저도 흥국생명과의 네트 앞 싸움에서 밀리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이는 2차전 흥국생명과 거울처럼 반대되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도 흥국생명은 수비의 근간인 리시브가 무너지며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리시브를 시도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당시 김연경이 리시브 세트당 16.67%(12개 시도 3개 정확)에 그쳤고 레이나가 35개 목적타를 받으며 흔들렸다. 도수빈 역시 27개의 목적타를 받아 세트당 25.93%의 기록만을 남겼다. 받는 것이 안되니 공격도 좀처럼 살아날 수 없었다. 윌로우와 레이나가 나란히 범실로 내려앉으며 김미연이 투입되는 상황이 왔다. 

3차전에서 절치부심한 흥국생명은 이 날 모두가 맹렬하게 디그에 뛰어들었다. 전위 어택커버에서 필사적으로 공을 살려댔다. 정관장도, 흥국생명도 모두 챔프전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두고 네트 앞 신경전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번씩 랠리가 길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들어 절묘하리만치 슈퍼 디그를 선보이고 있는 세터 이원정은 블로킹에서도 팀 내 최다 득점(3점)을 기록하며 승부처마다 좋은 수비를 보였다. 

이원정의 이 날 운영도 그야말로 황금 삼각형을 이뤘는데 김연경에 33%, 레이나와 윌로우에 각 29%의 볼을 분배했다.

 

 

흥국생명 도수빈이 김연경, 윌로우와 하이파이브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직전 경기에서 레이나와 함께 나란히 목적타의 희생양이 됐던 도수빈은 이번 경기에서는 더 나아진 수비를 보였다. 기록지 수치상으로는 디그 18개 시도에 15개를 받아내며 팀 내 최다 기록을 남겼다. 리시브에서는 8개 시도 4개 정확을 기록했다. 

다만 승부처마다 망설이는 판단으로 놓치는 볼도 있었고, 아웃되는 볼에 손을 뻗는 등 쉽게 갈 수 있는 경기가 한번씩 어렵게 뻗기도 했다. 

 



흥국생명 도수빈ⓒ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경기 후 기자회견실을 찾은 도수빈은 부진 극복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연경) 언니가 옆에서 긴장하지 말고 자신있게 하라고 했다"며 "정규리그 때도 그렇고 플레이오프때도 웜업존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들이 잘 도와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답했다.

현재 흥국생명의 최후 방어 전선은 사실상 도수빈 한 명 뿐이다. 박수연은 한번씩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오는 실정이며, 홍다비는 23-24시즌 갓 입단한 수련선수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무릎 컨디션 악화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기가 어렵다. 출전한다고 해도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기란 사실상 무리다.

 



흥국생명 김해란, KOVO

 



때문에 김해란은 자신을 대신해 매 경기 선발로 나서는 도수빈을 향해 격려를 잊지 않는다. 도수빈은 "(김해란) 언니랑 저랑 차이가 너무 나기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려 한다"며 "언니가 연습할 때나 경기할 때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한다. 언니는 존재만으로도 너무 고맙다. (해란 언니가) 경기 중에 미스한 것은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것에 집중하라고 하는데 그런 말은 제가 또 잘 듣는다"며 웃었다. 

리그 최고 무대에 먼저 오른 현대건설은 드높은 적이다. 수비수가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건져야 승부를 이어갈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이 전날 인터뷰를 통해 "배구는 받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흥국생명 도수빈이 디그를 위해 공에 뛰어들고있다, KOVO

 



곁에 함께 한 김연경은 "큰 공격수들이 힘을 내야한다"고 했지만, 결국 볼이 공중에 떠오르지 않으면 공격수들이 힘을 낼 기회조차 생기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국가대표 리베로인 김연견이 주전으로 나선다. 김연견은 대구일중, 대구여고를 거친 도수빈의 모교 선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도, 도수빈은 김연견을 견제할 여유가 없다. 그는 선배 김연견에 대한 질문에 "사실 정규리그에서 여섯번 붙을 때마다 (김연견) 언니를 견제하는 것보단 제가 신경쓸게 너무 많았다"며 "제가 잘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수비를 많이 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싶다"고 덧붙였다.

22-23시즌 겪었던 챔프전 역스윕 패배는 그에게도 악몽이다. 그는 "1년 전 이맘때는 (챔프전이) 끝나고 나서 '꿈꾸나? 내일 경기를 또 하나?'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꿈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간절한 심경을 전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오는 28일 오후 7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챔피언결정전은 총 5전3선승제로 열린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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