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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복귀보다 해명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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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 한국남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32)가 중국에서 10개월 동안 구금됐다가 지난달 25일 돌아왔다. 1년 가까운 감옥살이는 엄청난 공포였을 것이다. 그게 타국이라면 두려움은 몇 배가 됐을 게 분명하다. 거기에 중국 사법 당국의 무서운 수사는 타인은 상상조차 할 없는 수준으로 공포와 불안을 더했으리라 추측된다.

최근 손준호 관련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선수 복귀를 기대하는 내용들이다. 에이전트도 언론을 통해 여름 복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체중이 변함이 없고 건강 상태도 괜찮다는 발언도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손준호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중국과 얽혀있는 게 해결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손준호는 지난달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대한민국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썼다.

손준호 기사에는 장밋빛 희망과 해명되지 않은 의혹이 병존한다. 수사 또는 재판 결과가 어떠한지, 혐의는 벗었는지, 지금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없다. 다만 외국인에게도 가혹한 중국이 석방한 것을 보면 무혐의 또는 무혐의에 가깝게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일 무혐의로 결론이 내려진다면, 오랜 기간 손준호를 구속하고 선수 생활을 정전사태로 만든 중국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손준호는 몸과 마음에 안정을 찾은 뒤 복귀를 추진한다. 그 때가 임박하면 지금까지 나온 주요 의혹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해명해야 하지 않을까. 손준호가 팬들 앞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서고 싶다면,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주요 의혹들에 대해 본인 또는 변호사가 해명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만일 그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가 힘든 이유가 있다면, 최소한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에게 비공개를 전제로 아주 핵심적인 부분 정도는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팬들이 손준호를 반갑게 맞고 구단들도 주저함없이 영입을 추진하며 협회도 국가대표 선발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이렇다.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선수, 구단 고위층, 지인 등과 금품이 주고받을 개연성이 제기됐다. 만약 혐의의 일부라도 ‘유죄’에 준하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선수 복귀는 불투명해질 수 있다. 에이전트는 “일단은 안정을 취하는 게 우선이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건 법률대리인이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모든 상황은 손준호 본인만 알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최소한 복귀를 추진하기에 앞선 적당한 시점에 팬들과 관계자들이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혹을 해명하길 바란다. 한국 사회, 국내 축구계, 팬들은 몇 해, 십수년 전 발언까지도 무척 보수적이고 완고하게 대한다. 음주운전, 데이트 폭력, 개인 생활 등에 대해서도 성인군자, 수도승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기도 했다. 그게 뇌물수수, 승부조작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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