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에 이어 김도영까지 두 타자 연속 빠른 볼에 맞은 순간
등 쪽에 맞으며 통증을 호소하는 박찬호
피하려 몸을 뒤로 빼봤던 김도영까지 맞고 말았다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고의성은 없었다. 하지만 대기타석에서 빠른 볼에 맞은 박찬호를 보고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초구 빠른 볼에 맞는 순간 욱하고 말았다.
경기 후반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올라온 투수의 제구가 말을 듣지 않던 상황, 고의성은 없었다. 직전 타석 박찬호가 이미 한 차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상황에서 초구 몸쪽 빠른 볼에 맞은 김도영은 배트를 뒤로 던지며 투수를 바라봤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대0 앞서고 있던 7회 KIA 공격, 1사 2,3루 실점 위기를 막기 위해 올라온 두산 투수 최지강의 빠른 볼이 말을 듣지 않으며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7회 KIA 선두타자 서건창이 두산 이병헌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진 승부에서 한준수가 친 타구가 좌익수 김재환 앞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며 2루타로 연결됐다. 이병헌은 무사 2,3루서 최원준을 1루 땅볼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올린 뒤 교체됐다.
달아날 찬스를 잡은 KIA, 반대로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던 두산 벤치는 이병헌을 내리고 최지강을 투입했다. 두산 투수 최지강은 1사 2,3루 첫 타자 KIA 박찬호를 상대로 1B 2S 유리한 카운트서 4구째 148km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너무 깊게 들어간 투구는 타자 박찬호 등 쪽에 맞고 떨어졌다.
빠른 볼에 맞은 박찬호는 그대로 쓰러졌다
고의성이 없었던 상황에서 빠른 볼에 맞은 박찬호를 향해 모자 벗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최지강
보호대가 없는 부위에 맞은 박찬호는 타석에 그대로 쓰러졌다. 숨을 고른 뒤 다시 일어난 박찬호는 괜찮다는 제스처와 함께 1루로 향했다. 마운드 위 최지강은 모자를 벗고 박찬호와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 1루로 향하는 박찬호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 최지강. 박찬호도 손을 흔들며 몸에 맞는 볼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어진 김도영과 승부에서 최지강이 던진 초구 147km 투심 패스트볼이 또 한 번 몸쪽 깊은 곳에 들어가며 타자 몸에 맞고 말았다. 빠른 볼에 맞은 김도영은 갈비뼈 쪽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통증을 호소했다.
타석에서 벗어난 김도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쥐고 있던 배트를 아무도 없는 뒤쪽에 던지며 투수를 바라봤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김정국 구심은 타자 앞쪽에 서 있었다.
경기 후반 추가 실점은 패배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이라 투수 입장에서는 고의로 타자를 맞출 이유는 전혀 없던 상황이었지만 두 타자 연속 몸에 맞는 볼이 나오자, 김도영은 배트를 던지며 투수를 향한 불만을 표했다.
빠른 볼에 맞은 부위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통증을 참는 김도영
욱한 마음에 그만 배트를 뒤로 던지며 투수를 바라보는 김도영
반대로 타자 입장에서는 너무 깊게 들어온 빠른 볼에 화가 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직전 타석 박찬호도 빠른 볼이 몸쪽 뒤로 들어오며 맞았던 상황이라 연이은 몸에 맞는 볼에 순간적으로 화가 난 김도영은 감정을 추스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박찬호, 김도영 모두 부상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시즌 초반 중심 타자 나성범, 황대인이 부상으로 이탈한 KIA.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면 안 된다. 자칫 보호대가 없는 부위에 맞으면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빠른 볼이 말을 듣지 않자 마운드 위 최지강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KIA 타이거즈 팬들은 박찬호와 김도영이 투구에 맞은 직후 통증을 호소한 뒤 다시 1루로 걸어 나가는 모습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찬호는 7회 공격을 마친 뒤 8회 수비 때 박민과 교체됐다. 구단은 "박찬호 선수는 몸에 맞는 볼 이후 아이싱 치료 중이다. 선수 보호차원의 교체다"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9회 수비까지 정상 소화했다. 두산을 상대로 14안타를 뽑아낸 KIA는 9대3 승리를 거두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다.
8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되는 박찬호와 수비를 준비하는 김도영
9회 수비까지 정상 소화한 김도영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
위닝시리즈도 기쁘지만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 한시름 놓은 이범호 감독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박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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