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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던 기업은행, '폰푼 변수'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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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재계약 유력했던 폰푼,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신청 철회2022년 7월 한국배구연맹이 이사회를 통해 2023-2024 시즌부터 V리그에 아시아쿼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배구팬들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증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배구 강국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V리그의 문을 두드릴 확률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국 정도를 제외한 나라의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로 합류한다 해도 국내 선수들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아시아쿼터 효과'는 배구팬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활약한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는 득점 7위(736점)에 오르며 정관장을 7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끌었고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아웃사이드히터 위파위 시통(태국)도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미들블로커 M.J.필립스(필리핀)도 속공 6위(44.59%)와 블로킹 8위(세트당 0.50개)를 기록했다.

초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입단한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 역시 아시아 정상급 세터답게 수준 높은 토스워크와 공격 배분을 선보였다. 기업은행은 당연히 폰푼을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28일 큰 변수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이 재계약을 노렸던 폰푼이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하루 전인 28일에 트라이아웃 신청을 전격 철회한 것이다.

 
▲  기업은행과 재계약이 유력했던 폰푼 세터는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하루 앞둔 28일 신청을 철회했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3라운드 IBK돌풍 주도한 아시아 정상급 세터

폰푼은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페네르바흐체 시절 동료이자 월드그랑프리 세터상 2회, 아시아선수권 세터상 4회 수상에 빛나는 눗사라 톰콤의 뒤를 이어 태국의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다. 물론 폰푼은 대표팀 선배 눗사라 만큼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진 못했지만 일본과 폴란드, 루마니아 등 다양한 해외리그를 경험했고 낮고 빠른 토스와 함께 어렵게 올라온 공을 한손으로 처리하는 능력은 단연 발군이다.

그런 폰푼이 작년 V리그 아시아쿼터에 신청했을 때 세터난에 시달리던 많은 구단들은 폰푼을 최대어로 꼽으며 눈독을 들였다. 현역 시절 세계적인 세터로 명성을 날렸던 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 역시 폰푼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폰푼 영입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기업은행은 작년 4월 21일에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폰푼을 지명했다.

하지만 폰푼은 기업은행에 지명된 후 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아시아선수권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례로 출전하면서 팀 합류가 늦어졌다. V리그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뒤늦게 입국한 폰푼은 시즌 초반부터 기업은행의 주전세터로 출전했다. 하지만 폰푼은 시즌 초반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기업은행도 2라운드까지 5승 7패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2라운드까지 12경기를 통해 동료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한 폰푼은 3라운드부터 현란한 토스워크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기업은행을 이끌었고 기업은행은 3라운드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승점 14점을 따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기업은행은 4라운드에서 다시 1승5패로 부진했고 봄 배구 경쟁에서도 멀어졌다. V리그 개막 직전까지 국제대회를 소화하며 강행군을 펼친 폰푼의 체력저하가 결정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폰푼은 6라운드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시즌 마지막 5경기에 결장했고 기업은행은 17승19패로 7개 구단 중 5위를 기록하며 세 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에서 수준 높은 토스워크와 경기운영을 선보인 폰푼의 기량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김호철 감독 역시 폰푼과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폰푼의 트라이아웃 신청 철회로 기업은행은 새로운 선수를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폰푼 대안, 김하경-아시아쿼터 세터 중 고민

 
▲  김하경 세터는 기업은행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세터를 지명하지 않으면 2024-2025 시즌 주전세터로 활약할 확률이 높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기업은행은 올해 FA 시장에서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과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영입하면서 'FA 시장의 최종 승자'라고 평가 받았다. 다음 시즌 봄 배구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업은행에서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세터 대신 아웃사이드히터와 미들블로커를 보강한 이유는 세터 포지션에 폰푼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폰푼의 트라이아웃 신청 철회로 기업은행에게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

기업은행은 이번 FA시장에서 백업세터 김하경과 연봉총액 1억571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조송화 세터 이탈 이후 2021-2022 시즌과 2022-2023 시즌 기업은행의 주전세터로 활약했던 김하경 세터는 2023-2024 시즌 폰푼 세터의 영입과 함께 백업으로 밀려난 바 있다. 김하경은 벤치에 두기 아까울 정도로 좋은 기량을 가진 세터지만 아직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을 봄 배구로 이끌어 본 경험은 없다.

김호철 감독은 이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통해 폰푼을 대신할 새로운 세터를 찾으려 한다. 올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는 2023-2024 시즌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이 구슬 30개, 6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25개, 기업은행이 20개를 추첨기에 넣어 지명순서를 정한다. 기업은행은 최소한 3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가운데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따낼 수 있는 26.67%(20/75)의 확률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올해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35명의 선수들 중에서 세터 자원이 5명 뿐이라는 점이다. 중국 출신의 신통 천은 178cm의 좋은 신장을 가지고 있지만 아포짓 스파이커를 겸하고 있어 세터로서의 기량이 의문이고 일본 출신의 하나자와 카나는 신장(170cm)이 다소 아쉽다. 물론 현대건설의 김다인 세터가 172cm, 폰푼 세터 역시 173cm이기 때문에 기량만 갖추고 있다면 세터에게 신장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없다.

한편 작년 트레이드를 통해 최가은(GS칼텍스 KIXX)과 김세빈(도로공사)에 대한 지명권, 올해 한다혜 리베로에 대한 보상선수로 서채원(GS칼텍스)을 내준 페퍼저축은행은 아시아쿼터를 통해 미들블로커 보강을 노릴 확률이 높다. 도로공사는 타나차 쑥솟의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아웃사이드히터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지만 1순위 지명권을 얻는다면 선호도 1위에 오른 196cm의 미들블로커 장위(중국)를 지명하는 등 뜻밖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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